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먹으면서 생각없이 볼 예능 찾다가... 마침 눈에 띄어서 다운받다. (아이돌 리얼리티는 오랫만에 보는 거 같다)
첫화부터 정주행- 마지막화 비하인드까지 다 보다. 그냥저냥 소소하게 볼 만하다. 훈훈하네-
영화 보고 리뷰 쓰듯이. 순간순간 드는 느낌들 적어놓고 모아서 정리하다. (뭘 보든 간에 가급적 주관적 감상을 충실하게 남겨두려 생각중이다.)
(일단 적극적으로 투사하고. 거기에 동일시하는 게 아니라 분화시키는 식으로-)


아이린 예리. 다른 방송에선 거의 얼어 있어서 살짝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자기들끼린 편하게 잘 노네. 이래서 리얼리티 리얼리티 하나보다.
나머지 넷한테도 어느 정도 동일시의 여지가 있음에도... 아무래도 시청 포커스가 조이한테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
조이 좋다 조이.ㅋㅋ 눈빛 좋고. 능글잼 좋고. 3.5차원스런 정신세계-개그센스도 내 취향이고. 어쩌다 엿보이는 뉴로틱한 끼미마저 나쁘게 안 보인다.
나도 조이처럼 능청스레. 가볍게 잘 놀리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웬디 놀려먹기가 궁합이 잘 맞네.ㅋㅋ
슬기는 여기서도 적극적으로 끼기보단 걍 지켜보면서 배시시 웃는 역할이고. (웬디에 비해 ‘놀려먹는 맛’은 확실히 덜할 것 같다.)


“원래 비밀이 있다면 귀여우려고 자른 게 아니에요. 시크하려고 자ㄹ...(른 거에요)”


조이.ㅋㅋㅋ 시즌1마냥 해외여행 기대하고 있다가 점점 실망하는 게 보인다. 본인은 크게 티 안 내려는 거 같은데... 뭔가 걍 보인다.
솔까 나라도 그러겠다... 아무리 국내에 좋은 데가 많다고 해도 타이 파타야 이런 데랑은 임팩트 자체가 다르지.
시즌1에 자기 없이 태국 다녀온 거 봤으면. 자기 있을 때는 당연히 더 좋은 데로 가야지... 식의 생각이 들 수도 있고.ㅋㅋ 이래저래 기대가 컸을 텐데.
확실히 여행이란 게. (실질적인) 가서 뭘 하느냐보다. (상징적인) 어딜 가느냐 그 자체가 내면에선 훨씬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다.

“저는 사실 잔디밭 보기 전까지 시골의 정을 체험하러 왔구나, 이렇게 된 거 마음을 비우자, 했거든요...” ㅋㅋㅋㅋ


끝까지 의심을 못 버리는.ㅋㅋㅋ 1박2일처럼 무슨 복불복 끼니 미션이라도 있을 줄 알았나. (그런 걸 기대했나)


동물... 동물 좋아하거나 무서워하거나 하는 건 크게 두 가지가 있지 않은가.
말 잘 듣는. ‘착하고’ 비계산적이고 단순한. ‘순수한’ 동물에 끌리는 이미지. 혹은 통제되지 않는 본능과 ‘야성성’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된 느낌...
액티비티나 각종 체험에서도 그렇고 뭔가 이런 쪽에서는 계속 아이린-예리가 엮이는 것 같다. 둘이 살짝 느낌이 겹치는 게 있네...


아이린. 레드벨벳 처음 나왔을 때부터 외모+분위기론 눈에 젤 띄는 멤버였는데. 뭔가... 묘하게 감정에 서툰 면이 느껴져서 이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옛날 무슨 인터뷰 같은 데서. 속내 깊숙히 들어오는 질문에는 거의 대답 못-안?- 하고 얼버무리는 걸 봤던 기억도 있고...)
(동질감에는 조금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다섯 명 중엔 젤 좋아했을지도. but 지금은 아니다)
나긋나긋 조용한 분위기에. 섬유유연제니 다림질이니... 리더에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뭔가 보수적인? 모성성을 암시하고 있는 느낌이다.
센티멘탈- 여성여성하고 섬세하고 fragile한 느낌. 동물 높은 곳 물 무서워하고 말할 때 특유의 느낌 등등... 모든 이미지가 하나로 수렴하는 느낌이다.


멤버들이랑 있으면 편해서 그런가. 멤버들 사이에선 섬세함보단 뭔가 외적으로 열혈스런ㅋㅋ 모습이 지배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편할 때랑 안 편할 때의 괴리가 유독 좀 큰 것 같기도 하고.ㅋㅋ)


웬디. 올라프 닮았다는 게 뭔 느낌인지 알 것 같다. 특유의 개구진+쭈굴한ㅋㅋ... 표정이 있네.
외국 살다 와서 그런가. 표정부터 언어. 표현들이 뭔가 스트레이트해서 귀엽다. 뭘 하든 반응이 크고 생생하니 놀려먹기 좋은 느낌이다.ㅋㅋㅋ

웬디처럼. 이타적으로 다른 사람 이것저것 챙기고. ‘착하고’. 진지한 속얘기 하고. 단순 성실 이것저것 다 받아주는 캐릭터는...
분명 여전히 (내게) ‘좋음’의 범주에 속해 있음에도. 설렘이나 이상화와는 거리가 먼. 이미 과거에 속하는. (반쯤) 지나간 가치에 속하는 캐릭터다.
슬기처럼 모범적이고 순하고 천진하고 노잼인;;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존중할 만한 ‘좋음’의 가치지만. 내가 이끌리는 ‘좋음’은 아니다.
(여기저기 얽혀 있는 ‘실력’. ‘우수함’. ‘유능함’의 이미지는 일단 접어두고 생각하기로...)
웬디-슬기 둘이 기본 정서가 얼추 (다르면서도) 비슷해서. 붙여놓으면 서로 죽이 잘 맞을. 모날 일이 잘 없을 조합이란 느낌이다...


요런 식으로 보다 보니. 뭔가 조이만 따로 독보적인(...) 캐릭터로 다가오는 것 같다. 내가 조이를 눈독들여 보는 이유이기도 하고...
조이의 저 능청능청한 여유부림 좋다.ㅋㅋ 내가 바라는 너굴스런 느낌과도 겹치고. 조이 없었으면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더 차분;;해졌을 것 같다.
게임할 때나 멘트 치고 들어올 때 보면 은근 잔머리도 굴리는 거 같고... 전체적으로 감이 좋은 듯-
뭔가 서로 쿵짝 잘 맞는 ‘순한’ 두 언니들;;이랑은 확연히 차별화되는 감성. 한 번씩 꼬아들어가는.ㅋㅋ 개구진ㅋ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그와는 별개로. 드물게 여기저기 묻어날락말락 하는 (전반적으로 깔린?) 살짝 니힐한?가라앉은?센치한?모드가 있는 듯.
가끔 보면 유독 생각많아 보일 때도 있고. 은근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엿보일 때도 있고...
옛날에 우결에서 봤던 (처음 봤을 때의) 세상 해맑을 것 같던 느낌에 비하면. 뭔가... 이중성?이라기보다 입체성. 다면성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새벽감성 셀프캠ㅋㅋ에서 뭐라 했을지 궁금하네.) (난 사실 사람 볼 때 이런 지점이 더 궁금하다...)


예리에 대해서는. 걍 그 나이대 새침발랄한 애 느낌이라.ㅋㅋ 뭘 깊게 생각해볼 일이 없었는데. 초통령이라.ㅋㅋ 꼬맹이들한테 인기가 압도적이네.
밝고 해맑은 느낌과는 별개로. 뭔가 첫인상보단... 차분한 에너지가 강한 것 같다. 미묘한 자기절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멤버 중에 보자면. 아이린과 조이의 중간쯤ㅋㅋ 되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능청발랄 하면서도 둘을 섞어놓았을 때 아이린에 더 가까운 느낌-)
나름 갓 스무살 되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들도 하는 거 같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사는 듯. 풋풋하고 보기 좋네.




아무래도 국내여행이다 보니까... 이것저것 즐길거리가 많음에도 ‘이국적인’ 다이나믹함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예상된 귀결이다...)
(아무리 국내 오지 시골에 집어넣고 똑같은 걸 시켜놔도 정글의 법칙이랑 같을 수 없는 거랑 마찬가지로.ㅠ)
그걸 커버하려면 뭔가 놀이처럼 상징적인. 좀더 여행에서 이국적인 걸 연상시킬 컨셉이랑 기획이 필요할 텐데.ㅋㅋ 뭐 그냥저냥 쏘쏘 낫배드-
(무슨 1박2일마냥 다이나믹했으면 보기엔 더 재밌었겠지만ㅋㅋ 멤버들 몸상태가 번갈아가며 메롱이라... 더 하드한 건 무리였겠지)
+럭셔리투어 보고 나니. 나도 오랫만에 비싼ㅋㅋ밥좀 먹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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