Search Results for '전체 글'

514 POSTS

  1. 2015.09.13 꿈, 사암 동굴 2015.9.13. (日) 바닷가의 느낌이다. 둥그런 사암 바위들이 즐비하다. 바위를 건너건너 밟으며 일행과 함께 바닷가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서 텔레포트로 숑숑 빠르게 나아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행이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한참을 빠르게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앞서간 사람의 종적이 사라지고. 시커멓고 커다란 바위 동굴의 입구가 보인다. 압도되는 느낌이다. 살짝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멈칫한다. 설마 이리로 지나갔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빙 둘러서 가기로 한다. 돌아가는 길에. 훨씬 더 커다랗고, 더 위압적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 다른 동굴 입구-심연-들을 보다. 그런데 둘러와서 보니, 내가 지나온 동굴들의 출구라고 생각되는 동굴을 통해서, 희희낙락 줄지어 나오는 사람..
  2. 2015.09.01 책, 이부영 - 그림자 : 분석심리학의 탐구 예전부터 내가 파온 꿈, 최근의 방어기제, (그 중에서도) 억압, 투사 등의 모든 핵심 키워드가 궁극적으로 ‘그림자’로 수렴된다는 느낌이다. (열등한 것으로 치부되어 의식에서 억압된 무의식의 내용들. 보상작용으로 꿈에 나타나고. 인식되지 않은 채로 타인에게 투사되는.) 사실 그림자 관련해서 파기 시작한 지는 좀 됐다. 진도가 지독하게 안 나가서 그렇지.ㅠㅠ 이게 두 번째로 고른 책이다. 그림자 작업이 예전처럼 단순히 책 읽고 지식 습득하는 거랑은 전혀 느낌이 다르다. ‘수련’이란 말로 표현하는 게 더 가깝지 싶다. 그림자를 본격적으로 다룸으로써, 반복되는 꿈을 해석하고, 억압을 파헤치고, 타인을 향한 부정적인 투사를 거두어들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그림자는 의식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무의식의 내..
  3. 2015.05.30 최근의 메모들 1. 지난 몇 년간 긁어모은 (다른 블로그 글들을 포함한) 텍스트 더미를 날잡아서 싸그리 정리했다. (모아둔 글들을 쭉 보니, 수집하던 당시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보여서...-_-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다) 어찌 보면 옛날 한 시절을 청산하는 느낌이다. 판단보류 상태로 대충 쌓아놓은 것들을 분리해서 폐기처분한다는 느낌이다 ...최소한 더 이상 (나와 비슷한) 타인의 불행에서 위안을 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는 단단해진 것 같아서 스스로가 기특하게 여겨진다. 한참 방황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내면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일관적인 기준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고 느낀다 굳이 외부에서 가치관이나 판단 기준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방향만..
  4. 2015.05.12 비공개 [꿈 기록 (1) - 2011.5.1.~2022.12.27.]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5. 2015.04.22 Arthur J. Clark - 방어기제를 다루는 상담기법 Arthur J. Clark - 방어기제를 다루는 상담기법.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방어기제 관련해서 두 번째로 고른 책이다. 서점에 비치가 안 돼 있어서 제목이랑 목차만 보고 걍 질렀는데 사길 잘 한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방어기제 그 자체보다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방어기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꼭 상담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본인이 내담자가 될 경우 또는 일상에서 타인의 방어기제를 대할 때 가질 태도...에도 좋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각 챕터마다 해당 방어기제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긴 하는데... 사실 그쪽으로는 살짝 미흡한 감이 있다. 예시에 대한 설명도 크게 없고, 몇몇 개념을 문장 한두개로 뭉뚱그려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서 위키백과에서 막 검색해가..
  6. 2015.04.06 이것저것 단상들 및 메모들 1. 네이버 뮤직 정기결제를 반 년 넘게 유지 중이다. 한 달에 30곡씩 찾아서 다운받는 것도 은근히 노력이 많이 든다. 네이버 최신앨범을 쭉 훑어보는 건 기본이고, 인디 쪽 음악은 ‘주목받는’ 앨범에 안뜰 때가 많기에 (ㅠ...) 향뮤직 홈페이지를 가끔 들러줘야 한다. 요즘은 감성적이거나 우울한 음악은 귀에 안 들어온다. 그동안 파묻혀 있던 야성미나 (...) 귀염발랄함을 자극하는 노래가 좋다. 그런 면에서 걸그룹 노래 나쁘지 않다.-_-* 특히 요즘은 걸그룹 전성기의 새 세대의 시작인가 싶을 정도로 못 보던 그룹들이 막 나오는 것 같다. 신인 걸그룹 clc. 무대를 안 봐서 잘은 모르겠는데 노래만 들었을 땐 느낌 괜찮다. 왠지 잘될 것 같다(잘됐으면 좋겠다...) 피에스타. 예전 앨범들은 전혀 인상에..
  7. 2015.01.24 잡메모들 1. 무한도전 토토가. 나도 그 세대 끝물인지라 (철이와 미애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 보면서 옛날 생각 나고 좋았다. 무대 그 자체가 좋았다기보다, 예전 분위기에서 오는 아련함과 더불어 몇몇 출연자들이 눈물 글썽이는 거 보면서 같이 코끝이 찡해지는 게 있더라. 사실 말이야 쉽지 거진 20년 전에 활동하던 가수들, 특히 그룹을 재집결해다가 무대를 꾸민다는 게 얼핏 현실성이 낮다고 여기기 쉬운데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든 그림을 결국 만들어낸 게, 소위 국민예능이라는 무한도전에서나 가능한 대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리 한물 갔니 예전같지 않니 해도, 어지간해서 나오기 힘든 그림이 무한도전에선 가능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무한도전은 예우받아 마땅하다.ㅠ 김현정 인터뷰 중에, “관객분들이 저희의 과거, 오늘..
  8. 2014.11.11 메모들 및 단상들 이것저것 1. 무한도전. 라디오데이 특집은 참 좋았는데 (내가 라디오를 워낙 좋아하니까) 저저번 한글(한국어?) 특집은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요즘 들어 한국어가 망가져가네..’ 어쩌네 하는, ‘요새 것들 쯧쯧..-_-+’ 과 묘하게 섞인 한국어 순혈주의를 별로 안 좋아한다 물론 표준어 중요한 거 맞고요. 맞는데 그걸 무슨 표준어만 쓰는 게 옳고 다른 언어는 다 배격하는 게 좋네 식으로 호도하는 건 곤란하다 (물론 무한도전이 대놓고 그러진 않았지만. 반응들이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보이고 내용상 충분히 예측가능한 결과였다) 방언이나 은어는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표준어는 수많은 (자연발생적이고 다양한) 방언들 사이에서 굳건한 중심을 (기준을) 잡아주는 걸로 족하다 무슨 표준어가 절..
  9. 2014.11.03 2014 영화감상 기록 신년맞이 프로젝트로, 하루하루 생기는 자투리시간을 모아서 영화 한 편씩 보기를 진행 중이다 그러고 보면 책은 어디서 주워듣고 나중에 봐야지 했던 건 거의 다 봤는데, 영화는 왠지 잘 안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나중에 보려고 적어둔 영화만 다 본다 쳐도 하루에 한 편씩 1년은 넘게 걸릴 것 같다.-_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큰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재밌었다. 본 시간이 아깝진 않다. 책을 예전에 읽어봐서 그런지 이리저리 짤리고 바뀐 부분에만 신경이 쓰인다. 베오른 거미전투씬 등등 간달프는 왜 거기서 잡히니.-_ 타우리엘-킬리 러브라인은 뭔가 개연성이 없다. 레골라스는 거기서 뭐하는 거냐.-_ 호수마을 분위기가 뭔가 이질적이다. 언뜻 보면 중국 같기도 하면서 무슨 흑사병 걸리기 전 유럽 분위..
  10. 2014.10.20 게임, Supreme Ruler Ultimate 개발사 홈페이지 - http://www.battlegoat.com/ 스팀 링크 - http://store.steampowered.com/app/314980/ 전작들인 2010, 2020, cold war에 이어 1936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시리즈의 종합 결정판 식으로 갓 내놓은 신작이다 (사실 새로운 게임이라기보다 최근작인 1936을 베이스 삼아 전작들의 요소를 이것저것 가져와서 붙여놓은 거에 가깝다) 말로는 geopolitical real-time strategy game이라 하는데... 정치나 경제적인 요소가 있다지만 사실 워게임적인 요소가 가장 강하다 (으레 그렇듯) 전략게임 중 슈퍼파워 2나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등을 언급할 때 종종 같이 언급되는 게임인데 국내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
  11. 2014.10.07 뜬금없이 끄적이는 잡메모들 1. 네가 나를 제대로 설득해 봐라 ‘진짜’ 설득력 있으면 바꿀께... 식의 태도는 언뜻 열린 태도같아 보이지만 실은 지적으로 나태한 태도다 바꿔 말하면. 상대의 대응이 자기 딴에 어떤 식으로든 못미더울 경우 기존 생각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건데 사람 마음을 바꾼다는 건. 기존의 모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대체재를 위한 걸림돌을 치워줘야 하는 등 결코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 공을 들여 본인을 설득하란 건. 지나친 지적 성실성을 요구하는 거다. 그런 디테일은 떠먹여줄걸 바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 거다 애초에 크게 얻는 것 없이 이런 공을 들일 사람이 드물다는 점에서. 결국 자기 생각만 강화하기 쉬운 답정너식 사고방식이다 상대방의 피드팩은 권리처럼 건방지게 요구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12. 2014.09.17 꿈, 참수 2014.9.12. (金) 장소는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운동장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있다 든든한 패거리의 느낌이다 운동장에는 무슨 이슬람 반군 지도자, 폭군, 포로들이 손이 묶인 채 줄지어 있다 옆에는 아이들도 같이 있다 마치 우리가 무슨 점령군 또는 해방군이 된 것마냥 다들 분주한 느낌이다 어느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긴장이 감돈다 슬슬 처형이 시작되려 한다 누군가가 칼로 포로의 배를 갈라 내장이 터져나온다 내게는 투박한 쇠가위가 맡겨진다 결단력을 보여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일단 옆에 있는 겁에 질린 --딸인지-- 여자 꼬마아이 눈을 돌리게 하고 상자 속에 머리를 넣고 손을 집어넣어 가위질을 시작한다 차마 주춤주춤 헛가위질을 반복하다가 다시 한 번 굳게 마음을 다잡아본다 ..
  13. 2014.08.18 책, 줄리언 바지니 - 에고 트릭 최근 들어 부쩍 느껴오던 정체성의 비연속성이란 테마에 대해 뭔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읽었던 책이다. 사고방식, 가치관, 감성, (감성에 기반한) 음악 취향(!) 등에서, (다른 사람도 그럴까 싶을 정도로) 극심한 대격변을 여러 차례 맞았던 나이기에.-_- 추억담이라든지 너 이랬었지 등등 과거와의 동일성이 상기될 때마다 불편하고 낯선 느낌이 든다. 그 진술들이 나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 좌파적, 선비적 사고방식이 무너지고 허무주의적 감성이 들어서면서, 과거의 가치관, 사고방식이 몹시 낯설게 느껴지지만. but 그런 사고적. 의식적인 비연속성과 별도로. 미묘한 감수성과 정서의 패턴 측면에서는 여전히 (무의식적인) 연속성이 존재한다는 느낌도 있다. 어릴 때 알던 친구가 나를 본다면. 나로부터 그..
  14. 2014.08.18 2014 중후반기 독서 기록 이런 식으로라도 정리 안해놓으면 감상이 그대로 증발할 것 같은 느낌이라서, 짤막하게나마 반 강제적으로 기록을 남겨놓으려 한다 (영화감상 프로젝트 때 해보니, 이런 방식이 길게 써야 한다는 부담도 없는 등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더라) 잭 런던 소설집 - 불을 지피다. (한겨레출판) 뭔가 문제의식이나 분위기에서 조지 오웰이 연상된다. 읽다 보면 왜 출판사가 한겨레출판사인지 자연스럽게 납득이 간다 대다수 부조리극에는 뭔가 불공평함, 억울함, ‘불특정 그들’에 대한 증오와 경멸의 투사 등이 패시브로 깔려 있다 그런 보편적인 감성을 충실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소설인 동시에. 그런 감정을 적절히 승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선동적이기도 하다 특히 1, 2장의 이야기들에서 그런 경향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마치 ..
  15. 2014.05.18 꿈, 부활 2014.5.6. (火) 장소는 내가 얼마 전까지 살던 지방 소도시. 전반적인 아련한 고향 느낌이 섞인 듯하다 악의를 품은 누군가에게 쭉 쫓기어 왔다. 마치 사냥당하는 듯한 느낌이다 간간히 눈에 띄는 사람들마다 모두 내가 잡히길 바라는 듯하다. 또는 적어도 나를 도와줄 마음이 눈꼽마치도 없어 보인다 그닥 급박할 것 없이. 설렁설렁 엄마랑 같이 밴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바람을 쐰다. 문득 엄마가 말을 꺼낸다. 무슨, 어디를 가보라고. 내가 그냥 생각해도 그건 너무 뻔한 함정이다. 보나마나 가면 잡힐 게 뻔하다 함정이잖아요. 약간 힐난하듯 내뱉고 나서 아차 싶은 와중에 돌아오는 엄마의 답변. 아니 함정이라도. 니가 매사를 그렇게 회피하는 식으로만 살아와서 지나치게 위험부담을 안하려..
  16. 2014.02.03 메모 정리 이것저것 및 의식의 흐름 별 생각 없이 시작했던 영화감상문이 쌓이면서. 뭔가 느끼는 게 있다. 예전에 미친 듯이 책을 읽어대던 때랑 비슷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가면 갈수록 감상문이 점점 내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보고 느낀 걸 쓰는 거니까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당장 얼마 전에 쓴 리뷰만 보더라도. 영화 볼 당시의 내 기분에서부터 당시에 놓쳤던 사소한 것들까지 보인다. 나중 가면 갈수록 처음과 달리. 감상이 아니라 자꾸 기준을 가져와서 분석을 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마치 감상을 합리화시키기라도 하려는 듯이. 아마 계속 쓰다가. 1년쯤 뒤에 돌아보면 내 짧은 시야가 적나라하게 보이겠지. but 그게 의미가 있는 거 같다. 완벽한 리뷰 따위는 필요없다. 오히려 억지로 완벽한 리뷰를 쓰려고 드는 내 심리상태를 남겨놓..
  17. 2014.01.24 영화, 겨울왕국 겨울왕국. 정말 오랫만에 보는 디즈니다. 라푼젤도 안 봤으니, 어렸을 때 아나스타샤.-_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한때 이런 뮤지컬식 영화. 애니메이션 붐이 일던 시절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오히려 진부하고 촌스럽다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까 너무 좋다. 힘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것들로부터 물러나 꼭꼭 숨는다. conceal it. don't feel it. don't let it show.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모든 것이 통제 하에 놓일 때까지. 완벽해지기 전까진 드러낼 수 없다는 건. 전형적인 강박적, 완벽주의적 테마다. make one wrong move, and everyone will know. 딱 대인불안이 연상되는 테마다. 증상을 숨기려..
  18. 2014.01.24 영화,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 구독하는 다른 블로그에 같은 영화 리뷰가 올라오는 경우는 드문데. 유독 이 영화 리뷰는 서너 번씩 본 거 같다. 아기 울음소리에 인상 구기는 엄마를 보면서, 우리 고양이 새끼 때가 생각났다. 딱 저 모양새였다.-_ 행위의 정당성을 떠나서 심정이 100% 이해된다. 엄마가 부정적인 감정동요를 계속 보이니까 점점 아이의 통제감에 물이 오르는 것 같다. 열라 다루기 쉽겠지. 아예 감정을 숨기는 것도. 그렇다고 감정을 터놓고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엄마에게서 일종의 수동공격적 행태가 보이는 것 같다.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아이 팔 부러뜨린 걸로 엄마를 조작하려 드는 장면. 저런 유치한 조작에 휘둘릴 정도로 엄마는 불안정하다. 자존감이 바닥이다. 사과조차도 솔직하지 못하다. 열라 사무적이다.-_ 눈..
  19. 2014.01.23 영화, 파이트 클럽 파이트 클럽.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나중에 본 케이스인데도. 영화에서 거의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잘 만들었단 얘기다. with insomnia, nothing's real. everything's far away. everything's a copy of a copy of a copy. 불면증 비슷한 거라도 겪어본 사람은 무슨 느낌인지 알 거다. 이런 불면증의 느낌은 이인감. 비현실감과 연결되어 있다. (아직까진 현실에 발붙이고 있음에도) 살짝 붕 뜬 느낌. 멍함. 공허감. 무의미감. 붕 뜬 감각 속에서도 쉴새없이 돌아가는 쳇바퀴. 무의미함 속에서도 쫓기듯 바쁜 일상. 자기기만적 목표인 완벽한 콘도와 가구들. 이 영화는 우리가 애써 힘들여 발을 붙이려 노력하는 현실-쳇바퀴-의 균열을 암시하며. 그 자..
  20. 2014.01.22 영화, 블랙 스완 블랙 스완. 보면서 굉장히 정신력 소모가 심했던 영화다. 나쁘지 않았지만, 두 번씩 보고 싶지는 않다.-_ 어머니가 일단 정상이 아니다. 딸에게 죄책감을 유발해 조종하려는 엄마. 그걸 또 싫다고 못 하고 맞춰주는 딸. 겉으론 ‘착하지만’ 속으로는 썩어가는. 어머니와 주인공이 아주 죽이 잘 맞는다.-_ 사실 주인공 같은 완벽주의적 성향만큼 외부에서 쥐락펴락하기 쉬운 성격도 또 없을 거다. 매순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다. 완벽주의적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한테는 거의 일상인 일이다. 당위성이 실재를 이긴다. you can't handle it. 결국 이게 억압적인 어머니가 하고 싶은 말이겠지. 내가 해줄게. 너는 못할 거니까. 나는 착한 엄마니까. 반항은 나쁘니까 가만있어. 손톱 사이 물어뜯고. 파고. 손..
  21. 2014.01.22 영화, 인투 더 와일드 인투 더 와일드. 여기저기서 언급되길래 일부러 찾아봤는데. 뭐라 말하기 애매한 영화다.-_ 한 마디로 대리만족 영화다. 그 누가 사회 스트레스 안 받고. 돈 학위 다 똥이야. 하며 사장 면전에 사표 던지고 뛰쳐나오는 생각 한번쯤 안 해봤겠는가. 한때는 비인간화된 삶에 대한 의미있는 반기였겠지만. 지금은 디제이디오씨. 돈 싫어 명예 싫어. 딱 이 정도 전형적인 이미지로 전락. 기업광고 등에서 자주 보이는 청춘이여 즐겨라 식의. 지나치게 많이 소비된 이미지다. 더 이상 반항을 상징하지 못하는. 이미 순응에 포섭된 이미지. ...하지만. 돈을 태워버리는 등. 실제로 실행에 옮긴다는 점에서. 마음 속 깊이 믿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이 또라이는 진짜다.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거기에 대한 확신이 있다. 뻔한..
  22. 2014.01.05 새해 결심 무언가를 읽거나 보고 나면, 단 한 줄이라도 뭔가 느낀 점을 끄적여놔야겠다. 그 감상이 뻔하든 진부하든 상관없다 아무리 구원은 셀프라지만, 결국 그 실마리는 언제나 바깥으로부터 온다. 그 누구도, 100% 스스로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는 없다. 인간은 만물을 내면에 품은 신이 아니기에, 내면의 창발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 결정을 내리는 건 결국 본인의 몫이지만, 그 이전의 대부분의 것들은 결국 외부에서 온 것들이다. 항상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종교에서 하는 말들이 다 비슷한 범주로 수렴되는 것 같다. 종교를 대하던 반감적인 태도를 조금 바꿔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종교라는 범 단위로. 받을 것 안 받을 것을 선별하는 태도로 접근해봐도 좋을 것 같다..
  23. 2013.11.22 생각 없이 떠오르는 대로 끄적이기 정말 오랫만에 읽은 소설 하나가, 최근에 접한 어떤 음악. 영화보다 내 상태를 뒤흔들어 놓다 (그냥 단순히 아파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일주일간 지독하게 아팠다) 소설은. 시는. 애매한 묘사 외에 구체적인 이미지는 하나도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훨씬 더 선명한 이미지를 스스로 떠올리게끔 만든다 그렇게 상상해낸. 내면에서 뻗어나가는 이미지들은 대개 외적으로 직접 제시된 이미지보다 훨씬 더 아름답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소설에서 묘사하는 것은. 독자가 받아들인 것은. 작가가 표현하고픈 이미지와 꽤나 거리가 있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걸 당연하게 기본 전제로 받아들이는 게 맞는 거 같다. 완벽한 전달은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계속 죽음을 생각하고 말하고 있다 사실 내가 평..
  24. 2013.09.17 이것저것 끄적였던 메모들 1. “넓이는 깊이를 이길 수 없다.” TV였던가 책이었던가.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뭔가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항상 넓이만을 추구했지, 한 번도 깊이를 추구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최대한 많은 걸 접하고, 다양한 걸 할 줄 알길 바랬지만 그 중 하나에라도 얽매이길 바래본 적이 없다 뭔가를 접해 봤다는, 할 줄 안다는 그 느낌을 좋아하지만, 진심으로 잘하기를 (professional해지기를) 바래본 적이 없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나는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를 법한) 상당히 매니악한 분야도 얄팍하게나마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어떤 (레어한) 주제가 나올 때, 얄팍하게나마 한두 마디 더 얹는 것만으로 급 관심을 얻을 때가 있으니까 (‘동지’로 보는 건가?) 하지..
  25. 2013.08.29 새로운 맥락 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차근차근 조금씩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즉석으로 나오길 바라기보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축적이 필요하다 눈 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는 결국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대부분의 가치있는 것은 결국 꾸준한 투자를 통해서만 얻어지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적어도 무의미하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만 있다면 당장은 아무런 방향성이 보이지 않더라도 결국 무언가는 인생에서 축적이 될 거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까 언젠가는 그렇게 축적된 것들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빛을 발할 날이 올 거다 “Don't be alerted, just be prepared.”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건, 기회가 혹시 모르는 새 지나가지..
  26. 2013.06.13 최근의 머릿속 이 *빌어먹을* 졸업논문만 다 쓰고 나면 일단 뭔가 풀리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숨끝까지 옥죄던 사슬이 살짝 늘거졌을 뿐, 여전히 조여오는 건 매한가지다 교수님들은 나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여주기 위해 과제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과제 부하가 일정 한도를 넘어가면 성적 따위 어찌 되든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른다 fucking 빌어먹을 엿같은 한 과목이 지금 지긋지긋하게 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과목만 안 들었어도 이번 학기가 달라졌을 텐데 운운 아오 썅-_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냥 한 끼 때워. 뭘 얼마나 대단한 거 할려 그래?” 윤하 - set me free 영화...「호빗 : 뜻밖의 여정」보다 근데 예전에 책으로 봤을 때랑 분위기가 너무 심하게... 차이나는 것..
  27. 2013.04.29 오랫만에 올리는 글 굉장히 오랫만에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다 보통 이럴 때면 리셋 증후군이 한 번씩 도지곤 하는데...-_- 이번에는 일부러 참았다 (이번에 리셋하면... 아마 블로그 자체를 그만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자꾸만 어거지로 싹 치우고 다시 새로 시작하려 드는 것도 참 무의미한 짓인 것 같다 최근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_- 심하게 없다 확실히 나는 이렇게 치대는 상황에서는 오래 못 살 것 같다.-_- 이건 일시적인 상태다...라는 생각 하나로 간신히 버티는 중이다 여기저기 치대느라 책이나 취미생활 따위는 손도 못 대본 지 오래고... 할 일들이 점점 나를 옥죄어 오는 듯한 안달감, 초조함과 함께 뭔가 바닥으로 꺼지는 기분, 무방비로 노출된 기분, 안전장치가 사라진 기분을 일상에서 자주..
  28. 2012.12.21 꿈, childhood 2012.3.18. (日) 장소는 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 골목 나는 당시로 돌아간 동네 꼬마다 구멍가게 바깥에 나붙은 낡은 TV에서 틀어주는 잊혀진 만화영화들을 한참을 넋나간 듯이 들여다보고 있다 향수 돋는 아련한 어린 시절을 찬찬히 되돌아보고 있다 예전에 살던 집 옥상 위에 뚫린 구멍 종교 church 내려다보이는 검은 장막 아래서 이루어지는 예배들 지붕에 달라붙어 안절부절 위잉 울리는 얼기설기 얽힌 검은 전깃줄들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들키면 닿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무섭다 불안불안한 상태에서 간신히 기어내려와 탈출한다 밤 도시 불타는 도시 뛰어다니는 약탈자들 undeads 타오르는 횃불 도망가고 싶다 도시를 탈출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구석진 골목길을 따라 미친 듯이 달려도 어디에도 닿을 수..
  29. 2012.11.30 한동안 잊고 있다가 오랫만에 몰아 적는 이것저것 1. 요즘은 인터넷에서 뭘 찾아보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 블로그 투어도 잘 안 하게 되고, 뭘 써야겠다는 생각도 잘 안 든다 예전과 달리, 인터넷의 ‘메인스트림’에서 얻을 수 있는 인식의 폭이 현실에 비해 사뭇 좁아 보인다는 느낌이다 (컴퓨터 켜면 포탈은 일부러 안 들어간다 - 주로 예전에 추가해 둔 블로그 rss나 한 번 확인하는 정도...) 웹상에서 떠벌이는 가십이나 잡스러운 이슈들에 맞물려 ‘괴물 같은’ 소위 여론이 우루루 몰려다니는 걸 보고 있자면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한 ‘연결의 강화’가, ‘지껄임’의 영역에 머무를 헛소리들을 여과 없이 ‘주류로’ 부각시켜 연쇄 증폭시키는 느낌이랄까 한때 web 2.0이니 ‘집단지성’이니 운운 하는, 인터넷이 무슨 대단한 혁명을 가져올 것처럼 ..
  30. 2012.09.10 대충 되는 대로 끄적이는 메모들 1. 라섹 수술 후 약 두 달째 - 수술하고 2-3일간은 죽도록 괴로웠지만... (http://delliny.tistory.com/87) 지금은 좀 더 일찍 할 걸 그랬다 싶을 정도로 잘 보이고 기분좋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안경을 쭉 써 왔었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안경 쓰는 걸 좋아해 본 적이 없다 안경이 기어코 쓰기 싫어서, 대학교 와서는 하루에 절반 이상을 렌즈 끼고 생활하느라 눈도 많이 건조해지고, 렌즈값도 줄창 깨지고 -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안경 새로 맞출 때, 5년 전에 맞췄던 헌 안경 줬더니 “시력이 거의 안 변하셨네요.” 하던데 어릴 때는 시력이 계속 변하니까 무리겠지만, 20대 초반에 - 시력 변화가 둔화되는 그 시점에 바로 해버리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2. 최근 읽은 책,「저..
« Previous : 1 :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