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주요 테마였던 메타커뮤니케이션..과, 최근에 파고 있는 역기능 가정.. 두 주제가 묘하게 오버랩되는 책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보고.. 훑어보다가 중간에 몇몇 사례..가 남의 집 일 같지가 않아서..바로 지른 책이다.

무슨 문제있는 가정의 극단적인 케이스가 아니라, 드물지 않게 있을 법한 일상적인 대화들을 소재로 다룬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런 게 필요했다)

“내가 드는 예시는 모두 실제 대화에서 가져온 것이다. ...일상의 고충과 언어생활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내 삶의 (거의) 모든 문제들은, 주로 쉽게 알아채기 힘든 어떤 미묘한 뉘앙스로만 존재했었다. 언뜻 보면 아무 문제 없어 보일 그런 것들.

(차라리 알콜중독이나 투병처럼 대놓고 드러나는 문제에 시달리는 게, 대처하기에는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20대 이후 내 모든 테마들은.. 미묘한 뉘앙스로 내 삶에 상주하지만 (주위의) 아무에게서도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반복되는 꿈, 감정, 방어기제, 투사, 그림자, 메타커뮤니케이션.. 기타 등등.

책 초반부터, 말 그대로의 메세지와, 그 말 기저에서 느껴지는 어떤 뉘앙스-메타메세지를 구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 또 강조한다.

“지금 한 말이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어떤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가 메타메세지의 핵심이다.

메타메세지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다루는 방법으로, 메타메세지에 대해서 말하고 소통하는 메타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문제가 되는 메타메세지에 대해서 다루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의 메세지 자체를 갖고 아무리 옥신각신해봤자 진짜 문제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핵심은, 뉘앙스를 단서로 상대의 본심을 취조하는 게 아니라, 내 떠오르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메세지 이면의 미묘한 뉘앙스..라는 측면에서 메타메세지를 투사의 프레임에서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게 다 내 머릿속에 있는 거라는 식으로.

but...엄연히 메타메세지는 실재하며, 포착하기 힘든 미묘한 뉘앙스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 상대가 부정하고 숨기든 말든. 이 미묘한 뉘앙스들이 결코 내 머릿속에만 있는 게 아닐 수 있다는. 투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메타메세지와 투사..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메타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라도.

 

“질문은 은근슬쩍 못마땅함을 드러내기에 (그리고 발뺌하기에) 편리한 수단이다.”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메타메세지가 아닐까 싶은...)
“가족 간의 대화에서 가장 마음이 아프고 또 가장 자주 접하는 메타메세지가 바로 무능함을 암시하는 메타메세지다.” (...ㅠ)

“순전히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요량으로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된다.” (소크라테스식 문답...)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에 관련된 챕터에서, 공항에서 할머니가 어린아이 취급받는 광경에 대한 사례..가 왠지 남의 집 일 같지가 않다.

(나는 따지자면 가해자의 입장에 가까웠지만..) (...뭔가 떠오르는 게 많은데... 여기다 쓸 건 아닌 것 같다.-_-)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와.. 암암리에 형성되는 세력 구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그 와중에 소외되는 사람과.. 동일시..에 대하여..)

 

약 1년 전쯤부터, 가족들과 대화할 때마다 일종의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대화의 미묘한 뉘앙스들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메타메세지들에 대해서.

최근에는 그것들 중 몇 가지를 (타이밍 봐서) 표면으로 끄집어올려 드러내보이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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