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Supreme Ruler Ultimate

Posted 2014. 10. 20. 08:39,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개발사 홈페이지 - http://www.battlegoat.com/
스팀 링크 - http://store.steampowered.com/app/314980/

전작들인 2010, 2020, cold war에 이어 1936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시리즈의 종합 결정판 식으로 갓 내놓은 신작이다
(사실 새로운 게임이라기보다 최근작인 1936을 베이스 삼아 전작들의 요소를 이것저것 가져와서 붙여놓은 거에 가깝다)
말로는 geopolitical real-time strategy game이라 하는데... 정치나 경제적인 요소가 있다지만 사실 워게임적인 요소가 가장 강하다 (으레 그렇듯)
전략게임 중 슈퍼파워 2나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등을 언급할 때 종종 같이 언급되는 게임인데 국내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는 듯하다

슈퍼파워, 빅토리아,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heart of iron 등 실제 세계를 근간으로 하는 전략 게임만이 갖는 차별화된 매력은
실제 국가에 지정학적, 역사적으로 이입해서 운영한다는 대리만족 및 능동적인 결정으로 소위 ‘대체역사’를 통한 대리만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문명 및 갤러틱 류의 4x 게임과 이런 현실기반 게임이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후자일수록 고증 및 현실반영도가 몹시 중요해진다)
단순히 운영과 전략의 느낌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에 온전히 이입하는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종류의 게임을 한 번쯤은 찾게 되는 것 같다

supreme ruler 시리즈가 상기 실제 국가를 다루는 타 게임들과 가장 구별되는 점이라면 역시 지형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유로파 유니버셜리스나 기타 전략게임이 ‘덩어리식’ 구획 땅따먹기식이라면, 이 시리즈는 촘촘한 육각 그리드 타일로 지형을 ‘점적으로’ 구현했다
더 국경형성이 유동적이고 (내가 원하는 국경 만들기가 쉽고) 소위 거점들을 입맛대로 배치하는 등 미시적인 자기만족하기에는 훨씬 낫다
도시 및 거점개발은 물론 유닛이동과 전투까지 하나의 월드맵 상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서 (그나마) 현실에 가까운 시뮬레이션의 느낌을 준다

(내가 이 게임 시리즈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역을 다루는 이런 마이크로 컨트롤의 느낌을 다른 게임들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대신, 얼추 생각해 보더라도 영토를 덩어리로 나누는 방식에 비해서 이런저런 영토 관련 이슈를 다루기가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기타 비슷한 종류 게임들에 비해서 영토와 관련된 외교사항이 전무하며, 궁극적으로 국경선을 바꾸는 방법이 전쟁밖에 없다는 게 좀 많이 아쉽다
북방영토나 센가쿠 같은 영토갈등 문제가 게임상에서 표현이 안 된다는 게 좀 큰 것 같다. 유로파식 데유레 de jure 명분 시스템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좋아하지만, 외교 및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보니까 국가마다 내부적으로 종교, 성향 등의 값들이 있고 거기에 따라서 결정된 기본적인 국가호감도가 국제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동맹이 직접적인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간 호감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크게 실효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외교 옵션도,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복잡한 국제정세를 반영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조약들을 세세하게 구현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게다가 나름 워게임을 표방하는 것 치고 전쟁 인공지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닌 것 같은데
포럼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permenent war 문제라든지 (플레이어 상대로 또는 인공지능끼리 전쟁이 나면 보통 휴전 없이 절멸전쟁이 되어버리는...)
육지로 이어지지 않은 바다 건너 전쟁을 벌일 때의 문제라든지 (해상군대수송을 제대로 안 할 뿐더러 항구봉쇄시 상륙 못하는 등등)
이 게임에서 전쟁은 all about supply인데 인공지능이 전쟁보급에 치중을 안 한다든지 등등. (특히 러시아 시베리아 벌판의 경우 참담하다...)

이렇다 보니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든 간에 실제 역사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름 실제 타임라인에 기반한 이벤트가 계속 뜬다)
일본의 중국침략전쟁 발발시 일본이 중국에게 역으로 탈탈 털리고 (-_-...) 1차 중동전쟁 발발시 이스라엘이 아랍에서 무쌍을 찍는 등 (절멸전쟁...)
실제 역사대로 흘러가길 기대하고 플레이한다면 복장이 터질 노릇이겠지만,-_- 그냥 샌드박스 플레이라 생각하면 걍 그러려니 싶다
(근데 생각해 보면, 삼국지를 하든 유로파를 하든 간에 게임이 실제 역사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애초에 있기는 한가...-_-?)

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 게임데이터 수정 및 모딩이 비교적 용이하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원래는 못 짓는 랜드마크들 지을 수 있게 바꾸기 관련 - http://forum.paradoxplaza.com/forum/showthread.php?391545-Business-Sector-construction
시나리오에서 도시 및 거점 수정하기 관련 - http://www.bgforums.com/forums/viewtopic.php?f=48&t=15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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