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면의 과학 The Science of Sleep

예-전에 한번 봤었는데 (기억 안 나는 걸 보니 당시에는 이해 못했었나 보다) 최근 재개봉 어쩌고 하면서 여기저기 홍보하길래 다시 한 번 보다.
근데... 음...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유아적인. 미성숙과 부적응의 이미지로 꽉 들어차 있어서.-_- 보면서 무지 깝깝하다.
(창의력이니 기발하니 어쩌니 하는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 그걸 진짜로 중요하게 만드는 건 그 기저의 심리적인 의미. 정서다...)
어릴 떄 살던 방. 장난감. 꽉 끼는 옷. 작은 침대. 엄마... 창의성. ‘예술가’. 꿈. 환상. 분열... 어쩌고저쩌고...
아마 예-전같으면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 스테판에 나 자신을 이입하면서 봤을 수도 있겠다.
but 지금의 나는 ‘원형에 사로잡혀 있던’ 미성숙한 과거의 나를 파묻어버리려 들고 있기에. 여기에 경계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ashes to ashes.
저런 건 창의적인 것도 뭣도 아니고. 그냥. 환상에 지배당하는. ‘사로잡힌’ 거다. 정신병 수준으로 컴플렉스에 ‘먹혀버린’ 느낌...
매사가 자기한테 시작해서 자기한테로 끝난다는. 타인이 없다는 거... 스스로 ‘빠져나오기’ 전까진 본인이 문제라는 걸 죽어도 모를 거다.

“i can't understand you guys when you talk to me in two different languages. it makes me feel *schizometric*. schizo, schizo...”
--“‘schizophrenic’. that's the word you're looking for.”

(저런 사람이) 으레 그렇듯. 꿈에서든 언행에서든. 쭉. 주변에 대한 공격성이 (때론 대놓고. 때론 미묘하게) 묻어나는 게 느껴진다.
애초에 달력에다가 왜 비행기 참사와 멕시코 지진 같은. 섬뜩한. 파괴적인 이미지들을 넣고 싶어할까.-_-
disasterology... “it's the customer that needs a little bit of a sense of humor.” 근데 내가 보기엔 정작 진짜 유머감각이 실종된 건 본인이다.
같은 일 하는 사람 면전에 두고. 대놓고 최악의 직업이라느니. 끔찍하다느니...
주변 사람들이. 스테판 입장에선 ‘천박하고 상상력이 결핍되어’ 보일지언정. 스테판을 어지간히 배려해주고 있다... (본인은 죽어도 모르겠지.)
특히 스테파니 같은 경우는. 아예 스테판 같은 타입에 과하게 연민을 느끼는... 느낌이라. 살짝 걱정스런... 느낌도 있다.-_-

꿈이 지나치게 자아동조적이란 느낌이다. 실제 꿈을 모델로 한 건진 모르겠는데. 내 꿈 돌아가는 방식이랑 비교할 때, 아주 자연스런 느낌은 아니다.
소망충족에 주를 이룬 느낌도 있고. 말장난. 언어유희가 주를 이루는 등. 꿈이 죄다 프로이트적이란 느낌이다.
꿈 구조가 단순하고 별반 깊이가 없는. 감정선까지 대놓고 self-explanatory한 느낌이라... 굳이 길게 얘기할 게 없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건 스테파니고 섹슈얼한 건 사무실 여자... 어쩌고에서는 ‘성녀’와 ‘창녀’의 분리가 연상된다. (보통 어머니한테 얽혀있을 때 저러지 않나...)
--“you know the goat on the cliff? it's a sex position.”
“...i know it's hard for you to understand, but not every man is a sex maniac, you know.”
--“like every woman is *romantic*?”

--“why do you do this to me?! what have i done to you?! tell me what do you want me to do. why me?”
“because everyone else is boring. and because you're different.”
뭔가. 로맨틱하다면 로맨틱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깝깝한 버전의 아노말리사 보는 느낌으로 다가온다.-_-
스테파니가 스테판의 머리를 쓰다듬어 줌에도. 전혀 해피엔딩의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오히려 슬픈. 측은한. 안쓰러운... 느낌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