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신비한 동물 사전에 이어서 봤는데... 저번 편이랑은 (막연히 기대했던 거랑은) 느낌 완전 다르다.
신비한 동물들의 우다다닷 하는 활력보단. 뭔가 은근히 억눌리고 꼬이고 에너지가 펼쳐지지 못한... 어둡고 답답한 (서글픈) 느낌이 있다...
(나중에 후편까지 봐야 마무리가 될 듯...)


감옥에서 호송할 때 죄수들이 “그린델왈드-” 연호하는 것도 그렇고. 뭔가 카리스마 쩌는... 이상화된 영웅상이 투영되어 있다...
뒤에 사람들 모아놓고 연설하는 것도 그렇고. 되게 연극적이고. 분위기를 조성할 줄 알고. 감정을 달아오르게 만들 줄 아네... (살짝 히틀러가 연상되네-)
머글들을 상대로 마냥 숨고. 피하고. ‘갈등을 피하기 위해’ 마법사들이 일방적으로 감수해야 했던 온갖 억압. 통제. 유도리없는 깝깝함들...
거기에 쌓인 반감들을 슬슬 긁듯. 과도한 억압의 반작용처럼 자유와 해방과 ‘방종’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을 의탁받듯- 이용하듯- “for greater good-”


“i warn you, your policies of suppression and violence, are pushing supporters into his arms.” (요 대사가 뭔가... 큰 주제를 관통하듯 다가온다...)


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늘... 우월하고 전능하고 ‘마나’ 를 다루는 마술사’ 원형의 양면성- 밝고 어두운 측면을 동시에 자극하는 느낌이다...
순혈의 마법사 지배와 머글 지배- 저런 마법과 힘 어쩌고가 무슨 ‘현자’ 쪽으로 가지 않는 한 ‘다름’과 ‘우월함’의 감각과 연결 안 되기가 더 어렵지 않나...
(power and knowledge to manipulate (or dominate. or destroy) others-)
“magic blooms only in rare souls-” 특별함. 정예. 우월함. 남들과는 다름. ‘선택받은’. ‘선각자들’- 지배와 승리의 감각에 사로잡힌 듯한 느낌이다..


‘freaks and oddities’- 1편의 말썽쟁이 동물들과는 달리. 철창. 구속. 억누름. 학대와 통제- 전시. 구경거리- 타자화와 멸시를 내포하는. 억압의 이미지들...


요 편에서는... 미묘하게... 영화 전체에 걸쳐서 곳곳에서 가족역동을 반복해서 자극하네...


일단 스캐맨더 형제간 역동부터...
‘ministry family 표현부터가- 저녁식사. 초대. 실망 어쩌고- ‘융합적인’ 가족문화에 포섭되는 거에 반감을 갖고 벗어나려 드는 거랑도 연상이 닿고...
잘나고 모범적이고 올곧은. 질서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쟁영웅’인 형과.... 이기적이고 책임감 없는. ‘삐딱하게 구는’ 본인-
그럼에도 *진짜 자기*와 닿아 있다고 여기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따르는’ 솔직하고 자유로운 영혼. ‘책상에 앉아 일하는 게 제일 두려운’. puer aeternus-
서로가 서로의 그림자적인. 애증의 느낌이다... (형제간에 흔한 양상이고... 보면서 뭔가 남 얘기 같지 않네-)
리타와의 관계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보편적으로 세상이 더 가치있게 여기는 건 올곧고 ‘모범적인’ 형 쪽이라는... 미묘한 (체념적인?) 정서적인 쪼-
자기에게 ‘소중한’ 무언가조차. 자기보단 온건무난한 형 쪽을 선택하는 게 으레 그러려니... 지레 물러서듯...
열등감과는 미묘하게 다른... 뭔가 자기와는 다른 세계-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정체성에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싶은 부성콤플렉스적인 영역-


“i think you need to pull your head out of the sand! the time is coming, when everyone, *everyone* is gonna pick a side! even you.”
“...i don't do any sides.”


반면에... 이런 아웃사이더적인. 히피스런. 너드스런 성향이. 다른 쪽에서는 굉장히 가치있게 받아들여진다... (양면성을 띄고 있다...)
으레 괴짜 취급 받을 뉴트를 ‘궤뚫어보듯’ 그 이면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아끼는 덤블도어라든지-
“do you know why i admire you? more perhaps than any others. you do not seek power, or popularity. you simply ask, is the thing right in itself.”
‘남들이 으레 혹할’ 세속적- 속물적인 가치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비계산적이고 선하고 이상주의적인. 꽉 막히지 않은. desirable한 무언가-


(요런 류의 캐릭터에는 내가 살짝 양가감정을 갖고 있는데.. 마냥 긍정적이진 않으면서도. 또 막 쳐낼 수도 없고. 결국은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마법으로 흔적을 추적하고. 동물적으로- 냄새를 맡고. 바닥을 핥고ㅋㅋㅋ 막... “ehh, licking the dirt now...” (ㅋㅋㅋㅋ-)
무슨 레인저- 추적자 보는 듯한 느낌이네. 보면... 소셜하거나 규범적인 영역에서 열등함에도. 자기 영역에선 굉장히 유능하고 전문적이다. (멋있다-)
“that’s because you’ve gone *middle head*!” “...excuse me?” (티나 표정 보소.ㅋㅋㅋㅋ-)
앞에 살라만더도 그렇고... middle head에서 뭔가 뻘하게 터지다.ㅋㅋ 그 뒤에 너드스런 설명이 이어지는 게 더 뻘하네- (뭔가 전형적인 intp스런-)


크레덴스. 버림받은. 상처입은 아이- 사랑과 가족에 굶주렸다고- desperate for love- 진짜 가족을 찾고 사랑을 찾으면 ‘구원받을지도’ 모른다고-
“an obscurus grows in the absense of love, as a dark twin.” (사랑의 결핍과 결부된 공격성. 파괴적인 정서의 덩어리-)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원형적인 모성과 애착을 찾아 헤매는... 짠하고 안쓰러운 느낌이다... “all my freaks think they can go home.” (ㅠㅠ-)
결핍과 공허와 고통 속에서 자기의 뿌리를 찾는 여정- 자기의 정체성이자. 자기의 존재 맥락에 대한 이해이자. 자기 고통의-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
“who am i? i'm tired of living with no name, no history... just... tell me my story, and you can end it after all.” (자기가 누군지 알면 죽어도 좋다고-)
뭔가 남 얘기 같지가 않네... (ㅠㅠ)
저런 상황에서 크레덴스가 당장 길을 보여주는 그린델왈드한테 제 발로 갈 수밖에 없단 것도 너무 공감된다. 나라도 저 상황에선 일단 따라갔을 듯-
“he knows who i am.” // “he doesn't know *who* you are, just *how* you were born!” (맞는 말이지만. 그것도 결국 나중 문제지-)


덤블도어s... 어쩌고 하는 거 보면서... 얘네는 순혈 어쩌고도 그렇고... 우리네 양반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가문.. bloodline에 자아를 의탁하고 있네 싶다.
(문득 크루세이더 킹즈 하던 게 생각난다-)


임페리우스 저주로 납치해서 결혼하고도 아내를 사랑하지 않고. 그 딸도 사랑하지 않고. 인격적인 관계 없이 계속 아내를 갈아치운다는 건...
뭔가 심각하게 신경증적인... 거의 정신증적인... 아니마와 완전히 분리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악행 어쩌고를 떠나서... 그런 상태로 삶의 의미가 있을까 싶은 느낌이다... 왜 살고 있냐. 삶의 낙이 뭐냐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콜버스 레스트랭 4세-5세- 딸은 낳아도 무시하고. 아들을 낳아서 아끼고 대대로 자기의 이름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물려준다라.. 굉장히 크리피하네.-_-
뭔가... 지독하게 얽힌 가족간의 융합..의 테마가 연상된다...
자기가 자기가 아니고. 아들도 아들이 아니고. 개인이 개인이 아닌 채로 그저 가문.. 혈통... 더 큰 덩어리와 한 몸으로써 혼재되어 존재하는...
저런 가족에선 오히려... 리타처럼... ‘꽃’ 취급받고 가족융합에서 ‘잘라내어지는’ 게 (당장은 상처일지라도. 많이; 멀리 보면) 오히려 큰 행운일 수도 있다...


제이콥과 퀴니- 지금은 마법에 걸린. 홀린 상태라지만... (enchanted-) 사실상 첫만남 때와 걍 대동소이하네. 그때 그 광경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
1편에서 살짝씩 느끼던 (거부감 들던) 그 느낌이... 여기선 아예 대놓고 들이밀듯. 굉장히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느낌이다.
파괴적인 아니마... 유혹과 홀림. 끌어들임. 온전한 ‘합일’ 과 동행. 침잠을 요구해오는... 그런 느낌들이 갈수록 또렷하게 구체화되네-
요 퀴니는.. 저번 편에서도 살짝 그랬지만. 여기서는 더 도드라지게... 어떤 인격적인 느낌보다도.. 어떤 원형적인 상. 정서적인 쪼의 덩어리처럼 다가온다...
파리에서 패닉- 비 맞으며 처절하게 눈물- 굉장히 히스테리컬하고 정서에 휙휙 휩쓸리고 의존적이네- 되게 망가지기 쉽고 fragile한 이미지다-
마지막에 그린델왈드의 정서적인 고양- 연극쪼에 혹하고... 결국 그린델왈드한테 가는 것도... 별로 놀랍지도 않다.
최후의 끌어들임.. “walk with me. ...(절규하듯-) walk with me!!!!”에 코왈스키가 “you're crazy.” 이번엔 또렷하게 말로 꺼냈네- (명시적인 거부. 분화-)


저번 편이 그 한 편으로 완결적인 느낌이었다면... 이거는 요 한 편으로는 감정흐름이 완결이 안 되는... 어떤 중간다리스런 (마무리가 안 난) 느낌이다.
다음 편이 나오면 또 찾아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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