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Gregory Hamilton - 대상관계 이론과 실제 (학지사) 사례에서 발췌.


 43세의 정신의료 사회복지사인 J.G는 항우울제의 도움으로 심각한 우울증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회복되어 가고 있을 때 심리치료를 받았다.) 심리치료를 시작했을 무렵 그는 실직한 상태였고, 결혼생활은 파탄 직전에 있었다. 그와 아내는 그들이 만족스러운 관계를 다시 시작하도록 상호 비난이 상당 기간 멈출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몇 달 동안 별거할 계획을 세웠다.

 이 환자는 인지치료에 정통했고, 자신의 자기패배적인 방식에 대해서도 책에서 읽어 보았다. 그는 자신의 자기기만과 합리화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도움을 받고 싶다고 치료자에게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자기기만과 우울증에 관한 책을 읽는지 이야기했다. 그의 아내가 직장에서 돌아오면, 그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신이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제 이해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의 아내는 말을 듣다가 참을성을 잃게 되었고, 만일 그가 일자리를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책을 읽는 대신 일자리를 찾았다면 이미 찾았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환자는 비슷한 설명으로 치료시간을 채웠다. 그는 그의 이해를 인지적 관점에서 정신분석적 관점으로 바꾸었다. 치료자는 처음에는 환자가 자신의 합리화와 성공에 대한 방어에 관해 통찰을 얻어 가는 것에 고무됐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후에도 J.G의 통찰은 좀 더 효율적인 기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치료자는 지루해지고 낙담했으며, 마침내 J.G가 실행에 옮기도록 직접 권장하고 싶어하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치료는 궁지에 빠졌다.

 치료자가 그들이 궁지에 빠졌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할 때까지 교착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J.G는 자신이 지난 5년 동안 세 자녀의 아버지와 가장에서 전업남편으로, 그리고 우울한 신경증 환자로 바뀐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이야기에는 그가 일했던 지역사회 정신건강센터에서 그가 어떻게 실무진의 직면을 받고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터놓고 이야기해 보자는 명목하에 그의 동료는 그를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모멸감을 느꼈지만 정중하게 받아들였다.

 이 사건은 그의 아내가 그의 바람과는 달리 직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던 때에 일어났다. 그는 점점 더 통제하려 했고 더 많이 요구했다. 아내는 그가 다른 생활방식에 대한 그녀의 요구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이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그는 이해한다며 자신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그들의 역할에서 일정한 변화를 위해 협상하지 않았고, 아내가 바라는 모든 것에 동의했다. 직장에서의 그의 수행은 계속 저하되었고 결국은 해고를 당했다. 이때 그는 반복해서 발생하는 우울증과 발기부전을 경험했다.

 치료자는 환자가 끝없이 이어지는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끼어들었다. 평소의 비직면적인 접근에서 태도를 바꾸어 그는 불쑥 질문을 했다. “당신은 동료의 직면을 왜 참았나요? 당신은 왜 자신을 우습게 만드는 일에 참여했나요?”

 J.G 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갑자기 동료에 대해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는 격분했다. 불만이 높아지면서 그는 치료자가 그를 직면시킨 데 대해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표현했다. 비록 치료자가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치료자가 민감하지 못하게 자기를 대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 뒤 그는 침착해졌고 그날의 회기는 평소처럼 끝났다.

 다음 회기에 J.G는 자신의 꼴사나운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치료자가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했을까 봐 두려워했다. 치료자는 J.G가 부정하는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두는 대신, 그가 도움을 지배하는 것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도움받는 것을 원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G는 자신이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지만, 그는 자신의 소망을 가식적인 순응 뒤에 숨겼다. 치료는 다시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후략...)


박종수 - 융 심리학과 정서 (학지사) 中 p.358-359 발췌.


 ...그는 다른 사람의 주장에 순응하면서도 그런 행동을 원망하고, 자신이 무능하여 복수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더 강한 분노를 느꼈다. 그는 일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내에게 복수했으며, 가족 안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외면함으로써 아내와 가정을 파괴시킨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자신을 처벌했다. 치료과정에서 얻은 통찰력을 실행하지 않거나 방치함으로써 치료자의 노력을 좌절시키기도 했다.

 J.G는 자신의 분노를 발산하고 어느 정도 만족을 얻는 승리를 경험했지만, 무기력한 상태에서 수동적인 공격성을 보인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지는 못했다. 그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동시에 느꼈고, 건설적인 행동과 파괴적인 행동이 예측 불가능하게 반복되었다. 아내와 동료 그리고 치료자에 대한 분노와 복수 감정은 자신을 처벌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그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나름대로 만족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양가감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아내가 지나치게 화를 내는 그를 억압하지 않자, 그는 자기패배적인 행동을 덜 하면서 가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후 점차 화를 덜 내게 되었고 자기주장이 긍정적으로 강화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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