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영화감상 기록

Posted 2019. 10. 19. 10:44,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올해는 아마 거의 영화를 안 보게 될 듯...
어차피 비슷한 수준의 심도로 리뷰를 써낼거라면. 영화 보느니 예능이나 한 시즌 몰아보는 게 더 얻을 게 많은 것 같다...



말죽거리 잔혹사. (2004)

어떤 다른 영화 대사 때문에 떠올라서. 오랫만에 다시 봤는데... 예전에 봤을 때랑은 느낌 많이 다르다. 그때보다 훨씬 느끼는 게 많다...
어떤 모성적인 ‘소년’의 성장에 대해서... 뭔가 심리적으로 할 얘기가 많은 작품이다. (남성서사-)
현수와 우식이의 관계가. 서로가 서로의 그림자적인... 살짝 윌리엄 윌슨스런 느낌도 있고... 현수가 어떤 자기통합을 이루는 과정스런 느낌도 있고-
(구구절절 썼는데... 세세한 리뷰는 비공개로.-_-)



극한직업. (2019)

내가 관심가질-_-종류의 영화는 아닌데... 자긴 봤다고. 천만영화니까 함 볼라면 보라고 해오길래. 까짓거 볼 수도 있지 하고 보다.
보면... 요런 ‘형사물’을 유독 찾아보고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따로 있단 느낌이다.
어떤 ‘옳은’. ‘마땅한’. 자기랑 ‘동일시’된 ‘정의’를 갈구하고. 그 대극적인 무언가에 대한 궁극적인 승리를 바라는- (어떻게 보면 어떤 분열이 있는 거지-)
(그게 따뜻한 인간미든. 소통과 애정이든. 가족애든. 서민적 가치든. 화목하고 올바른 정의든. 아님 페미니즘이든-)


멍청하고 어설프고 무능하고 얼빠져가... 잘나고 약삭빠른 상사. 윗선. 인텔리들한테 까이고 개무시받으면서도... “니들은 좋겠다? 해맑아서?”
굴하지 않고. 의욕있게. ‘우직하게’- ‘악’을 무찌르려 우당탕탕 하는. 적당히 찌질하고 ‘인간미 넘치는’ 극한직업 ‘바보’ 형사들-
영화의 정서 자체가... 적당히 구질구질한. 안 풀리고 치이고 찌든. 그러면서도 속에 뭐 하나는 품고 있는... ‘서민들’. ‘보통 사람들’에 이입하듯...
‘사람이 먼저’니- ‘소상공인’이니 ‘치킨은 서민이다’ 운운- 이명박 운운- “니들이 서민을 알아-” 요런 감각의 반복-
방송국 피디고. 빠르게 승진하는 후배고. 요런 정장 입고 약싹빠르고 이런 애들한테 (+현실에) 묘하게 씨니컬한. 아니꼬와하는 감성이 묻어나고...
그렇게 무시당하고 비웃음당하던 ‘바보’들이. 감춰진 포텐을 터뜨려서. 결국 졸라 쎄고 다 때려잡고- 그 ‘잘난’ 윗대가리들이 엄두도 못 낼 일을 해낸다는...
(대박이 나고. 표창을 받고. 무시해오던 ‘잘나던’ 애들은 쭈구리되고. 대접 못 받던 가치가 의식의 지배적인 가치로 올라오는...)
뭔 느낌인지는 알겠고.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도 알겠는데. -지금의-내가 굳이 요런 감각에 이입하고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되나 싶다...-_-...


무뚝뚝해가 아내랑 제대로 대화도 못 하고. 바가지 벅벅 긁히면서도. 딸은 또 애틋하고- 딸한테 우쭈쭈받고 싶어하는... 저런 감각... (음...)
“서장님. 저 아시잖아요-” “...알다가도 모르겠어서, 그냥 쭉 모를래. 이제.”
상사가. 가족이. 세상이 자기(의 진가)를 알아봐주질 못한다는 어떤 몰이해감일 수도 있는데... 그런 몰이해감은 저런 식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지.


p.s. 극한직업 뭐시기 패러디한? 게 많으니까 (원본 보듯) 봐두라고 들었는데... 봐도 뭐가 뭘 패러디한 건지 1도 모르겠다-_-...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https://delliny.tistory.com/544



라푼젤. Tangled. (2010) https://delliny.tistory.com/557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https://delliny.tistory.com/566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 https://delliny.tistory.com/567



비포 미드나잇. Before Midnight. (2013) https://delliny.tistory.com/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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