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바이드 The Divide

Posted 2017. 12. 3. 16:39,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예전에 폴아웃 하면서.. 누클리어 아포칼립스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체크해놨던 영화다. 체크해둔 건 한참 예전인데 이제서야 보다.
생존과 생존주의survivalism...에 대한 로망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서 감상 포인트가 많이 다를 것 같은 느낌이다.
(인간군상들 꼬라지 돌아가는 거 보는 게. 뭔가 폴아웃 볼트...가 연상되고. 하나둘씩 멘탈 터져나가는 건 예전에 해봤던 림월드...가 연상된다.)
고어함이 연상되는 장면도 많고. 피. 시체 등등... 편하게 볼 영화는 아니다.-_-



애초에 생존과는 1도 안 어울리는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골수 생존주의자가 정성스레 준비해온 요새에 무턱대고 난입해 파토낸 느낌이다.-_-
미키 입장에 이입해서 볼 때. 뭔가 눈 뜨고 눈탱이맞은. 봉변당한 셈이라... 깝깝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_-
뭣도 모르고 밀고 들어와서는. 바깥 돌아가는 상황은 1도 모르고. (굳이 알려 들지도 않고) 나가야 된다고 무턱대고 문부터 열어제끼려 들고...
물자배급이라든지 이런 것도. 애초에 뭔 상황인지 모르고 관심도 없으니. 당장 배고픈 게 문제고 불평불만이 나올 수밖에...
(애초에 이런 데-생존상식이라든지- 전혀 관심이 없었으면 모르는 게 당연하려나... 미키가 처음부터 각잡고 브리핑부터 했으면 뭐가 달라졌을지도.)
애초에 같은 감각과 같은 상식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을.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도 없이 무작정 끌고 간 미키의 패착이란 느낌이다...
결국 같이 살아남으려면 공동운명체가 됐어야 하는데. 미키는 (깝깝한) 나머지를 안 믿고. lone wolf마냥. 독단으로 생존의 큰그림을 짜려 했고...
독단적인 배급조절... 따로 식량을 감춰둔 걸. 졸라 버텨야 되는 상황이란 것조차 감이 없는 이들에게 들켜버리니. 걍 망했어요...-_- 아...
(기본적으로 모르는 사람끼리. 불신으로 시작해서 그렇다...ㅠ ‘누굴 믿을 수 있는지.’ 생존주의적 사고방식이 살짝 paranoidic한 뉘앙스가 있으니까 더...


엄마와 딸... 엄마가 칭얼대는 애기 달래는 태도가 묘하게 거슬린다. (오히려 칭얼대는 애한테는 별 감정이 없다...)
애는 분위기 다 파악하고.. 우리 죽는거야? 묻는데. 엄마는 계속 애 얼르는투로.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명상이나 해볼까? 이딴 주의돌리기나 해대고...
솔까. 누가 들어도 빈말-거짓말인데.-_- 애는 ’순수해서’ (이꼬르 멍청해서.-_-) 속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오히려 애 현실감각만 혼란시키지.
애의 그런 두려움을 담아주고 다뤄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저 해리마냥.. 이 순간만 지워버리고. 흘려버리면 그걸로 장땡인 것처럼...


군인들이 난입해서 사람을 납치하고. 총질을 하고 서로 죽이고 죽고. 여길 타겟으로 노리고 온 정황이 명확한데. 너무 위기의식이 없는 거 아닌가.-_-
‘실험체가 하나 더 있다’고 무전까지 했었고. 위치가 훤히 노출된 셈인데. 언제 다시 들이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나였다면. ‘실험체’를 찾으러 다시 오지 않을까. 혹은 자기네 군인이 죽었는데 보복하러 오진 않을까. 방어할 궁리부터 했을 것 같다...


뭔가... 반복해서. 생존주의적 사고방식과 (미키) 거기 대립하는 사고방식 사이의 (델빈+나머지들) 대비가 느껴지는 것 같다.
생존주의적으로는. 명백한 위험요소로부터 숨어 ‘버티는’ 게 기본인데... 무슨 정찰을 나가니. 여기서 ‘앉아서 굶어죽길 기다리지 않을’ 거라느니...
절제와 인고의 이미지 vs.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가만있질 못하는) 안달과 초조의 대비의 느낌이다.
(애초에 핵맞고 습격까지 당한 후에 밖에 나가겠다는 걸. too risky에. 뭐가 위험하냐?로 반문하는 데서부터-_-... 인식 차이가 안드로메다 수준이다.)


미키의 태도에서. 생존지식의 우위에서 나오는... 좀 닥치고 하란대로 하라는. 독단적인. 강압적인 통제와 지시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여럿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물어본 when can we go up?에. when i say so.대신. 좀더 진지하게 몇년.. 식으로 대답했다면 이렇게까진 안 갔을 것 같다.
애초에 미키 말고. 장기적으로 꾸역꾸역 버텨서 생존한다는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이 없고. 혼자서 아득바득 끌고가는 꼴이니...
미키가 그런 식의 강압적. 통제적 메타메세지적 구도를 유지하고. 모두와 반복적으로 마찰을 빚어대니... 뭔 일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느낌이다.
(조쉬) “You got us into this situation, now fix it.” (미키) “I got us into this situation? are you out of your fucking mind?”
당장의 식량통제.. 괴로움-배고픔의 원인이 앞에 있으니. 이 모든 상황의 손쉬운 투사대상이 된. (얼척없는-_-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느낌이다...
이 ‘권위로 모두를 깔아누르고, 혼자 살겠다고 식량줄을 틀어쥔’ 미키를 쳐내린 게... 양아치 입장에서는 진지하게 “i did what had to be done.”인 거다.
(당장 숨통은 조여오는데. 운명공동체란 느낌이 없으니까. 미키의 생존전략에 자신들이 포함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
but... 초자아적인 요소들. 절제와 통제. 규율. 강박적인 면모. 기타 등등이 뭔가 생존에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느낌이다.
모두에게 -달갑잖은-권위와 굴레로 작용하던 미키의 존재가 사라지자. 당장 배는 부를지언정. 점점. 그룹의 생존가능성은 산으로 가는 느낌이다...


미키가 억류되고부터. 다들 배부르게 쳐묵쳐묵하고.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양아치들이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굴고. 하나둘씩 멘탈이 터져나간다...
(애초에. 미키. 에바.. (델빈?) 빼고는 걍 살아있으니까 사는 거지. 살아남는 걸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부류의 인간들이 아니란 느낌이다.)
미키의 주도로. 생존을 목표로 계획적으로 한발한발. 절제. 억제를 통해 나아가던 상황에서. 걍 되는 대로 살아있는... 목표없는. 아노미 상태의 느낌이다.


생존욕구.. 삶에 의욕이 없는 사람을 질질 끌고가는 건. 애초에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게 목적인 생존그룹에 그 자체로 졸라 마이너스 요소인 것 같다...


매릴린. 애초부터 신경증적인 현실도피적. 해리적인 뉘앙스가 다분히 보였기에... 딸 잃어버리고 나서 맛이 간 것도 아주 반전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뭐랄까... 여자가 저런 식의 분열적. 의존적 성별관을 갖고 있으면 세상 깝깝해서 어떻게 살까 싶다.-_- (안 살고 싶을 거 같다)
예를 들어. 허약하고 비리비리한 남자라고 해서 힘과 의존. 피해의식과 권력의 테마에 몰두해서 살지는 않으니까... 성별의 문제이기 전에...


양아치들.. 조쉬 바비. 밖에 나갔다 오고. 피폭되고. 시체 쪼개고... 멘탈이 점점 나가면서. 가학적으로 변하가는 느낌이다.
(난 이 둘이 아직도 헷갈린다.-_- 하는 짓도 분위기도 스타일도 판박이라. 굳이 구분하려 안 보면 긴가민가하다...) (사각눈이 바비. 땡글눈이 조쉬...)
음... 이것저것 쓰려다가.. 굳이 이입해서 자세하게 다루고 싶지 않은 인간상들이라.-_- 이게 뭔 의미가 있나 싶어서. 걍 말다...


양아치들이 사람 쪼개서 버리라고 시킬 때.. 여주가 샘한테 하지 말라고. 안 하겠다고 꼿꼿하게 나오는 데서 살짝 깨다.
뭔가. 인간성의 마지노선.. 같은 느낌이라. 그 선을 넘기 싫을 순 있겠지만... 결국 누군가는 해야 될 공동의 일인데. 누군 못돼서 하고 누군 잘나서 안하나?
(연출 자체가. 무슨. 되게 양아치들이 못되게 강요하고. 여주가 안타깝게. 굴복하는 그런 뉘앙스로 나왔는데.-_- 난 그렇게 생각 안할세.)
(시체 쪼개라고 협박해서 시키는 양아치들도. ‘니 몫의 일을 하라’는 그 요구만 놓고 볼 땐 졸라 못돼 보이진 않았다. 그 전꺼는 지가 다 했으니까...)


샘을 사랑하냐고 물었을 때. 난 당연히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yes란 대답이 나와서 의외였다. (걍 대외적인. 의식한 거짓대답일 수도 있고.)
(명목상 약혼자라고는 하던데. 섹스리스에. 영화 내에서 둘 사이의 쎄한 거리감을 보여주면 보여줬지. 애정을 짐작할 만한 행각은 하나도 없다...)
마지막에. 미키와 샘을 버리고 혼자 탈출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냉철한 선택이란. 자연스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암만 “don't let us die...ㅠ” 해 봤자. 혼자 탈출 안 하면 거기서 셋이 살아남을 방도가 있나? 미키한테건 샘한테건. 같이 죽어줄 의리따윈 없단 느낌이다.
(미키는 애초부터 그리 막 우호관계는 아니었고. 그동안 봐온 꼴 보면 샘한테 오만 정이 안 떨어진 게 더 이상하다.-_-)
하나같이 깝깝하기 짝이 없는-_-인간들 속에서. 에바가 생존본능을 발휘해 탈출하는 걸 보면서. 오히려 미키는 뭔가.. 웃음을 짓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에바 보고 웃은 건 아니지만. (죽은) 아내 떠올리면서 미소짓긴 하더라...


마지막 장면... A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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