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 The Birds

Posted 2017. 9. 14. 14:56,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어느 칼럼에 언급된 걸 보고. 이전부터 여기저기서 자주 언급되고 유명한 것 같길래... 내킨 김에 다운받아 보다.


주인공 여자melanie daniels.. 뭔가 성격 특이하다.ㅋㅋㅋ
철없는 신문사(부잣집?)딸에. 말썽꾸러기에. 능글맞고. 뇌리에 스친 걸 고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즉흥적이고 행동력 쩌는. 무대뽀 기질이 있다.
새 파는 집에 구관조mynah bird사러 갔다가. lovebirds..사러 온 (처음 본) 남자mitch brenner랑 서로 장난으로 엮여서...
금사빠;;마냥 바로 꽂혀서.-_- 차 번호판으로 신상 캐고. 선물로 새lovebirds 사들고. 바로 집까지... 주말에 내려가 있는 bodega bay까지 찾아간다.
(집에다 몰래 선물 놓고 오고 싶다고. 보트를 몰고 물을 건너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범상치 않은 캐릭터다;;;)
그녀의 천연덕스런. 장난끼어린. 내포된 위험성을 모르는... bodega bay 입장에서는 훅 들어온unexpected 침입..에서 이 모든 게 시작된다.
(갈매기에게 공격당하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꼬라보는-_- 게... bodega bay 마을 전체가 그녀를 경계하는 듯한 인상이 있다.)


...lovebirds. well, uh, these are for my sister for her birthday, see, and uh...
as she's only gonna be eleven, i... i wouldn't want a pair of birds that were... too... *demonstrative*.
at the same time, i wouldn't want them to be too aloof, either.
do you happen to have a pair of birds that are... just, friendly?


도입부 새집에서부터 밋치가 언급한. 요런 미묘하게 유지되는 (어정쩡한. 부자연스러운. 우유부단한?) *평형*..에 대한 테마가 반복된다.
(맹한-_- 여교사annie hayworth의 존재부터가.. 그 *어정쩡하기 짝이 없는* 관계 그 자체의 느낌이다...)


so what's the answer? zealous woman, right? clinging, possessive mother? wrong. with all due respect to oedipus, i don't think that was the case.
--then, what was it?
lydia liked me. that's the strange part. now that i'm no longer a threat, we're very good friends.
--then why did she object to you?
because she was afraid.
--afraid you'd take mitch?
afraid i'd give mitch. afraid of any woman who would give mitch the one thing lydia can give him: love.
--that adds up to a jealous, possessive woman.
no, i don't think so. you see, she's not afraid of losing mitch. she's only afraid of being abandoned.


이 대화가 뭔 얘긴지 감을 잡는 데 한참 걸렸다;;; 단순한. ‘옭아매는 모성’에 대한 그런 얘기와는 (얼핏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는 것...
나중에 리디아가 새에 쪼여죽은ㅠ 시체 보고 와서. 충격먹고 드러누운 채로. 차 끓여온 멜라니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좀 더 이 구도가 확실해진다.
(대화가 긴데... 뭔가.. 대화 자체가. 의존의 투사적 동일시의 전형적인 예시의 느낌이라... 전문 발췌해둔다.)

대화와. (유발되는) 감정의 변화를 쭉 보면... 리디아가. 지독한 의존의 투사적 동일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난 이 대화 장면을 보면서.. 리디아가 무슨 중병이라도 걸려서 죽을똥 말똥 드러누운 줄 알았다.-_-)
“i wish i were a stronger person...ㅠ” 운운에서. 나는 열라 나약하고 무기력한 과부 여인네에 불과하다...는 호소의 메세지가 노골적이고...
죽은 남편에 대한 *과도한*의존+이상화와... 남편이 죽고 나서 그 의존을 다시 아들에게 투사하려 드는... (잘 안되는) 느낌이 있다.
뭔가. 리디아가 아들에 대한. 구속과 독립 사이의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만의 삶이 따로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인정하면서... 마음속+태도로는 아들에게 *남편처럼* 기대려 드는데.. 뭔가 온전히는 충족이 안 되는 느낌이다.
“he always done exactly what he wanted to do.”가. 앞에서 보여준 미치의 모습과 모순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맞는 것 같다.
그러니까. 엄마가 미치한테 영향을 끼치고 있는건 맞지만... 적어도 일부는 미치가 *원해서* 그런 거라는.. 미치의 미성숙..의 이미지와 이어진다.
(미치 입장에서. 그는 엄마로부터 아예 떨어질수도 없고.. 그 요구를 죄다 들어줄수도 없는. 어떤 어정쩡한 ‘평형’. ‘타협’ 상태에 있다...)
멜라니의 존재는. 모자간의 결속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게 유지중인) 의존의 투사적 동일시적 관계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게. 리디아..에 대한 위협처럼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이 위협에 실제로 직면하고 다뤄내고. 성장해야 하는 건 결국 밋치다.


영화 전체적으로 애들이... 뭔가 순수하고 그런. 긍정적인 이미지이기보다.. 단조롭고. 분열적인. ‘애같은’... 묘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학교에서. 끝날듯 안 끝나며 끝도 없이 반복되는 돌림노래-_-...를 들으면서. 뭔가 내가 신경이 슬슬 긁히는 느낌이다...)
뭔가 갈등은 ‘나쁜’ 거고... 독립과 자율적인 무언가와 상반되는... 뭔가 무력하고. 나이브하고. 단순한... 그런 이미지들과 연상이 이어진다.


학교와 애들이 새떼에 습격당하고. 곧이어 마을 전체가 새떼의 습격으로. 폭발. 재앙. 불타오르고. 아수라장.. 대혼란이 일어난다.
(지금까지 꾸역꾸역 유지돼온. 불안정한 ‘평형’. ‘균형’이 뒤흔들린. 돌이킬 수 없이 깨져버린...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올 때처럼 홀연히... 알수없이 새떼가 물러가고 나서... 주점에 남은 마을 사람들의 띠꺼운 표정이... 열라...-_- 대놓고 노골적이다... 음...
(영화 초반부터 느꼈던. 마을 전체-마을 그 자체가 그녀를 경계하고 거부한다...는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나라면 뭐라 말할지도 모른 채 멘붕했을 것 같은데.. 멜라니는 그나마 성깔이 있으니.. 싸대기라도 날린다는-_- 느낌이다... 음.)


불타고 무너져내린. 인기척이 사라진. 텅 빈. 고요한 마을의 폐허 위에. 새떼가 잔뜩 앉아 있는... 뭔가 세기말. 파국. 종말적인 이미지다.
애니도 (캐씨를 지키면서) 죽어버렸고...ㅠ 뭔가. 새떼 앞에 무력한. 할 수 있는 게 없는 듯. 꿈도 희망도 없는 이미지다...
새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집 안에 틀어박혀. 바깥으로 통하는 모든 창문과 문과 굴뚝까지.. 나무로 못질해 틀어막고. 버티기에 들어간다...
(뭔가. 압도적인 침입-침투를 틀어막으려 안달하는 건... 뭔가 꿈에서 자주 등장하던 익숙한 이미지다...). 

이미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밋치의 태도가 졸라-_-+ 어물하기 짝이 없으니.. 오히려 리디아가 한술 더 떠서-_- 어떤 결단..을 촉구해오는 느낌이다.
밋치의 태도가 티미하고 답답함에도-_-... 적어도. 그는 지금 어머니의 (노골화된) 의존의 투사적 동일시의 메세지에 반항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어정쩡한* 균형에서. 내적으로도 분명 벗어나기 시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but it's not enough yet... far from enough.)


졸라 꽁꽁 틀어막고. 판자를 대고. 못질하고. 나름대로 대비를 한다고 한 상태에서... 마침내 새떼의 습격이 들이닥친다.
준비가 무색하게. 안전할 거라고 했던 걸 비웃듯... 우다다닥 나무문을 쪼아대서 순식간에 문이 너덜너덜... (실제로 겪으면 레알 무서울 것 같다.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꾸역꾸역. 어찌저찌 막아내는가 싶더니.. 이젠 아예. 문과 창문뿐만 아니라 나무벽 자체가 뚫릴락 말락..ㅠ
퍽퍽퍽퍽. 벽이 점점 너덜너덜해지고... 벽이 뚫려버리면 걍 희망이 없지 싶은 찰라에... 뜬금없이 새떼가 물러가고... 다시 정적이 찾아온다.


멜라니가 정적 속에 들려오는 푸드득 소리를 따라 2층에 갔다가... 도사리고 있던 새떼에 당해 너덜너덜해지고ㅠ 나서야...
현타를 때려맞고 나서야... 밋치가 비로소 우유부단한 태도에서 벗어나. 결단력 있는. (오히려 어머니가 바랬을) 듬직한 모습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필요한 거 척척 지시하고. 단호하게 떠나야 한다는 게.. 좀전까지 확신없는 투로 “i don't know!”를 연발하던 거랑 대조적인 느낌이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뭐가 있을지. 언제 새떼가 다시 공격해올지 모를. 새소리가 점점 커지는 불길한 느낌이 있음에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안식처를 떠나. 기존의 *균형*에 파괴를 가져온 새떼 사이로 불안한 발을 내딛는... 미치의 어떤 성숙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보고 나서도. 그닥 새가 무섭다는.. 느낌으로 이어지진 않는 것 같다. 동물의 공격성이란 주제는 뭔가.. 우리집 고양이만 봐도 익숙한 주제다.ㅋㅋ)
(영화를 보고 나서. 어렴풋한 느낌이 구체적인 형태로 빡 안 올수록... 구구절절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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