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되는 대로 끄적이는 메모들

Posted 2012. 9. 10. 02:19,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라섹 수술 후 약 두 달째 -
수술하고 2-3일간은 죽도록 괴로웠지만... (http://delliny.tistory.com/87) 지금은 좀 더 일찍 할 걸 그랬다 싶을 정도로 잘 보이고 기분좋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안경을 쭉 써 왔었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안경 쓰는 걸 좋아해 본 적이 없다
안경이 기어코 쓰기 싫어서, 대학교 와서는 하루에 절반 이상을 렌즈 끼고 생활하느라 눈도 많이 건조해지고, 렌즈값도 줄창 깨지고 -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안경 새로 맞출 때, 5년 전에 맞췄던 헌 안경 줬더니 “시력이 거의 안 변하셨네요.” 하던데
어릴 때는 시력이 계속 변하니까 무리겠지만, 20대 초반에 - 시력 변화가 둔화되는 그 시점에 바로 해버리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2.
최근 읽은 책,「저넷 월스 - 가십」-
(미국) 스캔들 산업의 형성 (성장) 과정을 사건 위주로 가볍게 짚어 주는 책이다 (현상 자체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은 기대 안 하는 게 낫다)
처음 읽을 땐 확실히 흥미롭긴 한데... 읽다 보면 문득, 오히려 이 책 자체가 굉장히 타블로이드스럽다는 느낌이 든다...-_
사건 전개라든지 묘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드라마틱하고 - 자극적이고, 신나게 썰을 풀다가 나중 가서야 은근슬쩍 포장하고 마무리한다는 느낌 -
(애초에 저자가 가십 칼럼니스트이니...-_ 읽으려면 그 정도 거슬림은 감수해야 할지도 - )
...이래저래 거슬리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스캔들 산업에 대한 새로운 (독특한...) 시각을 얻었다는 점에서는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스캔들 잡지들은 호기심으로 좀이 쑤시지만, 아직은 금욕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쾌락주의적 행동을 놓고 (선정적인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표현하면서도) 격분을 표현했다.”


3.
관련해서... 최근에 (인터넷 포탈에서) 연예 뉴스와 댓글들을 보다 보면 굉장히 불편하다
“가십이 시민화의 적이 될 수 있다” 는 말이 무슨 말인지, 연예 뉴스 및 그 밑에 댓글 한 열 페이지만 보다 보면 금방 알게 될 거다
...나는 이런 모든 현상들이 -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임에도 불구하고 - 굉장히 ‘비문명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비문명적’이란 단어에는 물론 내 나름의 가치판단이 섞여 있지만...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_ )
뭐랄까, 마치 고대 신정일치 사회에서 신을 섬기는 무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적절한 비유인가?)
평소에는 화려한 옷과 금은보화를 차고 지위를 누리지만, 가뭄이 닥치면 경멸의 대상이 되어 강제로 끌려나가 사지가 토막나 밭에 흩뿌려지는 -

p.s. ...이제는 언론이 가십을 선도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거대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형성된 네티즌의 가십에 언론이 영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렴풋한 실마리는 잡았다는 느낌인데... 조금 더 생각이 나아가면 그 때 더 자세히 써봐야겠다 - )

4.
과거 블로그 투어 중에 발견했던 한 블로거가, 얼마 전 데뷔 - 앨범을 내고 꽤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호기심에 검색해 보니 프로필까지 뜨고, 공식 트위터도 있고, 소속사도 나름 유명한 곳이고... 생각보다 꽤나 메이저한 위치에 있는 것 같았다
그 블로그에는 방문자도 없고 댓글도 거의 없었지만, 내가 웹상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블로그에 정확히 부합하는 그런 블로그였다
아마 새로 생긴 공식 블로그에서는, 예전 블로그에서 보던 그런 - 내면을 드러내는 - 글들은 더 이상 볼 수 없겠지 -
...이미 그 예전 블로그는 삭제된 지 오래지만, 내 rss에는 그 블로그의 글 전체가 - 일부러 그러려 한 게 아님에도 -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마 그 사람은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과거의 글들이 다 사라진 걸로 알고 있겠지만, 그건 반만 맞다
인터넷은 불안정하고 모든 정보는 휘발성이지만, 그런 존재들을 사라지지 않게 붙잡아두는 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계 - 관심 - 뭐 이런 것들이다

p.s. 내가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_ (도대체 뭔 얘기를 하려는 거냐...-_ )

5.
4년 동안 학교 다니면서, 이번 학기 수강신청이 가장 편하고 무난했던 것 같다
온라인 강의를 무려 4개나 집었지만 (...!!!) -_ 강의평이 안 좋은 두 개는 통 크게 놓아줬다 (낚시하다가 피래미새끼 풀어주듯...-_ )
2학점짜리 P/F도 하나 잡았고... 두 과목이 중간고사 안 보는 과목이고... 일단 겉보기에는 이보다 더 좋기도 힘들다 (뭐 들어봐야 알겠지만...-_ )
...아마 대학교 다니면서 나만큼 교양수업을 많이 들은 사람도 드물 텐데...-_ 솔직히 전공에는 그닥 애착이 가질 않는다
커리큘럼에 중요해 보이는 과목이라고 무턱대고 들었다가 실망한 적이 많아서... 그냥 내가 ‘관심있는’ 주제로 골라 듣는 게 경험상 훨씬 만족스럽다
그 때 가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지금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직장을 굳이 전공 맞춰 가는 짓도 안 할 것 같다

p.s. 평점 3.0을 못 넘어서 장학금 신청을 못 한다니...orz (듣기 싫은 과목은 초반에 그냥 드랍해버리는 성격이라...-_ F 제외하면 3점은 넉넉히 넘는다)

6.
“...문맥을 떠나 꿈을 따로 읽는다는 것은 마치 자막 없는 외국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
“...내적인 삶이 (꿈 - ) 외적인 삶의 (생활 - ) 문맥에서 검토될 때, 각자에게 서로 의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7.
다운받은 + 추출한 mp3 파일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대용량 mp3플레이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달 40곡 + 전곡듣기 정기결제를 끊어놓으니 (세 달째...) 왠지 음악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근데 막상 가격대를 알아보니 왜 이리 비싸지...-_ (스마트폰 나오고 mp3p는 한 물 간 거 아니었나? 아니었나 보다...-_ )
개인적으로 mp3p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1) EQ 세부조절, 2) 재생속도조절, 3) 라디오 기능인데... 아직까진 가격대비 딱히 만족스런 기기가 없다
날마다 기분 따라서, EQ랑 재생속도 조절로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듣는 걸 *몹시* 즐기는데... 이런 게 보편적인 취향은 아닌가 보다-_
...정 마땅한 게 없으면, 그냥 스마트폰이나 장만해서-_ 어플 가지고 어떻게 해봐야겠다 -

p.s. 티스토리 블로그 포스팅 음원첨부 기능은 왜 없앤 거냐...ㅠ 노래 잔뜩 다운받았는데 선별 포스팅을 못 하는 게 아쉽다 -

8.
우울과 불안, 그리고 지독한 두통은 언제나 한꺼번에 찾아온다 (긴장성 두통?)
나는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신경증적이었다 -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 특유의 불안을 삶에서 완전히 떨쳐내는 건 불가능했다
예전에는 어떻게든 이 만성적인 우울을 극복하고 전혀 다른 빛깔의 삶을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 어떤 길을 가더라도 끝에 가서는 별다를 것이 없음을 체감할수록, 점점 비관적 운명론에 빠지는 것 같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 특유의 우울감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거다 - 거진 내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평생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불안 - 우울 - 을 없애는 게 아니라, 불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직시하고 - 이해하는 것 - 여기까지 가능하다면 이상적일 거다

p.s. 변화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반평생 믿어 오던 가치들을 스스로 송두리째 부정한다는 건 꽤나 멘붕스러운 일이다 - fuck -
p.s.2. 지금껏 있었던 수많은 ‘전환’의 계기들과 분기점들 - 어릴 때 나를 알던 사람들은, 아마도 지금의 나를 다시 본다면 꽤나 낯설어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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