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무속과 샤머니즘 특유의 뭔가 원시적인. 비문명적인. 미지의 무언가에 살짝 이끌림이 있기도 했고...
융심리학 쪽에서 반복해서 샤머니즘의 ‘입문’과 ‘통과의례’의 주제를 얘기하는 걸 본 게 있어서... 여차저차 해서 도서관에서 찾아보다.
사실 살짝 곁다리스런 느낌으로... 막 큰 기대를 하고 들춰본 건 아니었는데...
뭔가 기대했던 것보단 훨씬 더.. 내가 여기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고 있단 느낌이다. (특히 내 꿈들과 이니시에이션의 상징들과 관련해서-)


(중간 부분은 살짝 지루하고-_- 나중 뒷부분 가면 다시 조금 재밌어지고-)
(거진 이 ‘이니시에이션’과 고통의 의미... 부분을 읽을라고 읽은 거나 마찬가지란 느낌이다...)


책을 쭉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지식적인 무언가보단.. 내 꿈들을 엄청 돌이켜보게 되네...
(내 정서와 주관적으로. 체감을 갖고 연결지을 수 있는 내 꿈 레퍼런스가 삼천 개쯤 모이니... 거진 뭘 봐도 뭐라도 오는 게 있단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새삼... 내 지난 꿈들 중에서 샤머니즘적인 주제를 내포한 꿈들이 은근히 많단 느낌이다...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파도치는 바닷가. 화강암 바위 틈새에 난. 조그맣게 촛불 켜놓은. shrine을 연상시키는 작은 동굴이라든지- (공기 중의 습기-)
큰 뱀과 ‘참수’. ‘해체’에 관한 꿈이라든지- 지하세계로의 하강과 탐험이라든지- 어떤 가르침과 문자와 책이라든지- 신물. 보물찾기 등등-
(특히 뭣모르고 공개로도 적었었던 요 은... 아주 대놓고 샤머니즘적인 느낌 아닌가-)
내가 꿈 속에서... 온 몸이. 자아가 해체되는... 혹은 ‘집어삼켜지는’ 경험을 해 보지 않았나- (어떤 느낌적인 느낌...)
내가 어떤 ‘전환기’를 겪으면서 지나온 상태들과 관련해서... 샤머니즘적 입문과... ‘입무의 고통’의 은유가 뭔가 나한테 확 오는 게 있네.ㅠ
바리데기와 ‘버림받음’의 테마라든지- 내가 이런 것들에서 계속 나 자신을 살짝 이입해서 보고 있다...


귀령geister- 내 귀령 중에 하나는 (원가족-) 집의 이불 밑에 있지- (꿈-)
‘죽은 자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삶의 무의미. 니힐. 허무. 무기력. 우울. 상실. 이런 것들로부터 보호하는 거-


엑스터시-망아체험-를 핵심으로 하는 샤머니즘- 수동적인 사로잡힘 대신. 능동적이고 통제된 상태에서 신령에 사로잡히는 능동적(가역적) 빙의-
‘형체 없는 것’을 받들어. 춤(제의)로서. 제신을 내리게 하는- 춤. 노래. 비탄- 황홀경- ‘정서적 고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
책에 입무 사례 두 개 보고 나니... 뭔가 샤머니즘이 어떤 건지 감이 올 것 같다... 알 것 같은 느낌이다.
“누구세요, 누가 오셨어요?”
정서의 표현과 신격으로의 상징화 운운에서... 살짝 심리치료에서 나올 법한 고런 대화스런 느낌도 조금 받을락말락 하고...
그 입무자 사례1 엉엉 우는 건 되게 짠하네. 뭔가 한 많은 인생과 어떤 감정선이 보이면서.. 읽으면서 나도 (코끝 찡-) 눈물날 것 같은 느낌이다.ㅠ
사례2에서 “어우 답답해-” 운운- 이런 뭔가 ‘나를 잃고’ 억압을 치우고 엑스터시 상태에서 방방 뛰고 싶은 어떤 감각-
(흥돋는 광란의 술자리라든지. 방방 뛰는 교회 수련회 부흥회라든지. 붉은악마 응원이라든지- 다 어떤 공통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방언’과 ‘말문’의 유사점도 그렇고. 교회학교 수련회의 밤의 특유의 그 광란?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뭔가 계속 이걸 교회...를 떠올리면서 보고 있네...
(내가 그 특유의 감각..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 살짝 스스로를 틀어막은 면이 있음에도...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게 있으니까...)


“춤의 율동은 춤추는 자를 무의식적 상태(모태)로 유도한다.”
‘신들림’과 트랜스상태 돌입을 위한 수단으로 춤이 계속 나오는데... 내가 마냥 몸치-_-로 남기보다... 춤을 더 진지하게 다뤄봐야 될지도 모르겠다...


종교학적인 상징들 관련해서 엘리아데가 반복해서 나오는데.. 아직까진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융 말년의 물질적 에너지-정신적 에너지 운운도... 지금의 나한테는 너무 간-_- 느낌이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 갈 필요가 없단 느낌이다...


Respo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