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부활

Posted 2014. 5. 18. 17:53,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2014.5.6. (火)

 

장소는 내가 얼마 전까지 살던 지방 소도시. 전반적인 아련한 고향 느낌이 섞인 듯하다

악의를 품은 누군가에게 쭉 쫓기어 왔다. 마치 사냥당하는 듯한 느낌이다
간간히 눈에 띄는 사람들마다 모두 내가 잡히길 바라는 듯하다. 또는 적어도 나를 도와줄 마음이 눈꼽마치도 없어 보인다

그닥 급박할 것 없이. 설렁설렁 엄마랑 같이 밴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바람을 쐰다.
문득 엄마가 말을 꺼낸다. 무슨, 어디를 가보라고.
내가 그냥 생각해도 그건 너무 뻔한 함정이다. 보나마나 가면 잡힐 게 뻔하다
함정이잖아요. 약간 힐난하듯 내뱉고 나서 아차 싶은 와중에 돌아오는 엄마의 답변. 아니 함정이라도.
니가 매사를 그렇게 회피하는 식으로만 살아와서 지나치게 위험부담을 안하려 드니. 당장은 안전할지 몰라도 점점 인생이 피폐해진다고.
그러니까. 매사에 이것저것 재고 따지기보다. 감으로 해서. 일단 뭐든지 부딪혀보고. 직접 가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뭔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제가 죽더라도요? 확인사살까지. 그래. 니가 죽더라도.

장소는 바뀌어, 예전 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과 비슷한 구조의 건물.
햇볕이 들지 않는 낡고 어두운 느낌. 이런저런 잡동사니로 가득 찬 공방 같은. 화원 같은 느낌이다. 노동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시들어버린 검은 잎사귀의 해바라기들이 곳곳에 널부러진 지저분한 화분마다 제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죽어버린 그 줄기 너머로 주황색의 타오르는 불꽃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불멸의 상징으로서의 해바라기들. 불사조의 이미지
복잡하게 이어진 작업실들을 지나 문 뒤로 펼쳐진 뒤뜰에는. 아직 파릇파릇한 어린 해바라기들이 옥수수 자라듯 한가득 자라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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