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메모들

Posted 2015. 1. 24. 23:50,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무한도전 토토가. 나도 그 세대 끝물인지라 (철이와 미애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 보면서 옛날 생각 나고 좋았다.
무대 그 자체가 좋았다기보다, 예전 분위기에서 오는 아련함과 더불어 몇몇 출연자들이 눈물 글썽이는 거 보면서 같이 코끝이 찡해지는 게 있더라.
사실 말이야 쉽지 거진 20년 전에 활동하던 가수들, 특히 그룹을 재집결해다가 무대를 꾸민다는 게 얼핏 현실성이 낮다고 여기기 쉬운데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든 그림을 결국 만들어낸 게, 소위 국민예능이라는 무한도전에서나 가능한 대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리 한물 갔니 예전같지 않니 해도, 어지간해서 나오기 힘든 그림이 무한도전에선 가능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무한도전은 예우받아 마땅하다.ㅠ


김현정 인터뷰 중에, “관객분들이 저희의 과거, 오늘 모습까지 다 수용할 수 있는 마음과 눈빛을 갖고 오셨더라구요...” 에서 자연스레 나가수 생각이 났다
나가수는 태생부터 방향성을 미묘하게 잡아서, 그만큼 불필요한 잡음과 메아리를 양산해낸 측면이 있다 (물론 나름의 가치는 있었다)
우리가 그 시절 그 노래들을 들으며 우수에 빠지는 건, 우리가 현재 ‘가짜’ 노래들에 둘러쌓여 있고 그 시절 그 노래만이 ‘진짜’ 노래라서가 아니다
그 음악들이 우리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것은, 우리가 그 시절 그 시간들을 그 음악들과 같이 보냈다는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마치 오래된 친구와도 같이, 추억에 자격 따위는 필요없다. 어떻게 보면 추억을 추억으로 대우해주는 게 추억에 대한 진짜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p.s. 나가수 3 관련 소식... 이제 곧 나올 것 같다.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newsview?newsid=20150107152511829)


2.

좀 많이 지났지만 언급하고 싶어서... 니콜 솔로 데뷔.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464953)
개인적으로 카라 중에서도 니콜 노래하는 목소리를 가장 좋아했었기에, 탈퇴 후에 완전히 안 떠나고 다시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그저 반갑다
아이돌 중에서도 목소리에 애착이 있는 경우라 ..( _-*) 장르 안 가리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은 결과물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활동에 반응이 그리 크지 않았던 등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많았나 본데ㅠ (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50105081606075)
어차피 솔로가수로는 이제 막 시작이나 다름없으니까... 힘내서 적어도 내 취향에 직격인 앨범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 활동해줬으면 좋겠다


3.

전기매트 제조사 고객지원 안내문 중에서 발췌. 확실히 말이 되는 것 같다
“침대에서 사용하실때는 상관이 없겠으나 바닥에 사용하실때 전기요, 장판 아래에 얇은 이불을 하나 깔고 사용하시면 온열효율이 높아집니다.
 (전기)요, 장판을 바로 바닥에 깔고 사용하실 경우 차가운 바닥에 의해 열손실이 일어납니다.”


4.

가족끼리 영화 국제시장 보다. 아무런 기대도 안 하고 갔다가 보면서 막 울고 나왔다.-_-
메세지가 좀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 감동 포인트는 확실하게 짚은 웰메이드 가족영화였다. 어른들이랑 보러 가기 딱 좋을 것 같다
보면서 두 번 꺼이꺼이ㅠ 울었다. 도입부에서 동생이랑 헤어질 때랑, 이산가족 상봉에서 동생 찾을 때.
...솔직히 다른 부분에서는, 안 그래도 고리타분한 메세지를 너무 노골적으로 (...) 보여주는지라, 미묘한 거부감과 함께 완전히 몰입이 안 되더라
이 거부감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라면 반동적이니-_- 뭐니 하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겠다 (내가 볼 땐 좀 오버하는 것 같지만)


5.

아무리 봐도 어설픈 “100%” 리얼리티는 노잼이다. 차라리 티 안나게 잘 조정된 예능이 낫다. (모든 게 그렇듯이 정도의 문제다)
갈등이라면 실생활에서의 갈등만으로도 족하다. 생각없이 봐야 할 예능에서까지 굳이 불편한 갈등을 보고 싶지는 않다. 비록 그게 환상이더라도.


6.

‘무엇이 팩트인가’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이 팩트라고 믿고 싶어하는가’인 것 같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팩트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팩트만큼이나 중요한 건 그 팩트를 둘러싼 주위의 인식이다. 이걸 무시하는 건 마치 세상을 한쪽 눈을 감고 보는 것과 같다


7.

아빠 저가형 mp3 사드리다. 지나가다가 길거리에서 파는 무전기만한-_- 거에 눈독들이시길래... 일단 말려 놓고-_- 인터넷에서 골라서 사드렸다
어떤 노래 넣어드릴까요, 하고 여쭤보니까 7080 노래들이랑 불후의 명곡 (애청자시다) 노래들을 넣어달라고 하시길래
이왕이면 제대로 해드리고 싶어서, 멜론 시대별 차트(링크)를 죄다 뒤지고 추천곡 릴레이를 거쳐 약 600여 곡을 선별해서 직접 들어보고 집어넣었다
들어보면 확실히 그 시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옛날느낌 물씬 나지만 그렇다고 마냥 다 촌스럽진 않다 (의외로 세련된 곡들이 많다)
사실 트로트 일색에 그 노래가 그 노래일 것 같은 편견이 좀 있었는데,-_- 그 안에서도 장르가 꽤나 다양하다 (트로트가 주류지만 전부는 아니다)


보통 7080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70이랑 80 사이에도 은근히 갭이 있는 것 같다 (80년대→90년대만큼은 아니지만)
80년대 후반으로 올수록 70년대 쪽이랑은 느낌이 완전 달라서 같이 묶기가 뭐할 정도다. 굳이 시대별로 구분하려면 80말-90초를 따로 묶어야 할듯.
활주로랑 송골매 노래 듣는데 장기하랑 완전 똑같은-_- 목소리가 나와서 깝놀. (배철수 존경한단 얘기를 들었던거 같으니. 오마주인듯)
아빠 부탁으로 (타의로) 시작한 일이지만, 이것저것 리메이크곡인 줄 몰랐던 노래들의 원곡을 발굴하는 등 의외로 보람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
추후 아빠의 피드백을 보고 더 딥하게 취향 맞춰 찾아드릴 예정이다. 일단 600곡 중에서 100곡 정도는 내가 들으려고 따로 복사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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