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 잠

Posted 2019. 8. 5. 11:40,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

누가 (+모 연예인이..) 읽었다고 해서.. 사실 이 작가한테 큰 기대 안 했지만-_- 테마적으로 내 관심사랑 겹치니까 혹여나.. 걍 속는 셈 치고 봤는데...
아오...-_-근데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맘에 안 드네.-_- (짜증나네-)
반 정도 읽고 이걸 더 읽어 말어 생각하고... 1권 다 읽고 2권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_-... 시작한 김에 2권 펴고부터는 걍 생각 비우고 쭉쭉 읽어나가다.
뭔가 살짝... 유치한 관념소설 보는 느낌이다. (자기 에고 자기 쪼에 사로잡힌 듯...) (나만 이렇게 느낀 건 아닌 거 같다.-_-...)
읽으면서... 뒤쪽 얘기가 앞쪽의 푹 쩔어진 정서적 톤을 갈아엎는 ‘변환’ ‘각성’의 얘기가 아니라면 좋은 얘기 안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음...


꿈이나 신화 민담 같은 거 모호한 거 보다가 이런 소설 같은 거 읽으면 아주 그냥.. 대놓고 노골적인. 때려박는 의미들로 푹 쩔여지는 느낌이다...
내가 예술작품 보면서 ‘창의성’이란 단어를 안 떠올린 지 오래되지 않았나... (어떤 내 안에 떠오르는 ‘의미’를 감지하려 들지...)


책 자체가 ‘자각몽’의 테마를 강하게 갖고가는데... 볼수록 여기서는.. 잠과 꿈에 대한 센티멘탈리즘적인 태도의 연장선스런 느낌이 강하다.
오히려 그냥 이 책 자체가 나한테는... 자각몽 운운의 헛발질스런. 나아가 일면 부정적인...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예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_-
작가가 두 권짜리 책을 쓰면서도 그 안에 담겨진 등장인물들(=곧 자기) 문제의 핵심을 (끝내-) 못 보는 것처럼-
의식 바깥에서 떠올라 의식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자아에 ‘적대적인’ 꿈을 의식의 의도대로 통제하려는 게... 오히려 새로운 인식의 싹을 흩어버릴 경우...
자기 아집에 가득 찬 *능숙한* 루시드 드리머가 될수록 점점 더 헤롯이나 크로노스의 화신처럼. 더 ‘강력한 폭군’이 되어버릴 뿐 아닌가...


어머니 카롤린 클라인. 여교수. 유명 신경생리학자라. 수면과 꿈에 대한 첨단 연구 운운... (딱 뇌과학적 쪼네.-_-)
요 카롤린은... 대놓고 강력한 모성콤플렉스를 암시한다. 마치 물고기자리의 게걸스러운 어머니처럼. 아들을 정체성적으로 꽉 틀어쥐고 있는 느낌...
‘아들의 연인한테 조금 전의 (교조적인-) 연설로 강렬한 인상을 준 게 흐뭇한 듯...’
‘자기를 똑 닮은 아가씨... 아들이 이 아가씨와 사귀는 것은 결국 엄마인 자신을 사랑한다는 무의식적 증거라 여기는 카롤린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몽유병 폭식증 운운은... 의식화되지 않은 어둠의 모성. 잔혹하고 게걸스런 ‘집어삼키는 어머니devouring mother’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피해자들이 다 주변 측근의 정체성적으로 강하게 얽힌 ‘모성적인’ 남자들이라는 게 우연이 아니지...)
충족되지 않은 식욕. 칼을 들고 허공을 더듬는 눈. 확장된 동공. 음식을 눈앞에 둔 허기진 사람의 흥분과 만족감... 그 앞에서 공포에 떠는 남편과 아들...
“토스트를 먹을 거야. 야, 너, 식빵이 왜 그래? 도망치지 마. 내가 잘라서 구울 거란 말이야. 배고파. 토스트가 먹고 싶어. 버터랑 잼이랑 발라서.”
살찐 알몸으로. 칼을 들고 (먹음직스런. 무력한. 도망치려는-) 날고기를 (잔혹하게-) 해체해 집어삼킬 듯-
이 ‘황홀한’ 식사의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완벽하게’ 어울리는 소스를 찾아 부유하듯- 저 높은 곳으로 ‘상승’하듯- ‘무한’을 향해 고정된 시선-


“악몽... 샌드위치를 먹던 엄마가 실수로 그의 손까지 먹는 꿈이었다. 불그스름한 소시지 같은 손가락뼈들이 빵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데도 그녀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맛있게 먹었다. 그녀는 지난번처럼 태연한 얼굴로 그의 손을 씹어 삼켰다.”


이 어머니가. 의식선상에선 되게 ‘따박따박’- 이지적이고 이성적이고 고고하고 합리적일라고 구는. 살짝 지 잘난 맛-_-에 사는 사람인데...
잘 때마다 이런 ‘의식의 통제를 잃는’ 준 정신병적인 ‘미친’ 상황이 벌어지는 거에 분노하고 좌절하듯... (‘자각몽’에 매달린 이유가 있단 느낌이다...)
“내 깊숙한 곳에 있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자는 동안 이렇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해...”
(부들부들...)
계속해서 올라오는 적대적인 무의식의 전조를 직면하는 대신. 일종의 정서적 단절처럼... ‘욕망의 대상’인 아들로부터 도망치는 걸로 해결을 보려 들고...
“카롤린은 다시 자네가 보는 앞에서 몽유병 발작을 일으키게 될까 봐 두려워했어.”
but 이 자식을 지배하고 삼키려 드는 어둠의 모성의 문제는 소설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다... (진짜 문제의 해결이 없다...)
말도 없이 도망쳐서 16년 넘게 안 본 거를. 아들이 다 맘넓게 이해하고 용서한다 운운으로만 퉁치는 건 너무 피상적이고...
카롤린이 제6단계에서 해법을 찾니 마니 비장하게 운운했던 거에 비해서... 걍 유전자 문제로. 애초에 무의식의 문제도 아니었던 걸로 퉁쳐버리네.-_-


‘엄마의 문제를 이제 알았어요. 그걸 해결하는 데 평생을 걸 만큼 엄마를 괴롭히는 문제라는 걸 말이에요.’ (어머니의 ‘구원자’로서의 아들-)


요 아들 보면서... 뭔가 깝깝해서... 아주 그냥... 대놓고 과부의 아들. 어머니의 아들인데...
어머니의 ‘아버지를 칼로 긋는’ ‘피에 굶주린’ 장면을 목격하고도. ‘좋은 어머니’의 부정적 면모를 깊숙히 묻어놓듯. 소설 끝에 가서야 겨우 되새기듯...
마치 바다≒무의식≒어머니에 의해 해체되어 버린 아버지를 보고 나서. 지레 겁먹고. 온전히 모성에 투항하고. 굽히고 들어가듯...
‘나한테는 아빠한테처럼 달려들지 않아 천만다행이야.’ ‘나를 토스트로 보지 않아 천만다행이야.’
어머니와 정체성적으로 거의 동일시하듯. 어머니의 가치를 물려받듯- 긍정적인 (일방적인-) 쪼로 대가리가 꽉 차서 아주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무통분만... 되게 고통없이.. 붕 뜬 듯..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통 무관심해 보이는 태아’... 삶은 그저 혼란이고. 계속 잠이나 자고 싶다는 식의 니힐한 쪼....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저 수면교육 운운... 너드스런 아버지와 지배적인 어머니... 내가 볼 때 저긴 좀.. 역기능가정 끼가 있다.-_-
늘 ’꿈꾸듯’- 아침에 못 일어나고. 온종일 피곤하고. 멍하고. 늘 머리에 돌덩이를 얹은 것처럼 꾸벅꾸벅 졸고. 체육이라면 질색을 하고...
“아드님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딴생각을 해요. 가끔 질문을 받으면 어리벙벙한 표정을 하죠. 항상 컨디션이 나쁘고 암송을 힘들어해요.”
평범한 애가 아니라. 이미 미묘한 신경증의 소질을 갖고 있다 애가... but 부모는 그런 쪽으론 생각조차 없지...
애초에 다른 애들은 안 겪는 문제를 얘 혼자 겪는 건데. *왜* *하필* 이런 문제를 겪는지는 1도 관심없고. 그 원인을 볼 생각은 않고-
그저 수면장애. 그저 우연히 겪는 문제로 퉁치고. 그저 뇌과학적 수면의 질 운운으로 잠을 잘 자서 그 문제를 해결한단 식의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머니의 계속된 특훈으로. 또래는 모르고 자신만 아는 게 있다고- 남들과 ‘다르다고’. 뿌듯하게 여기고.. *당연히* 주변 애들은 은근히 얘를 고까와하고...
“교사들이야 학구적이면서도 느긋한 우등생 자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급우들은 잘난 척하고 나댄다고 눈꼴셔했다.”
요런 걸 ‘원만한 학교 생활’이라고 서술하는 것 자체가 (한숨 나오는-) 눈가리고 아웅이자 기만이다. 뭔가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네...
자기가 당시에 *왜* 괴롭힘당했는지 커서도 전혀 인식이 없고. (그저 상대가 ‘나약해서’라-) 윌프레드도 용서 못 했느뇨- 끝까지 본인이 무고한 피해자뇨-


저 자유 의지 운운 하며 손금을 칼로 그어버리는 거... 만약 우리 엄마가 저랬다면 레알로 섬뜩하고..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sanity를 의심했을 거 같다.-_-
‘결국은 자유 의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큰 깨달음을 아들에게 주려면 이깟 상처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but 암만 지 생각만 믿으면서 ‘운명’에서 벗어나니 어쩌니 해도. 진짜로 자기와 아들을 지배하는 *운명*인 모성 콤플렉스에 대해선 1도 자각이 없다는 거...
왠지 오이디푸스가 연상되네... 지략적인 머리굴림으로 스스로 저주를 벗어났다 여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운명 안에서 놀아났을 뿐인...


“무의식이 항상 옳아요?”
“당연하지. 무의식은 항상 옳아. 다른 사람이 조작할 수 없는 너의 자유로운 영역이야.”
(여기서부터 살짝 거슬릴락 말락-)
“그런데 내 무의식은... 수영을 못하게 하잖아요.”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몽유병 증상을 일으키는 게 내 무의식이잖아. 내 생각엔 무의식 아래 깊은 층이 더 있는 것 같아. 일종의 ‘괴물 자아’가.”

굉장히 맘에 안 드네.-_- 지 생각에 무의식은 *항상* 옳아야 되는데. 또 지 딴에 못 받아들이겠는 게 있으니까 다시 ‘좋고’ ‘나쁜’ 둘로 분열시켜 버리듯...
(살짝... 고대 종교에서 ‘좋은’ 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신 이미지의 선악의 이원론적 분열이 연상된다...)


‘모자는 마치 사제 관계를 연상시켰다. ...아들을 가르치는 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지식의 전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 영원불멸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문득 엄마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늘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듯 그를 대할 뿐 한 번도 속내를 드러낸 적이 없었다.’

쭉 별 얘기 없이 자기 꿈 연구 얘기랑 시시콜콜한 얘기만 계속 하다가... 아들 여자친구 문제에선 희한하게ㅋㅋ 촉을 세우고 물어본다는 거...


‘날씬하고 젊은’ 엄마를 연상시키는. 보자마자 ‘놀랍도록 마음이 잘 통한’. 애완견의 눈을 가려 세상을 못 보게 만들던 샤를로트...
영화 전공이라- 온갖 제약으로 카메라로 포착하기 불가능한 영상을 찍는 신기술... (무의식의 포착- 의식화- 살짝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스런 감각...)


이 샤를로트의 악몽을 유도몽으로 치유 운운 보면서... 살짝 헛웃음이 난다.-_-... (가족역동 쪽에 감이 없는 사람은 이런 거 안 쓰는 게 낫지 싶다...)
나라면 이 샤를로트의 부성콤플렉스적 면모와 저 아버지 문제를 더 진지하게 파겠네... (새엄마도 일면 피해자일 수도...)
의지만으로 전혀 다르게 다시 체험... 고통을 기쁨으로 대체... 너무 쉬워 보여. 25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정신 분석 치료를 면하게 해준 초간단 치료였어.”
“우리 뇌의 가능성인데 우리가 쓰지 않고 있을 뿐이야. 상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현실이 된다고 엄마가 가르쳐 줬어.
당신의 시야를 가리던 털을 몇 올 뽑아 준 것뿐이야. 내가 당신 컴퓨터에 깔린 바탕 화면의 이미지를 바꿔 놓은 거나 마찬가지지.”

이 씨발스런ㅋㅋ 잘난척의 쪼... 왠지 이 베르베르.. 혜민 스님이랑 쿵짝이 잘 맞을 거 같다. (요런 쪼의 감각을 원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단 느낌이다...)
예전 다른 책에서 읽었던... 초기 정신과 의사들이 *간단한* 치유를 찾아 뇌를 쑤시며 벌여댔던 온갖 매드사이언티스트적 만행들도 생각나네...


“네가 엄마의 ‘실체’를 알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드디어 이 어머니가 아들을 자기의 ‘근엄한 직장’에 데려가고- (여전한 융합적인 쪼-)
대뜸 실험용 고양이 입양하는 거 보면서... 무슨 이거사줘 하는 초딩이랑 엄마 대화 보는 줄 알았는데.-_- 27살이라...
“그래, 기억나, 너한테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이 있었지...” “꼭 너 어릴 때처럼 하품을 하는구나.” “녀석이 엄마가 핥아 주는 꿈을 꾸고 있나 보다.”
정수리에 USB 단자가 붙은 고양이들... 으레 생각할 앙칼짐보다. 되게 잠 많고. 멍하고. 살찌고. 무기력하고 취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


but. 아들이 엄마의 본거지에 들어와서 그저 그 쩌는 위엄을 보고 우왕- 엄마 대단행- 해야 될 거 같은 느낌과는 달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과시적인-) 엄마가 실험 자원자가 규정 밖으로. 인위적으로. 지나치게 깊은 잠으로 내려가게 방조했다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단순한 심정지 사고’로 넘기는 거에요, 알겠죠? 이 ‘안타까운 사고’가 외부로 새나가지 않게 조심해 주리라 믿어요.”
“과학의 제단에 바쳐진 거죠.”
“그 자리에 있던 사람 하나가 배신을 한 게 내 책임이라는 거에요? 그래요, 누가 입을 열었으니 팀을 잘못 꾸린 내가 책임이 있어요, 인정해요.”
(비아냥-)
“(해고-) 날 꼬리 자르기 용도로 쓴다?” “날 비호해 준다고 약속했잖아!” “어쩌면 날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려?” “나쁜 놈!”
“나한테 이렇게 가혹한 이유가 뭐냐고? 단순히 실험을 하다 불상사가 일어났다는 게 전부 같진 않아.”
(음..-_-)
자기가 뭘 했는지 심각함을 전혀 모르는- 도리어 비아냥쪼에 갈수록 적반하장쪼- 아득바득 지 옳음만 관철하려 드는- (‘아니무스-사로잡힘’쪼-)
이걸 처음부터 다 지켜보고서도. 엄마랑 동일시되어... 오히려 세상이 ‘숭고한 목적을 가진’ 엄마를 박해한단 식으로. 심적으로 비호하는 아들...


나 이거 뭔 느낌인지 알지 않냐. 어떻게든 다다라야 할 되게 숭고한 목표가 있고. 그 숭고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당연히* 목숨이라도 바칠 텐데...
내가 할 수 없으니. 능력이 되는 니가 *당연히* 희생해야 되지 않겠냐. 나라면 *당연히* 희생할 텐데. 너는 몸보신하려 드네? 이기적이네?
어떤 무언가에 자기희생과 헌신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일수록. 같은 상황에서 남의 희생도 일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은근 바라는 게 있지 않나...


의식상에선 서로 모자가 똘똘 뭉쳐갖고 세상의 박해를 이겨낼 듯 (융합-) 둥기둥기 하면서도. but 어머니 아들 둘 다 무의식상에서는 뭔가를 느끼듯...
“어쨌든 당신 어머니는 ‘살인’을, 아니, 사람을 ‘죽였으니까’, 한 사람의 죽음에 ‘책임’이 있으니까요.”
그날 밤에 어머니의 몽유병이 또 재발하고... 충격에 부들부들 하던 어머니가. 아들에겐 ‘아무 말도 없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마치 ‘권위를 잃은’ 긍정적 어머니상의 죽음처럼... 충격받고 멘붕에 불면의 밤에 시달리며 삶의 의미를 잃고 침대에 틀어박혀 허우적 골골하는 아들...
딱 ‘젊은 엄마’였던 샤를로트와도 싸가지없게;; 헤어지고. 유아적인 선물이었던 고양이도 ‘어머니처럼’ 떨어져 죽고...
지금까지의 거의 미친-_- 사로잡힘쪼에 균열이 일어나듯.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듯. 혼돈으로의 침잠과. 어떤 새로운 인식을 위한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서 이 멍청하고 깝깝한 아들놈한테 속으로 욕을-_- 엄청 하면서 봤는데...
뒤에서도 확실히 어떤 깨달음과 변환이 있긴 한데.. 내가 기대한 수준만큼 속시원한 만큼은 아니다... 완전한 해소가 없이 뭔가 찔끔찔끔 야금야금 답답...
‘순수하고’ 창조적인 꿈과 상상력의 가치와. ‘무미건조하고’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의식의 가치의 대극에서...
완전히 한쪽 가치에 함몰될 듯하다가. 뒤에선 둘 다 중요하다는 반반무마니식 가치를 설파하긴 하는데. 얘한테 베이스캠프는 어디까지나 꿈의 세계고...
내가 볼 때 이 책은... 얘한테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어떤 사로잡힘쪼가 강해서. 얘만큼의 깨달음 갖고도 도움이 될 사람들이 봐야 된다...


이 뒤쪽으론.. 뭔가 구구절절 멘탈 갈아넣을 의욕이 안 생기네.-_- 슬슬 늘어지고 맥빠지는 느낌이다...


이후로도 쭉 반복되는 뱀과 거미와 상어와 심해 잠수 운운... 가라앉음drowning과 삼켜짐과 생매장의 이미지들... (에드거 앨런 포가 떠오르네-)


“나는 쥐스틴이 몰아넣었던 타락과 죽음의 길에서 벗어났다. 샤를로트와 함께했을 평범한 삶에서도 도망쳤다. 나는 살아 있다!”
딱 요런 가치편향- 근데 내 생각엔 얘는 (기존 ‘꽃밭스런’ 모성상에 대립적인. 릴리스적인 가치를 표상하는-) 쥐스틴을 좀 더 겪는 게 나았을 것 같다...


세노이 족의 장점을 ‘가져와서’ 통합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자취를 따라들어가서 기존 가치를 버리고 아예 세노이 족 자체가 되어버린 아들... (음...)
이 작가는.. 세노이 족에 레알로 엄청 집착하네.-_- (실제 세노이 족은 뭐 하고 있느뇨-)
세노이 철학 운운에... 호텔 세노이 문화지구 유튜브 강좌 운운 하는 데선 되게 나이브하고 교조적인 쪼가 묻어나는... 유치한 우화 보는 느낌이다.
‘자기가 살고 싶은 세계’ 운운이겠지. 거진 작가 본인의 에고를 핏대올려 강변하듯... but 이딴 거 감명깊게 읽는 사람 있겠느뇨-

‘어릴 적 꿈속의 풍경... 아빠가 만들고 엄마가 가꾼 꿈속에서 그는 행복에 젖는다.’ ‘충만감... 살아 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조화로움...’
“그래, 여기가 바로 천국이야. 필사적으로 싸워서 지켜야 하는 곳이야.”


‘가마우지 알에 금이 간다. 원숭이 한 마리가 알을 훔쳐 달아나다 뱀에게 물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던 갈매기들이 끼룩거리며 비웃는다.’


“당신 어머니는 성교를 무척 즐기셨어요.” ‘자크가 입안에 든 액체를 왝 쏟아 낸다.’ (예측 못하게 훅 들어오는 여기선 피식 했다.ㅋㅋㅋ-)
“당신 어머니는 우리 아버지와 관계를 가졌어요. 그런 면에서 우리 둘은 가까운 사이에요. 벌써 어느 정도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유사 ‘누이동생’-)
“당신 어머니처럼 느낄 수 있게 당신이 나한테 섹스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굳이 어머니처럼?) (모성콤플렉스의 연장선-)


노스피어 운운... ‘종족의 집단 무의식’ 운운 하는데... 융이 말하는 집단 무의식은 이딴 붕 뜨고 감상주의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거 아니다.-_-


‘선한 꿈’과 ‘악한 꿈’ 운운... 선악 이전에 있는 게 의미인데. 의미를 따질 줄도 모르면서 선악만 아득바득 따지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지-


나중에는 섬에 그대로 침잠하기보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파리로 되돌아와 전체 인류의 변혁을 꾀하려 드는데... 나 이 내용도 몹시 맘에 안 든다.-_-...
‘꿈 데이터 뱅크... 뇌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영상으로 전환한다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목표... 꿈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꿈이 영화와 나란히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입증해 보일 창이 생기는 셈이에요.”

여기선 딱- 융이 꿈을 ‘그저’ 환상적인 예술의 영역으로 보고픈 유혹을 쳐내고. 꿈을 인간 자체를 드러내는 진지한 심적 현실로 다루던 거랑 대조된다.
‘칸 꿈 영화제’;; 운운에 ‘꿈의 아름다움과 독창성과 연출력을 평가’하자는 발상 자체가. 그 기저의 진지한 의미에는 거의 관심이 없단 거지...


‘죽기’ 전에 유지를 남기듯- “내가 하던 일을 앞으로는 네가 계속해야 해. 수면의 여섯 번째 단계를 반드시 찾아내야 해.” (뭔가..부담스럽네.-_-)
엄마에 자신을 고스란히 이입하듯. ‘박해받던’ 엄마의 전철을 고대로 밟고 있다는 감각... 얘는 아직도 엄마한테서 못 벗어나고 있다...
고난과 박해를 이겨내고 반드시 엄마의 유지를 이루겠단 쪼에선... 왠지.. 달려라 하니-_-가 연상된다. 엄마 전 달릴 거에요.. 나애리 이 나쁜 기집애...
그럼에도 끝내 감춰진 어머니의 비밀이 있단 거는 어둠의 모성이 인식되지 않았다는 거지. (끝까지 해소가 안 되고 끝난다...)


복어 독... ‘마약과 화학 보조제를 통한 니르바나’라.-_- 나 이 양반 사고방식에서 살짝 위험한 쪼를 보기 시작했다... (딱 약물중독자들이 좋아할 쪼네-)


“이번에는 저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해요.” 여기선 그나마 앞에서의 ‘남 갈아넣기’ 대신에 ‘자발적인 희생’의 이미지를 갖고가고...


이 작가가 얘기하는 무의식이란 게... 되게 프로이트적이고. 그나마도 되게 얄팍하네.-_-... 억압으로 이루어진 부정적인 무의식-
억눌러져 무의식에 ‘가둬졌지만’ 사실은 결코 용서하지 못했다는 것들이... 죄다 성장과 변화에 대한 강요와 압박에 대한 거부의 이미지들이고...
자기가 지금껏 받은 고통에 대해. 맥락과 의미의 이해가 1도 없고. 그저 무고한 자기가 부당하게 받은 ‘박해’일 뿐이고...
자기가 ‘당연히’ 아껴야 할 가족들과 조력자들에 대한 반감이 있고. 자기를 ‘죽이려 들었던’ 쥐스틴에 이끌리는 게. 무의식이 의식을 배반한 증거라고?-_-
“현자의 틀을 썼을 뿐 복수심에 불타는 겁쟁이, 마조히스트인 내 무의식이 하는 말을 이제 듣지 않을 거에요.”
“행동이 늘 무의식에 지배당하다 보니- 앞으로는 내 무의식이 달라지게 만들 거에요. 내 의식이 훨씬 강하니까 잠잠하지게 만들 수 있을 거에요.”

하이고- ‘부정적인 것들이 억압된 것뿐인’ ‘나 자신의 적인’ 무의식을 그 얄팍한 의식으로 *한큐에* 초월하겠다는 감각- but 되겠냐-
애초에 이 양반이 자각몽 운운 하던 게 무의식과의 조화보단 요런 류의 감각이고. 내가 자각몽이나 뇌과학 운운에서 느끼는 딱 그 맘에 안 드는 쪼이고...


자기가 복수심에 불타는 성질 사납고 폭력적인 인간이란.. 수준의 통찰을 의식상에서 못 깨우치고 굳이 수면6단계 와서 한다는 게 레알 재능낭비다.-_-
이후에 이어지는 깨달음 운운의 감각 묘사도... 뭔가.. 순순히 곧이곧대로 안 받아들여진다.-_- 내가 너무 꼬인 건가?


“카롤린은 영원히 잠에 빠진 사람처럼 미동도 없다. 자크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떠올린다.”
어머니에게 ‘부활’과 ‘재탄생’을 가져다주려는 이 ‘어머니의 구원자’로서의 아들의 감각이. 어케 보면 되게 숭고한 측면이 있음에도...
앞에서부터 얘가 어머니한테 거의 함몰되다시피-_- 사로잡혀 있던 걸 쭉 본 상태에서. 지금의 나한텐 마냥 그리 긍정적이게만 다가오진 않는다...


솔직히 쓰면서도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_- 이렇게까지 꼬치꼬치 맘에 안 드는 게 따박따박 떠오르기도 쉽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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