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험 기간은 사람의 목표의식 - 삶의 지향점을 잠시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은 - 관심사는 분명 따로 있는데 - 잠시 뒤로 미뤄두고, 재미없지만 앞날에는 도움이 될 딱딱한 전공 공부에 올인을 해야 한다는 -
보기 싫은 책을 억지로 보고 있다 보면 괜시리 드는 인생무상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_
...이번 학기는 (몇 과목 안 되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괜히 울분이 치솟는다 - 한 학기 동안 교수는 내게 도대체 뭘 가르친 건가 -
수업시간에 한 거라곤 책에서 중요한 부분 짚은 것밖에 없고 - 보면 볼수록 독학하는 느낌이고 - 설명 하나 없이 조별과제로 때우고 넘어간 부분 하며 -

안 그래도 군대간 사이에 재편성된 학과 때문에 커리큘럼은 꼬일 대로 꼬이고 반쯤 방치당한 기분인데 (2년만 더 늦게 입학했더라면 - )
1학년 수업 못 들은 게 한 무더기고 - 학점관리는 점점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고 - 맘에 드는 교수님도 몇 없고 - 그나마 있는 분들도 비주류일 뿐이고 -
학과에서 기본지식이랍시고 요구하는 것들이 하나같이 다 골치아픈 - 공부하기 싫은 - 것들뿐이고 -
정작 자기 학과를 맘에 들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지만-_ 개인적으로는 학과에 소속감을 그닥 느낄 수가 없다 - 취업 하나 믿고 가는 거지 뭐 -

한 번 꼬꼬마들 사이에서 전액 장학금 탔답시고-_ 괜시리 (전에 없던) 기대감까지 생겨서-_ 아예 공부를 놔버릴 수도 없으니 더 짜증날 뿐이고 -
‘강박적 성격’을 애써 덜어내려 하는데도, 정작 외부에서는 오히려 더욱 ‘강박적’이 될 것을 요구하는 것 같아서 무력감을 느낄 뿐이고 -
이럴 때면 간혹 느끼는 이인감에 기대어 현실 감각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만-_ 아직까지는 내 현실 검증 능력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떠오르는 대로 투덜댔지만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것밖에 없다는 게 더더욱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고 -

기말고사 $#@&$@#!!$%!@#% ... 아오 #$@!%!@#% 교수님 #@!^%!^@# 시험 $^@#$^ 아오 #@$@!^%!@% ... !!!!!!!!!!!!

...여기까지는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_ ) 되는 대로 싸지른 시험 기간 하소연이고 - (...-_ )

2.
주식 - 용돈 쪼개서, 총 19만원 박아서 한 달만에 만삼천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접었다 - 월수익률 약 7% -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게, 중간에 ‘이건 폭등할 게 틀림없다’ 싶어서 하루만에 15% 수익 내고 치고 빠진 게 몇 종목 있었으니 -
만약 내가 거기다 종목당 2억원씩만 박았더라도, 각각 3천만원씩 이득을 봤겠지 - (하지만 현실은 끽해야 몇 천원...-_ )
욕심 안 부리려고 적당히 올랐을 때 빠졌는데, 예상 외로 두 배 (어떤 건 열 배...) 가까이 올라서-_ 손가락 쩝쩝 빨면서 지켜보고 있었던 종목도 있고 -
...한동안 규칙적으로 8시 반에 일어나고 (개장시간...-_ ) 주식하는 꿈도 자주 꿨었다-_ 미련 갖기 전에 서둘러 손 털고 나오길 잘 한 것 같다
꿈 속에서는 종목마다 굵은 빨간색 일색인데, (꿈속에서 색깔이 지각되는 경우 하나 추가요...-_ ) 현실은 대부분 시퍼런 시궁창-_

p.s. 욕심 - 분수 넘는 요행을 바라고 섣불리 무리수를 던질 경우, 반드시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언제부턴가 가지고 있다 -
평소에 스스로 운이 몹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막연한’ 순간일수록 오히려 운을 함부로 시험하지 않으려 한다
p.s.2. 관련된 환상 - 오늘 폭등한 주식을 어제로 돌아가 사재기할 경우, 다시 오늘로 돌아오면 반드시 폭락해 있다는 - 뭐 그런 타임 패러독스 어쩌고 -

3.
습관성 음주 - 특히 요즘 밤샘과제 및 공부하면서 카페인 및 알콜 - 칵테일 -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진 듯하다
물론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안 먹지만-_ 뭔가 알딸딸한 기운이 필요하다든지, 영감이 필요하다든지 - 이유가 은근히 자주 생긴다는 게 문제다-_
칵테일 책이 몇 권 있기는 한데, 또 각잡고 파기는 싫어서-_ 그냥 구하기 쉬운 (저렴한) 음료로 내 마음대로 대충 말아 먹는데 -
소주나 와인 혹은 심지어 맥주에서조차 가끔 느껴지는 특유의 ‘거슬림’이 이 칵테일에는 (거의) 없다 - 맛있다 (!)
최근에 자주 먹는 자체개발 (저렴) 레시피는 포도주스 + 사이다 + 페리에 + 레몬즙 + 보드카 및 이것저것... 넣고 알콜 도수 약 5% 정도 맞춰서 섭취 중 -

p.s. 맛없는 소주나 막걸리보다는, 오히려 달달한 칵테일이 - 조금 더 독하더라도 - 아가들 술 입문용으로는 훨씬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p.s.2. 예전에는, 소주나 막걸리가 맛없는 건 내가 뭘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었다 - 근데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 맛있을 때가 있긴 하지만...)

4.
문득, 현재까지의 ‘우리 가족의 문화’를 조사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그럭저럭 무난한 - 유복한 - 가정이었지만, 분명히 (현재까지도) 일부분 ‘역기능적인’ 측면이 있다 - 내 우울과 관련이 없지는 않을 -
나의 인지발달과 관련하여 - 최근 관련 지식을 파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던 - 가정의 ‘역기능적’ 측면들을 기록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까지 나온 대상관계 이론이라든지 - 이것저것 각종 가설을 갖다붙여 해석해 볼 여지도 충분히 있을 듯하고 -
만약 제대로만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 꽤나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 (논문이라도 하나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_ )
...그런데 이걸 어떻게 조사를 해야 할지 뭔가 막막하다-_ 아마 조부모 대까지 올라가지 싶은데 - 문화인류학 쪽 조사방법 관련 책이라도 파볼까 싶다

p.s. 가정의 역기능적 측면들은 대물림되는 면이 크다는 가설이 있다 - 내가. 우리 가족 내에서. 이런. 역기능적 측면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다면?

5.
최근 들어서 뭔가 심사가 비틀려서 그런지 - 흔해빠진 뻔한 클리셰들에 대해 전에 없던 반감이 들기 시작했다
언젠가 TV에서 본 문구,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유독 최근 들어서 음악이 흔해빠진 클리셰로 전락한 듯한 느낌 - 결국 하나마나한 얘기 -
음악이 언제부터 그리 잘났다고? 그러면 그림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사진은? 소설은? 조각은? 영화는? 춤은? 연극은? ...-_ 그만하자.
...언젠가부터 앨리스Alice라는 닉네임도 흔해빠진 클리셰가 된 것 같고 - (...꼭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앨리스란 닉을 쓰고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_ )
무슨 개나소나 떠드는 ‘사람’ ‘온기’ ‘따뜻함’ 어쩌고 - 결국 이것도 공허한 얘기 - 지나치게 남발되면서 오히려 그 가치를 깎아먹는 것 같은 느낌 - 
판에 박힌 듯한 - 겉만 번드르한 - 속이 텅 빈 단어들 말고 - 조금 더 그에 걸맞는 내실을 갖춘 것들을 접했으면 좋겠다 -

...이건 간만에 심사 뒤틀린 김에 갈겨쓴 - 아직 완전히 정리 안 된 단상이고 - (예전 같았으면 좀 더 정리될 때까지 안 올렸을 테지만...-_ )

6.
예전에 게임과 예술 사이의 관계에 대해 겉핥기식으로 파다가 - 책에서 일부분 발췌 및 요약한 메모들 -
(이런 건 굳이 정리하기도 귀찮다-_ 그냥 날것 그대로 놔두는 게 오히려 읽을 당시의 의식의 흐름을 보여 주는 듯해서 그냥 산만하게 놔두려 한다 - )
나름 흥미로운 - 게임계에서 기초적으로 다룰 법한 (이론적) 얘기인 듯한데, 혹시 국내에 번역된 책이나 관련된 글이 없는가?
(도서관에는 죄다 게임 개발 기법, 게임 시나리오 짜기 뭐 이런 것들만 있고 정작 이런 기본적인 이론서가 안 보이더라-_ 그나마 몇 권 있는 건 다 영어 - )
p.s. 졸업하기 전까지 - 학교 도서관 전체를 한 번 쭉 훑을 생각이다 - 물론 다 읽겠다는 소리는 아니고-_ (서점에 없는) 흥미로운 책을 탐색하는 것 -
p.s.2. 등록금 본전도 뽑을 겸-_ 외서 쪽으로 도서관에다 이것저것 많이 신청해서 - 졸업하기 전까지 많이 읽어둬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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