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달만에 몰아 적는 일상

Posted 2011. 8. 31. 00:03,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오랫만에 치과 진료 받다 -
사실 앞니도 썩었는데, 자금 사정 탓에 어금니 썩은 것만 치료받았다 (부모님께 이런 일로 손벌리고 싶지 않다...)
근데 이거 예상 외로 무진장 비싸다-_ (어릴 때는 부모님이 내주시니 잘 몰랐는데, 내 돈 내고 치료받으려니 이거 만만치가 않다 - )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뭔가 불쌍해 보였는지, 사랑니 발치랑 주변 치아들 아말감 땜질은 공짜로 해주겠단다 (개별적으로 받으면 각각 1-2만원 정도 - )
(처음엔 당연하다는 듯이 “금으로 하실 거죠?” 하길래, “자금 사정이...ㅠ ” 했더니 (보험처리 되는) 아말감으로, 고맙게도 그냥 공짜로 해주겠단다 - )
(아말감은 가격이 싼 대신 3년 이내로 충치재발 가능성이 크다니까, 그때쯤 다른 거 치료받으면서 다시 불쌍한 표정 지어봐야겠다...-_ )
...이걸로 (장학금 받은 뒤로 - ) 한동안 빵빵하던 통장 잔고는 (거의) 완전히 바닥났다-_ 이번 학기 복학 신청도 해 놨는데, 주말 알바라도 구해야 하나?

p.s. 치과진료 받을 때마다 코로 숨쉬기가 유독 괴롭게 느껴지는 이유를 쭉 생각해 보니 - 일종의 ‘익사공포’에 가까운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과 갈 때마다, 10분쯤 전부터 극도의 이완 기법과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 정신줄 놓는 순간 공황 상태와 함께 켁켁...)
p.s.2. 이놈의 동안은-_ 반말을 부르는 얼굴인가? 생글생글 웃고 있으니까 간호사분이 동생 대하는 기분이 드나 보다-_ (물론 누님일 가능성이 크겠지...-_ )
p.s.3. 치과에 간호사(치위생사)분이 두 분 계시는데, 한 분이 엄청 귀엽고 소심하게 (...) 생겼다...*-_ (어쩐지 장난걸고 싶은 스타일 - )

2.
가끔 지하철역에서, (특히 저녁 시간대에 - )
(굽 높은) 하이힐을 벗고, 빨갛게 부어오른 (딱 봐도 아파 보이는-_ ) 발꼬락을 꼼질꼼질(...)거리며 얼굴을 찌푸리는-_ 여성분들이 종종 (자주) 보인다
(혹은 한 뼘만한 힐 신고 계단 내려가면서, 아슬아슬하게 ‘휘청 - ’, 혹은 드물게 ‘삐끗 - (아악-_ )’ 하는 분들도...-_ )
그런 분들 볼 때마다 새삼 (문득) 떠오르는 뻘글 - ‘패션의 종말’ (http://delliny.tistory.com/59) ...-_ “패션은 - 네 마음 속에 있다!”
미를 추구한다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런 ‘외적인’ 면모를 위해, ‘실질적인’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키 좀 작더라도 다른 면모에서 충분히 매력있어 보일 수 있으니까 - (키 큰 여자보다, 적당히 작달만한 게 훨씬 귀엽지 않나-_ ? 그냥 개인 취향인가...-_ )
발가락 퉁퉁 부을 정도로 높은 킬힐 및 기타 딱 봐도 불편해 보이는 (...) 패션들은, 가급적 안 신고 (입고) 나와 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p.s. 어쩌면, 그저 ‘불편해하는(보이는) 걸 보는 게 불편한’ 것뿐일지도 모르겠다...-_ (사실 남이사 어떻게 입고 (신고) 다니든 내가 무슨 상관이람-_ )
p.s.2. ...(혹시나) 노파심에 첨언하자면, 이건 ‘노출’ 운운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실질적인, 신체적인 ‘불편함’의 문제다 - )
p.s.3. 이 글을 쓰고 나니, 어쩐지 여자들 볼 때마다 신발에 한 번씩 눈길을 주게 되더라 - (운동화(스니커즈), 플랫슈즈, 웨지힐 vs. 하이힐(킬힐)... 정도?)

3.
간만에 2박 3일로 바다 보고 오다 - (마지막으로 바다 보러 갔던 게 몇 년 전이더라...)
깔끔한 신축 호텔에서 시원하게 묵으면서, (숙소는 지인 소개에다 비도 오고 비성수기라, 간단한 협상 끝에 4인 VIP실에 5만원 낙찰 - )
각종 맛집 투어에 (정말 배 터지도록 먹었다 - 넷이서 고급 한정식에 장어구이(쌈), 뼈다귀해장국, 간장게장, 닭 코스요리, 생무화과, 전복매운탕 등등 - )
(확실히, 남도 음식이 맛있다는 말이 괜히 나도는 말은 아닌 듯하다 - 다른 사람이 입맛 안 맞다고 안 먹는 것도 내가 싹쓸이...-_ )
바닷가에서 예쁜 조개껍질이랑 동글동글하고 하얀 (혹은 투명한) 예쁜 돌멩이 줍고, 소라게랑 바위 뒤집어 가며 손바닥만한 게 잡으며 놀고 -
...태풍 피해 때문에 여기저기 복구공사하는 게 보여서, 놀러온 게 살짝 미안해질 때도 있었지만 (...전복 양식장 근처 바닷가에 새끼전복 껍질이 널렸다)
아무튼 오랫만에 마음의 여유를 느껴본 것 같다 (어쩐지 평소에 바다 보고 사는 사람들은, 평소 느끼는 것들과 사고방식 자체가 다를 것 같다)

p.s. 가야금 소리 (뚱기당땅 - ) 들리는 고급 한정식집 - 시끌벅쩍 떠들다가는 왠지 변사또 “부왘을 울려라-_ ” 분위기가 날 것 같아서, 다들 조곤조곤...-_
(한복 단아하게 입고 머리 쪽지고 정갈하게 서빙하던 아주머니가, 치마 밟고 비틀대다 탁자에 무릎 찧은 건(몸개그...-_ ) 소소한 재미였다-_ )
p.s.2. 사람 붐비는 관광지 광장 벤치 밑에, 쭈그려 누워 비를 피하는 허름한 차림의 노숙자 아저씨를 보고 뭔가 컬쳐쇼크를 받았다...
p.s.3. 제천 국제음악영화제를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겹치고 -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을 오래 못 비우는지라 포기했다 (내년에는 가볼 수 있으려나 - )

4.
방금 알았는데, 학과 졸업 요건으로 졸업논문을 써내야 된단다 - (지도교수님을 그래서 정해주는 거였구만-_ )
다행히도, 우리 지도교수님은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분이다 (내가 수업 스타일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모 교수님이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사실 졸업까지 2년밖에 안 남았는데, 그 길지 않은 기간 동안에 얼마나 의미있는 수준의 전공지식을 더 쌓을 수 있을지 내심 걱정된다
(학과가 일종의 융합학문 비슷한 개념이라, 노력 여하에 따라 뭐든지 될 수 있지만 - 자칫 이도저도 안 될 수도 있다는 사실 - )
교수님들은, 커리큘럼만 잘 따라와도 최소한 샴송(...)이라는 얘기를 종종 하시지만-_ 솔직히 살짝 회의적이다 (대기업 취직이, 내가 원하는 길이 맞는가?)
웹과 현실의 합일 현상이 심화될수록 IT 관련 전문지식은 일종의 ‘권력’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있기에, 전공 자체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
솔직히 최근의 내 주 관심사는 IT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문제, 정신건강 및 대인 관계, ‘삶의 진리’를 탐구하고 싶은 마음?)

p.s.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죙일 공부만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 문득 ‘강박성 성격’의 지나친 표출이 아닌가 싶어 자제하곤 한다
p.s.2. 인격적으로 ‘깨우쳐서’, 성격장애 및 우울취약 요소를 ‘대물림’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5.
일시적으로 유독 심해졌던 우울감은, 갈수록 확연히 호전되고 있다 -
주기적인 상담 및 항우울제의 효과도 물론 있겠지만, 오히려 스스로 찾아본 ‘자가치료’의 비중이 훨씬 더 큰 듯하다 (인지치료의 기본 철학은 자기치료 - )
...예전부터 나 자신의 능력과 의지, 통제력에 대한 일종의 ‘자기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 (http://delliny.tistory.com/35 6번 - )
주로 ‘전문서적’ 쪽으로 찾아보면서, 여러 가지 방향으로 자가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학기 공부를 이렇게 하면, 전액장학금 탈 수 있을 듯...-_ )
어떤 책에서 봤던 - ‘우울증은 삶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고쳐야 한다는) 일종의 신호이다’ 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게,
(만성적으로) 미약하게 느껴 오던 우울감이 갑자기 심해지지 않았다면 - 내가 이쪽 관련 지식을 이렇게 팔 일이 (평생) 있었을까 싶다
일단 주변인들(특히 가족 - )부터 대상으로 해서, 관련 지식을 ‘점진적으로’ 전파하고 - 일종의 ‘자기성찰’ 및 ‘인지치료적’ 사고방식을 습득시켜야겠다

p.s. 자기개발서는 결국 ‘전문서적’을 멋대로 짜집기하여 보기 좋게 포장해놓은 것뿐, 진짜 ‘알맹이(실마리?)’를 찾기에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
p.s.2. 이건 반쯤 뻘생각인데-_ 앞으로 인류의 진화는, ‘생물학적’이기보다 ‘심리적(혹은 사회적)’으로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이 있다
(그 ‘진화’의 물결에 나도 동참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 - 우울 취약요소를 ‘대물림’하지 않으려 ‘노력’하겠다는 위의 언급 역시 비슷한 맥락에 있다 - )

6.
이번 학기 수강신청은, 예상 외로 대성공이다 (애초에 기대치가 낮았으니 - )
깜박 게임하다가 (...) 10분 늦게 들어갔는데도, 대부분의 우리 과 과목들은 인기가 없어서 (...) 대부분 자리가 남는다 (소수정예 수업을 좋아하긴 한다 - )
(별로 듣기 싫었던 교수님 과목은 다행히도 (...) 일찌감치 꽉 차 있었다 - 고민거리를 알아서 덜어주는구나...)
P/F 교양과목도 (호신술...-_ ) 운좋게 하나 건졌고, 잔여학점 여유있는 김에 집 근처에서 가능한 사회봉사(1학점 인정)도 신청하고 -
(예전 같으면 시작 시간을 까먹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래저래 안절부절했을 텐데, 확실히 ‘인지치료적’ 사고방식을 접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
게다가 몇몇 과목은 교재 읽고 독학하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란 걸 지지난 학기에 확실히 (...) 깨달았기에,
차라리 학점을 덜 채우고 여유있게 다니고 말지, 진로에도 상관없고 딱히 관심도 없는 과목을 굳이 학점에 연연해 가며 들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p.s. 학과 공부가 널널할수록 별도의 개인 관심사 쪽으로 더 깊게 파고들 여유가 생기니, 몹시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
p.s.2. 인터넷 뒤져 가며, 헌책방에서 교재들을 거의 반의 반 값에 매입하는 재미가 은근 쏠쏠하다 (대부분 구판이라, 개정판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7.
마트에서 (수입산) 삼겹살, 목살이랑 쇠고기를 세일하길래, 사다가 적당히 쪼개서 얼려 놓고 -
요리할 떄마다 살짝 넣어서 고기 향을 내니, (실제 식단에는 큰 차이 없음에도) 뭔가 예전보다 식생활이 훨씬 풍요로와진 것 같은 착각이 든다-_
(특히, 라면 끓일 때 쇠고기 찔끔 넣고 파 송송 썰어넣고 끓이니 확실히 국물 맛이 다르다 - 뭔가 ‘블랙’스러운 (고급스러운) 느낌?)
자취를 하다 보면, 생야채 보관하기가 은근히 골치아프다 - 육류는 그냥 얼리면 되는데, 야채는 상온도 냉장도 냉동도 상대적으로 그리 오래 못 가는 듯?)
마늘은 빻아서 얼음곽에 얼리고, 양파는 집 근처에 낱개로 (무게 달아) 팔아 주는 슈퍼가 있어서, 한 개씩 사다가 상하기 전에 다 먹어치우고,
대파는 시장거리 야채가게에 가서 반 단씩 (...) 달라고 해서 종종 사먹긴 하는데, 왠지 달갑잖은 눈치를 주는 것 같아서 (...) 그리 자주 사먹진 않는다...-_
(솔직히 대파야 뭐 반씩 떼어 팔아도, 적당히 양 잡아서 다시 묶으면 그만인데 - 내가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신경쓸 필요가 있나 싶긴 하다)

p.s. 라면은 아무래도 빨리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안 들다 보니, 올해 초에 산 라면이 아직도 두 박스 가까이 남아 있다-_
p.s.2. 약초 및 식용 식물 채집의 달인이셨던 아버지가 가정 경제에 대단한 공헌을 하셨었다는 사실을, 자취 어느 정도 하고 나서야 새삼 깨달았다-_
p.s.3. ‘신토불이’라는 단어가 내게는 그닥 와닿지 않는다 (무척 ‘작위적인’ 느낌이다 - ) 수입산도 전혀 꺼림칙하지 않으며, 오히려 싸서 반가울 따름이다

8.
지하철에서, 꼬마 손 잡고 탄 임신하신 (배가 살짝 불룩한) 여성분께 자리양보 한 번 했다가 -
노약자석에 모여 앉은 포쓰 넘치는 할아버지들한테 불려가서, “어이 - 학생, 일루 와 봐 - ” (처음엔 뭔가 했다-_ ) 한바탕 시끄럽게 집단 칭찬을 듣다...*-_
(자리양보야 매번 한다지만, 이런 건 또 처음이네-_ 뻘쭘하면서도 흐뭇한 걸 보니, 요즈음 은근히 칭찬에 목말라 있었는지도-_ ?)
...개그 포인트는, 할아버지들이 “장하네. (우쮸쮸쮸 - ?) 어디 고등학교야?” 라고 물었다는 거...-_ (나는 20대 중반의 건장한 청년일 뿐이고 - )
(여자야 화장 안 하고 수수하게 입고 다니면 종종 중학생 취급-_ 까지 받는다지만, 남자가 이런 취급 받기 쉽지 않을 텐데-_ 키가 작은 것도 아니고 - )
아무튼 세상이 아직까지 그리 각박하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 - (할아버지의, “학생이 안 일어나면 그냥 내가 일어나려 했어 허허 - ”)
예전부터 종종 ‘개념없는 지하철 노인들...’ 운운 하는 글을 인터넷 상에서 수 차례 본 적 있는데 - 역시 어떤 사례에서든 섣부른 일반화는 금물인 듯하다

p.s. 사실, 이제껏 지하철에서 오가며 (일부) 노인들의 만만찮은 추태(진상)들을 직접 목격한 바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_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지하철 노인들’이라는 실체가 없는 (막연한) 개념을 함부로 잡고 일반화하는 것 자체가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겠지 -

9.
새끼고양이가 점점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자랄수록 점점 늠름해지는 게, 어릴 때 자연스럽게 부르던 ‘꼬맹이’라는 호칭이 점점 안 어울려지는 것 같은 감이 들기도 한다-_
한참 조그맣고 뽈뽈거리며 다닐 때는, 컴퓨터 할 때마다 어깨 위로 기어올라와서 내 목덜미 위에서 잠드는 등 (...) 이런저런 소소한 재미가 있었지만 -
얘가 크면 클수록, 애교가 줄어드는 면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_ (예전에는 정말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녔었는데...-_ )
하지만 요즘도 보면, 컴퓨터 할 때 종종 무릎 위로 기어올라와 잠들고, 누워서 잘 때 겨드랑이 사이로 파고드는 등 - 귀여운 구석이 아주 없지는 않다...*-_
잘 돌볼 경우, 고양이 최대 수명이 대략 15년 가량 된다니 - 이 녀석과는 확실히 앞으로 오랫동안 같이 지내야 할 운명인 듯 싶다
옆집 옥탑방을 보니, 새하얀 ‘품종’ 고양이를 집 안에 가둬놓고 애지중지 기르는 것 같던데 - 우리 꼬맹이는 자유롭게 풀어놓고 강인하게 키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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