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 꿈 - 연상작용

Posted 2018. 3. 11. 18:51,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

앤 패러데이 - 정신치료와 꿈의 힘 (나들목) p.107~p.111 발췌.


 ...깨어 있는 동안에는 여러 가지 연상들이 서로 이어지듯 왜곡과 혼합이 일어났다가 나중에 꿈에는 이 형태로 나타나서는 안 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아이들이 놀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듣다보면 인간의 연상 활동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내 남편이 유명한 햄릿의 대사를 연습하느라 “To be, or not to be, ...”를 읊조리는 동안 방 한쪽 구석에서 어린 딸이 “Bee, bee, busy bee, makes honey, ... bread and honey for tea, ... come on, teddy, eat your tea...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내가 우연히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연상 작용은 우리 모두에게 항상 일어나고 있고, 어릴 떄는 쉽게 말로 뱉어 내지만, 일정한 체계 안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쪽으로 사고 논리가 작용하거나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의식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이다. 수면 중에는 그런 외부 자극이나 각성 논리가 사라지므로, 꿈에 그런 연상의 연쇄 고리가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나 자신의 꿈을 예로 들면, 내 친구 중에 키키kiki라고 불리는 친구가 자동차 키key를 건네며 “저기 있는 카키khaki색 승합차 것이야”라고 말하는 식이다. 다음의 글은 내 동료 중 한 사람이 연상 작용이 실제로 꿈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묘사한 글을 옮긴 것이다. “잠에 빠져들면서, 내가 그날 오후에 영화에서 보았던 색깔 입힌 공들colored balls이 내게로 굴러오는rolling것을 보았다. 나는 초콜렛을 입힌 롤빵chocolated rolls이 생각났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role in society을 생각하였다. 그것은 물론 엉덩이를 잘 흔드는roll 것이었고, 곧이어 꿈에 바로 내 앞에서 ㅎ이 아주 유혹적으로 엉덩이를 흔드는rolling 모습이 보였다. 이어서 나는 그녀와 성교하는 꿈을 꾸었다.

 한 번은 내 딸이 페인트 통과 크리슈나(힌두교의 신상神像으로 원래는 좌대에 놓여 있다), 그리고 할머니 사진을 아주 정성을 들여 바닥에 나란히 정렬해 놓은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나는 이 기괴한 조합이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관이 되는지 궁금하였는데, 마침 그때 아이가 그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엄숙하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리 크리슈나, 하리 크리슈나, 크리슈나 크리슈나, 하리 하리, 하리 라마, 하리 라마, 라마 라마, 하리 하리...”

 그제서야 나는 우리가 함께 주문을 외울 때마다, 아이의 마음에는 우리 집에 페인트를 칠한 페인트공 해리 아저씨와 크리슈나 그리고 할머니grandma가 나란히 함께 앉아 서로의 이름을 엄숙하게 부르는 모습이 떠올랐음을 알게 되었다! 만약 아이가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훗날 이 이상야릇한 상황에 대해 내게 물었을 것이다. 아이의 꿈에 이 세 인물이 나타나 서로를 이해하려 했다는 말을 들어도 나는 놀라지 않아야 한다. 낮 동안에 아이의 마음에 이들이 휙 지나가는 것을 아이가 의식하지 못했음을 짐작할 뿐일 것이다.

 덧붙여 말하는데, 누구든지 명상을 해 보면 자기 마음에 산란하게 일어나는 원치 않는 생각을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우리의 마음 바탕에 잡념이 쉴 새 없이 일어남을 너무도 잘 알게 될 것이다.

 연상이 혼합되는 또 다른 좋은 예를 최근에 내 딸이 가져왔는데, 이는 아이들이 좀 오래된 찬송가의 가사를 따라하다가 쉬이 만들어내는 속칭 ‘주일학교어語’라 불리는 것이었다. 하루는 딸이 교회 유치부에 다녀와서는 의자 위에 올라서서 어눌한 발음으로 성탄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밤에 양치기들이 양떼를 지킬 때while shepherds watched their flocks by night
 땅 위에 만물이 내려앉고all seated on the ground
 주를 모시는 천사 내려와the angel of the Lord came down...”

 딸이 갑자기 노래를 멈추더니, 장난감 말을 가리키며 슬픈 목소리로 “불쌍한 말 같으니poor horsey, 천사가 내려와 하나님께 데려갈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가 부르는 노래를 몇 번 더 듣고서야 비로소 “땅 위에 만물이 내려앉고all seated on the ground”“땅 위에 말들이 눌러앉고horsey dead on the ground”로 바뀌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코 그날 밤 아이가 잠자리에 들 떄 아이 마음에는 균형 잡기 놀이와 노래 부르기, 그리고 그 밖에 여러 가지로 교회에서 성가를 배운 것과 관련된 연상들이 뒤죽박죽으로 섞이고, 여기에 한밤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양치기라 불리는 사람들과 주저앉은 불쌍한 말들을 하나님께로 데려가는 광경이 합쳐질 것이다! 차츰 자라면서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착각임을 알고 무시하게 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 뒤편에 남아 항상 진행하며, 아마도 꿈을 만드는 데는 이러한 것들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러한 연상들은 메더워가 말한 것처럼 ‘소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가 깨달은 것처럼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작동하면서, 우리가 삶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도 잘 모르는 채로) 만든 방식과 우리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준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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