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받아놓고... 깔짝깔짝 폰으로 보다가... 컴터 안 되는 김에- 이왕 보는 김에 뭐라도 써보자 싶어서... 끼적끼적 메모해 가며 다 보다...


“원래 나스가 생각했던 ‘사물의 부서지기 쉬운 선을 보는 주인공’의 구상이, 「月姬」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설정의 유용이라고 하기보다는, 원점회귀에 가까운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月姬」와 「空の境界」는 같은 이야기로 다른 완성형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료우기 시키(兩儀 式)-
근원의 소용돌이- 「 」와 닿은 육체 내에, 두 개의 인격- 여성(음)으로서의 시키(式)와 남성(양)으로서의 ‘시키(織)’를 가진 이중인격자-
이름부터가 음양- 태극- 양면성을 암시하고 있고...
파괴충동, 음陰의 어둠, 금기를 담당하는 억압된 인격 ‘시키(織)’- ‘그림자’- 노골적인 대극의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느낌이다...


‘무언가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궤뚫어보고 있는 듯한 그 모습-’
‘한겨울에도 한결같은 전통 복장- 기모노를 고집하고- 복장뿐만 아니라, 행동에도 불필요한 움직임은 한 점도 없고-’
‘머리카락은 흑단처럼 고운데, 그것을 귀찮다는 듯 가위로 자르고 그대로 내버려둔다.’
‘시키를 보는 사람이 남자라면 여성으로, 여자라면 남성으로 잘못 볼 정도의 (중성적인) 미인인데, 아름답다기보다는 늠름한 느낌을 준다.’


이 료우기 시키한테서는, 여러 면모에서 미묘하게 -과거의-나 자신을 보고 살짝 이입하게 된다...
내적으로 이미 ‘완결’되어 있기에, 외부-타인-와의 교류-조율-타협을 필요로 하지 않는-거부하는- 분열성 인격이기도 하고...
단조로운 -그러면서도 효율적인, 초연한- 본능, 정서, 에로스와 분리된 ‘감정의 소외’ 상태이기도 하고...
삶의 실감을 못 느끼는 ‘이인감’- 죽고 죽이는 대결- 극한상황에서만 삶의 실감을 느낄 수 있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이기도 하고...
동시에 직사의 마안直死の魔眼이라는-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 ‘지혜’, ‘마나’를 지닌- ‘특별한, 우월한 존재’, ‘영웅’, ‘마나 인격’이기도 하고...
강인한 신체와 검술- 초연함- ‘죽인다’는 면에서는 ‘동물적인’, ‘원시적인’ 감각을 보이는 ‘girl of the wild’의 상이기도 하다....


료우기 시키: “살아 있는 상대라면, 신이라도 죽여 주겠어-”


오로지 부정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 인격’과의 동침에서... ‘무엇도 바라지 않음으로써’, ‘억압’과 ‘해리’를 통해서 모순을 피해오던...
외부와의 접점을 단절한 채 스스로의 ‘완결성’을 지켜오던 시키에게 다가온... 코쿠토 미키야(黒桐 幹也)-
시키라는 ‘부적응자’, ‘존재부적합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기다려주는- ‘무해함의 극치’인 존재... ‘에로스’, ‘관계성’의 화신 같은 존재다...
오히려 아니마상에 더 가까운... ‘innocent little child’- ‘Eve’- ‘무한히 포용하는’ 모성성에 더 가까운 느낌이고...
이상적인. (현실적이지 않은) 원형적인 느낌... 순수하고 해맑은 게 ‘영원한 소년puer aeternus’의 긍정적인 면모를 암시하는 느낌도 있다...


후죠우 키리에: “그 사람(코쿠토 미키야), 어린애야. 언제나 하늘을 보고 있어. 언제나 올바르게 살고 있어.”


전반적으로.. 스스로 자족하는 분열성 인간이, 일상적인 ‘평범함’과 ‘침투’, ‘관계’에 대해 갖는 양가적인- 두려움과 동경을 암시하고 있는 느낌이다...
(‘소외된 인간’의, 아니마.. ‘감정’과 ‘관계성’에 의한 구원을 암시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


료우기 시키: ‘지극히 평범한 남자- 언제나 멈춰서서 나를 기다려주는 소년-’
료우기 시키: ‘이상하다. 어째서 이 침묵은 따스한 걸까- 이 사람 좋은 소년은, 어째서 나 같은 것에 신경을 쓰는 걸까-’
료우기 시키: ‘지금까지 체험조차 할 수 없던 미지였으니까-’


료우기 시키: ‘저 밝은 세계는 내가 있어서는 안 되는 세계다. 그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한 웃는 얼굴로 나를 끌어들인다.’
료우기 시키: ‘나는 외톨이로 만족하고 있어. 그런데도 너는 나를 방해하고 있네.’
료우기 시키: ‘나는 확신했다. 미키야는 나를 파멸시킨다-’ (완결적인 자폐성을 깨려는 충동. 관계욕구...가 파괴욕구로 표출되는 느낌...)


코쿠토 미키야: “토우코 씨,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오자키 토우코: “상대에게 품은 감정이, 자기가 다룰 수 있는 용량을 넘어버렸을 때겠지.”


료우기 시키: ‘료우기 시키라고 하는 -살인을 기호하는-이상심리자가, 양지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환상을-’
료우기 시키: ‘내가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보여주니까, 나는 이렇게나 불안정해져 버려.’
료우기 시키: ‘미키야를 없애버리면, 더 이상 꿈꾸는 일도 없어. 이런 아프기만 한 꿈도 없애버리고,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으면-’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어떤 식으로든 분열된.. 어긋난.. 억압과 해리를 내포하고 있는... 시키와 어떤 식으로든 닮아 있는 인간들이고-
시키가 그 각각과 싸워서 이겨내면서... 어떤 과거와의 분리를 이뤄내는 과정을 암시하는 느낌이다...
육체는 병실에서 죽어가면서도 하늘을 동경하는- 허공에 붕 뜬- 부유하는- ‘날도록’ ‘유혹하는’ 후죠우 키리에라든지-
무통각증... 능력을 봉인하기 위해 ‘고통’과 함께 ‘삶의 실감’으로부터 해리된 아사가미 후지노라든지-
아라야 소렌의 장기말로 시작해서... 최후까지 시키를 살인충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일을 꾸미는 ‘살인귀’ 시라즈미 리오라든지-


시라즈미 리오 (살인귀): “거봐, 너는 무리하고 있어. 네가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너 자신의 기원- 살인에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야.”
시라즈미 리오: “참을 필요는 없어. 솔직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돼.”
시라즈미 리오: “너를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같은 광인-미치광이- 이상심리자- 분열성 인격-인 나뿐이야.”


료우기 시키: ‘나는, 돌아가고 싶어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증명하고 싶어서, 살인귀라는 상대와 결판을 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거다.’
료우기 시키: ‘가슴의 구멍. 텅 비어 있던 구멍은 (이제는) 메워져 있다.’
료우기 시키: ‘목숨을 건 싸움으로 삶을 살지 않더라도, 나는 조금씩이긴 해도, 채워지고 있으니까. 가슴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그 녀석’과-’


일단 쭉쭉 읽긴 했는데.. 요런.. 라이트 노벨류가 뭔가 중딩고딩한 사춘기 감성이긴 하네.ㅋㅋ 어지간히 ‘진짜’와 ‘기원’에 집착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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