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Posted 2017. 6. 27. 19:28,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최근 내가 여러모로 관심있는 테마가 오이디푸스적 갈등. 살부신화의 이미지이기도 하고. 살짝 공포영화 삘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고른 영화다.
그닥 무서운 느낌은 아닌데... 좀 징그러운 장면들이 듬성듬성 있다. 기생충..에 대한 혐오감.. 역겨움 섞인 두려움의 느낌이다.


고대인들의 ‘신’이라 간주될 법한 형상과. 인류 존재의 맥락에 밀접하게 관련될 법한 단서에 들뜬 건 이해하지만...
애초에 창조주?들이. 와서 자기들을 찾길 바란다고 단정짓는 것 자체가.. 판단보다는 믿음의 영역에 있다. 걍 본인들이 그렇게 믿고 싶은 거겠지.
“...how do you know?” “i don't. but it's what i choose to believe.” (영화 안에서 걍 대놓고 인정한다...)
사실 애초에 창조주인지도 잘 모르겠다. 고대인들이 그들을 신처럼 받들어 모셨다는 것-정황- 말고는 딱히 근거도 뭣도 없다.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본인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신화와 신에 대한 이미지. 환상들을 거기다가 고스란히 갖다 투사한 것에 가깝다.


나이브한. 일방적인. 맹목적인 투사가 점점 실제와의 괴리를 드러내는... 투사대상에 대한 일방적인 실망. 분노. 좌절의 이미지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답정너마냥. 처음부터 듣고 싶은 대답은 정해져 있는데... 드러나는 모든 정황은 그것들을 좌절시키는 것들뿐...
처음부터 끝까지 잊을 만하면 믿음faith...을 들먹여대는데... 믿음도 어지간히 해야지-_- 개뿔 좀 유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내부 구조나. 벽화. 조각. 기계. 석상까지... 전반적인 이미지가. 최첨단. 미래적이기보다. 까마득한 과거.. 종교틱한 고대 유적. 고고학적 발굴..의 느낌이다.


인간들 하는 짓들을 보면 레알로 나이브함+안이함+멍청함의 극치다. 답답하기 짝이 없다.-_- 왜 이 영화를 욕하는 사람이 많은지 알 것 같다.
첨 보는 행성에 내려 파악도 안 된 곳을 들어가는데. scientific expedition이라고. 무기는 필요없다고... 하는 것부터 그렇고...
창조자가 테라포밍하고 있어 우왕~ 하면서. 대뜸 낯선 곳에서 헬멧을 벗어버리는 건... 단순한 멍청함 이상의 어떤 믿음..이 작용해야 가능한 일 같다.
쫓기는 홀로그램도 봤고 대놓고 시체가 있는데도. 위험요소 파악할 생각은 1도 없고.. 고고학적 발굴 보존도 대놓고 개판이다.
애초에 민폐덩어리들... 오합지졸인 걸 강조하려고. 전문 특수 팀이 아니라 사적으로 여기저기서 고용한 학자들로 설정했나 싶기도 하다.


“where do we come from? what is our purpose? what happens when we die?”
애초에 나는 -인류 단위로서의-이 질문이 -나한테-중요하다고. 혹은 무슨 대단한. 의미있는. 정합적인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 질문의 답에 심하게-_- 집착하는 등장인물들에 그대로 이입하기보다는. 뭔가 한발짝 떨어져서 보는 느낌이다.
굳이 인류 단위까지 가서 나를 이입해서 생각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내 주변 맥락에서의 내 위치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느낌이다.
(밑에 문단을 써놓고 보니. 내가 인류 전체를 싸잡아 우리로 칭할 만큼 인류애가 충만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_-나는 걍 나니까.)


질문을 그대로 뒤집어보면... 1) 우리는 -우리 차원에서 보이는-존재의 무맥락. 무의미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을 느끼고...
2) -우리가 인지할 수 없으니 아마도 더 고차원으로부터 주어진-삶의 목적. 의미. 맥락이 존재하기를. *우리가 특별하기를* 바란다 정도가 되는데...
애초에 그런 갈망이 없다면 실상이 어떻든 중요할 리가 없고. 실상이 어떻든 우리에게 그런 갈망이 있다는 건 이미 사실이고...
그러니까. 실상이 어떤지에 집착하는 건. 잘돼 봤자 그 갈망을 확인하는 데 그칠 뿐인... 거진 답정너나 다름없는 물음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환상의 증명..에 집착하고 거기에 휘둘리기보다. 내면의 갈망..에 얽힌 서사 자체를 먼저 다루는 게 답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주인공 좀 짱인 것 같다.-_-b 이쁘고. 은근 귀엽고... 멘탈갑.. 신체능력도 쩔고. 배가 쪼개졌는데도 강인함 와따에. 결단력. 행동력이 장난 아니다...
(은근 쓸데없는 고집 있고. 뭔가 답답한 외곯수-_-적인 면이 있는게 흠이지만;; 단점이라기보다 동전의 양면 느낌이다.)
십자가 들고 다니고. 죽어버린 아버지에 대한 환상.. 백색투사를 갖고 있고. 창조주?에 대한 환상을 갖고 거기에 끝까지 집착하는 면모를 보인다.
이상적인 부모 이미지에 고착되어 있는.. 부모이미지와 분화되지 않은. 현실적인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doesn't everyone want their parents dead?” “...i didn't.”
(그보다는 -초자아로서의. 극복의 대상으로서의- 같은 편 성이 죽길 원하고. -이상화된- 반대편 성과 그 이상화된 성질들을 갖길 원하겠지...)


데이빗은 처음 와서부터 쭉 거의 독단행동에 가깝게 대놓고 함부로 행동하고 있는데도. 로봇이라 모든 추궁과 의심을 피해가는 느낌이다.
글도 읽을 줄 알겠다. 말도 할 줄 알겠다... 딴 사람들은 모르는 맥락을 벌써 다 알고 머리 꼭대기에 서 있는 느낌이다.
애초에 무슨 대단한 창조욕구가 있었다기보다.. 주인공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창조주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에 전염된 듯한 느낌에 가깝다.
부모가 동경하는 부모의 투사대상에 동일시하고파하는... 부모보다 위대해지려는. 부모 머리 꼭대기 위에 서려 드는 애 같은 느낌이다.
욕망 자체는 애 수준인데.. 스스로를 감출 줄 알고 실제로 인간들 머리 꼭대기에 있으니. 실제로 욕망을 실현할 능력이 있으니 문제가 되는 느낌이다.


바닥에 열맞춰 늘어선 숨쉬는;; 장독대...에서 뭔가 식객스런-_- 한국적인 이미지가 스치는 느낌이다. 미생물 배양이란 점에서 비슷한 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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