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빌레 비르크호이저-왜리 - 민담의 모성상 (분석심리학연구소) p.129-p.130 中 발췌-


코카서스 민담 《대지가 당신의 것을 소유하려 하네》-


 주인공은 과부의 아들로 죽음이 없는 땅을 찾아 나섰다. 그는 뿔이 하늘에 이르면 죽는 사슴과 마주쳤고, 그 다음에는 배설물이 절벽을 가득 메우게 될 때 죽게 되는 까마귀를 만났다. 그 두 동물들은 신의가 있었던 전령들이었다. 마침내 주인공은 유리의 집에 이르렀고, 거기서 아름다움 그 자체이자 조물주의 창조가 있었던 첫날 창조된 처녀를 만나게 되었다. 바로 그 처녀의 집에서 불멸의 땅을 발견하였다. 그가 무엇을 구하러 왔는지를 밝히자, 처녀는 그에게 생명을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그는 그녀 곁에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천 년 동안을 지냈다. 그러다가 마침내 향수병이 나서, 자신의 부인에게 그것을 토로하였다. 그녀는 그를 집으로 돌려 보내면서, 세 개의 사과를 주며 집에 돌아가서 먹으라고 하였다. 그 사이에 까마귀와 사슴은 죽어버렸다. 또한 그의 가족과 그가 알고 있었던 과거의 세계는 사라져버렸다. 슬퍼하면서 그는 세 개의 사과를 먹었다. 첫 번째 사과를 먹자 하얀 수염이 생겼다. 두 번째 사과를 먹자 거의 죽을 지경으로 쇠약해졌다. 마지막 세 번째 사과를 먹자 그는 죽었다.


p.130-131-

 그는 전형적인 모성의 아들(과부의 아들)로서 피안의 세계, 즉 무의식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그의 멈출 줄 모르는 충동이 그를 거기까지 이끌고 간 것이다. 바닷가 유리의 집에서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배우자와 사는 삶은 무시간성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행복에 싫증이 나고 말았다. 그는 인간적 감정, 인간적 관계를 맺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그를 인간의 세계로 되돌아오게 하였다.

 그를 더 이상 신임하지 않게 된 아니마는 그를 늙게 만들고 죽음을 맞이하게 할 세 개의 사과를 그에게 주었다. 우리 인간을 늙게 만드는 것은 이미 살아버린 삶이다. 모성 아니마의 음식은 원래 삶 그 자체를 의미한다. 종종 신경증적 태도 때문에 삶에서 물러나 있어서 외적으로 전혀 나이가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마치 짚으로 만든 꽃처럼, 외적 형태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실 내적으로는 메말라 버린 상태에 있다. 이는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아야 비로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민담에서 주인공은 피안으로의 여행에서 그리 많은 것을 획득하지 못했다. 겨우 세 개의 사과를 가져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 사과가 이미 살았던 삶을 의미한다고 추론하였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겪고, 죽기 직전에 아니마의 나라, 꿈의 나라에서 보낸 기간이 비로소 그에게 혐오를 일으키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인간적 조건에 속하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자, 마침내 보통의 사람처럼 나이가 들어 죽었다. 또한 우리도 그래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지가 당신의 것을 소유하려 하기》 때문이다. 대지는 영원성을 위하여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었다.

 이 민담은 어쩌면 허무주의적 통찰을 표명한다. 그것은 아니마와의 관계에서 생겨난 것에 대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하고, 오히려 개인적 삶을 견디어 낼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무의식에서 머무르지 말고, 자아의 태도를 강화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여성 인물상의 선물은 단지 그녀가 제공하는 음식이 삶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삶을 사는 동안 내내 《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먹는다는 것은 통합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삶은 우리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통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삶은 죽음으로 끝나게 되기 때문에, 이 민담에서 아름답지만 마녀적 특성의 부인이 음식을 제공하는데, 그런 모성의 음식은 독이 있다. 마찬가지로 백설공주도 어두운 모성에 의해 독이 든 사과를 먹어야 했다; 백설공주는 그것으로 인해 죽었다. 의식의 태도가 무의식에 대해 올바르게 하지 않으면, 무의식은 독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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