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폴 오스터 - 폐허의 도시

Posted 2011. 8. 10. 11:13,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요즘 너무 블로그에 소홀해진 것 같아서 (긴 글을 안 쓰게 된 것 같아서 - )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들 리뷰라도 하나둘씩 (차근차근 - ) 써 보려고 한다
(나름 사고 체계화 연습 (자체과제?) - 쓰다가 영 답이 안 나오면 (쓰나마나한 - 뻔한 것 같다고 느껴지면) 그냥 때려치려 한다-_ ;)
참고로 이거 쓰기 전에, 네이버에 뜨는 블로그 검색결과 천 개를 다 훑어봤는데 - (잉여짓...-_ 굳이 내가 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에 - )
...어떤 식으로든 ‘주관’이 담겨 있지 않은 글이라면 (단순 기록이라면 - ) 굳이 공개적으로 웹상에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종의 검색방해 효과...-_ )
(참고로, 여기서 주관이 담겨 있지 않은 글이란 자기 의견(생각)이나 분석은 하나도 없이 소개문이나 요약만 옮겨놓는다든지 하는 걸 말한다 - )

( 표지는 스캔 - 포샵 (까만 표지가 올라와 있는 게 없길래-_ ) )

영어 원제는 ‘In the Country of Last Things’ - (물론 ‘폐허의 도시’도 나쁘지 않지만, ‘Last Things’에 담긴 어감을 조금 더 살렸더라면 좋았을지도 - )
...쓰다 보니까 너무 뻔한 (흔한 - 쓰나마나한 - ) 리뷰가 나올 것 같아서, 쓰던 거 죄다 날리고 (...) 아예 다른 방식으로 다뤄 보려고 한다
일종의 환원주의적인 접근 - 크게 봐서, (내 수준에서는) 대략 세 가지 정도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
디스토피아 (종말(끝), 포스트-아포칼립스), 불확정성 및 우연과 불가해한 충동, 언어와 소설(글쓰기) 및 작가와 독자의 관계... 정도?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들이 서로 명확하게 떨어져 구분되는 건 아니다 - 마구 혼재되어 서로를 강화하고 있는 - )
(우연, 불가해한 충동(및 추락 - 자기파괴), 언어와 글쓰기 및 작가에 대한 내용은 - 폴 오스터의 소설 전반에 걸쳐 줄기차게 등장하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1. 디스토피아, 종말(끝), (포스트-)아포칼립스 -

내가 지금껏 본 책이나 영화, 게임 중에서 이런 쪽으로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끝’에 대한 이야기다 - 모든 것이 (건물, 문화, 규범, 언어와 개념, 인간성까지 - ) 서서히 (완전히) 무너지고 와해되어 가는 -
모든 것이 서서히 소모되어 가는, 무엇도 새로 생겨나지 않는 - “...잘 아시겠지만 여기서는 이제 더 이상 새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요.”
들어올 수는 있지만 빠져나갈 수는 없는 (쉽지 않은) - 어찌 보면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이다 (문득 예전에 봤던 ravenloft가 생각난다...-_ )
총체적인 붕괴와 몰락에 맞선 - 무너져 가는 무엇인가를 구해 보려는 몸부림(노력)과, 결국은 (피할 수 없이) 찾아오는 좌절(절망)감 -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기만 할 뿐 (서서히 옥죄어 오는 절망감과, 점진적인 희망의 삭제 - )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어줍잖은’ (쓸데없는) 희망을 주지 않는, 무미건조한 열린 결말 - 이런 거 마음에 든다(내 취향이다-_ ))
(예를 들어, 게임 폴아웃 같은 경우 - 상황이 (플레이어에 의해) 점점 나아지고 (개선되고) 있다는 - 미래가 밝다는 (어줍잖은) 희망을 주는 감이 있다 - )

2. 불확실성, 불가해한 충동과 우연의 미학 -

어느 것 하나에도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극도의 불확실성과 우연성으로 가득한 도시 -
‘...이 곳에서는 모든 것이 너무도 빠르게 일어난다. 돌연한 변화. 어느 한 순간에 진실이었던 것이 다음 순간에는 진실이 아니다.’
“...이 곳엔 분명한 것이 없습니다.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 다행인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기존의 질서와 문화, 규범이 철저히 파괴되었다는 (무엇도 예상할 수 없다는 - ) 것만으로도, 확실히 최악의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걸지도 모르겠다 - )
이러한 우연에는, 비이성적인 - 불가해한 충동들이 포함된다 (‘그땐 내가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 ’, ‘순간 나도 모르게 - ’ 등으로 표현되는 - )
(폴 오스터의 소설에는 불가해한 충동으로 인해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는 인물이 자주 등장하나 - 여기서는 의미있게 따로 다룰 정도로 크진 않은 듯?)

결국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이 모여 필연이 되는’ 전개이다 (우연과 불가해한 충동들을 일종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몸을 맡기는 - )
(초반에 등장하는 넝마주이 - ‘쓰레기 수거인’과 ‘물건 사냥꾼’도, 결국은 우연성과 ‘직감’에 관련된 이야기인 듯하다 - )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모든 전개는 우연 - ‘기적’과도 같다 (이사벨을 만나고, 도서관에서 사무엘을 찾고, 워번 하우스에 들어가는 등 - )
하지만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만할 때마다, (무언가 (아슬하나마) ‘확실한’ 것을 찾을 때마다 - ) 또다른 우연(불운)으로 인해 그것들은 모두 좌절되고 만다
(이사벨의 죽음, 불타 버린 도서관과 사무엘의 책, 유산, 몰락한 (파산한) 워번 하우스 등등 - )
언제나 확실성에서 쫓겨나 우연, 불확실성 속으로 몰려난다 - 결말도 결국은 도시 밖,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 모호한 불확실성 속으로 나아가는 것 -

3. 언어와 소설(글쓰기) 및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하여 -

이 부분은 내용 전개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서 꾸준히 언급된다 (소설에 이런 걸 끼워넣는 걸 좋아하는 듯-_ )
일단 소설 구조 자체가, 주인공이 공책에 쓴 ‘편지’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 (그 편지가 도착했는지 어떤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 )
곳곳에서 - 간략하게 언급하는 것도 아니고 꽤나 장황하게 (개념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걸 보면 - 확실히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끼워넣은 건 아닌 듯하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폴 오스터가 애매하게 써놓은 걸) 아직 내가 자세히 썰을 풀 내공이 안 되는 것 같아서-_ 일단 부분 (편집 - ) 발췌로 대체한다
(나중에 시간날 때 - 이 막연함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쌓이고 나면 (만약 그럴 의욕이 생긴다면-_ ) 그 때 가서 다시 수정해야겠다...-_ )

...이걸 구체적으로 써내려면, 폴 오스터의 다른 책들까지 쭉 읽어본 뒤라야 가능할 듯 싶다 (다른 책에도 이런 식으로 써놓은 게 많던데 - 읽기 귀찮다-_ )

p.s.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긴 글 쓰는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_ (자꾸만 안 써 버릇해서 그런 것 같다...-_ )
p.s.2. 옛날엔 별 생각 없었는데, 이상심리학 시리즈를 읽고 나니 폴 오스터 이 양반은 틀림없이 강박성 성격이 몹시 강한 분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다-_
(이런저런 소재라든지 전개라든지, 글 기저에 깔린 철학이라든지 - 여러 가지 면에서 강박성 성격의 냄새가 폴폴 풍긴다-_ )

'structured thinking > 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파이트 클럽  (0) 2014.01.23
영화, 블랙 스완  (0) 2014.01.22
영화, 인투 더 와일드  (0) 2014.01.22
게임, Dungeons & Dragons Online - Stormreach  (0) 2010.12.16
Respo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