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몰아 적는 일상 및 메모들

Posted 2011. 6. 18. 15:43,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삭막한 대도시인 서울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인 줄로만 알았던
아침 일찍부터 교차로 및 벼룩시장 등 신문들을 두어 개만 남겨놓고 (최소한의 양심-_ ) 싹쓸이해 가는 폐지수거 아주머니들을
오랫만에 내려간 고향 지방 소도시에서도 우연치 않게 발견한 건 무척이나 의외였다-_
무료로 배부하며 광고비로 먹고 사는 신문들과, 그걸 그대로 (곧장...) 수거하여 푼돈으로 생계에 보태는 아주머니들 -
하부 경제의 조그만 한 축은 그렇게 (일종의 ‘암묵적인’ 지속 가능한 체계성을 가지고-_ ) 돌아간다

2.
큰대자로 누워 있으면 겨드랑이로 파고들어-_ 간지럽게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 고양이-_
가끔 널널한 (헐렁한) 옷을 입고 있으면 가끔 옷 안으로 파고들어-_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고양이
누워 있으면 배 위로 자연스럽게 기어올라와 잠들고-_ 냉장고 앞에 허리 숙이고 있으면 내 등을 발판삼아 냉장고 위로 폴짝 뛰어올라가는 고양이-_
(냉장고 위에서 냐옹거릴 때 다시 앞에 가서 쭈그리고 있으면-_ 폴짝 뛰어 내 등을 밟고 내려온다-_ )
정말 이래저래 귀여워 미칠 것 같다-_ 진짜 이런 맛에 고양이 기르나 싶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건 틀림없이 평생 적어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경험인 것 같다 - 가능하면 어릴 때, 새끼 떄부터 키우면 더 좋고)

p.s. 어릴 때 우리 집에서 길렀다고 그 동안 착각하고 있던 개는 (서너 살 때의 어렴풋한 기억 - 하얀 개와 낡은 개집)
우리집 단칸 쪽방에 (아니면 그냥 옆집이었나?) 세들어 살던 농협 직원 누님이 (아주머님이-_ ) 키우시던 개였다고 한다
(서너 살 때의 어렴풋한 (긴가민가한) 기억들이 전부 다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는 사실의 재확인. 기억이 과연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3.
인터넷에 가끔 올라오는 연예인 과거사진이라든지 성형 의혹 이딴 거 보다 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_
단적인 예를 들어서-_ 내가 중학교 졸업할 무렵 찍은 (찌질한-_ ) 증명사진과, 고등학교 졸업하고 찍은 (산뜻한-_ ) 증명사진만 비교하더라도
사진 찍을 당시의 기분 및 심리 상태, 표정관리-_ 만으로도 사람 얼굴이 ‘전혀’ 달라 보일 수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여기에는 절대로 못 올리겠지만...-_ 본다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바로 알 수 있을 수준이다-_ )
(혹시 내가 나중에 연예인(...)이 되고 과거 사진이 떠돈다면-_ 그 사진 두 개만 갖고도 ‘전면 성형설(...)’이 나돌 거라고 장담한다-_ )

4.
장기하와 얼굴들 이번 뮤직비디오 완전 대박이다-_
사실 (라디오에서 종종 틀어주던) 음악만 듣고서는 그리 (파괴적인) (확 와닿는) 큰 감흥까지는 못 느꼈었는데,
인터넷에서 뮤직비디오를 보면서는-_ 한참을 웃으면서-_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_ 나도 모르게 ‘와 쩐다-_ ’를 반복하게 되더라
(몇몇 사람들이 ‘섣불리’ 평가절하하는-_ 퍼포먼스 및 ‘보는 음악’의 가치가 (비교적 편견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훌륭하게 드러나는 사례라 여겨진다)
(역시 예술은 예산보다도 아이디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_ (예산까지 풍부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_ ))
Youtube 동영상 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v=ixfXGcuINx4

5.
아랫집이 옥상에서 벌이는 고기 파티에 초대받다 -
(사실 생판 모르는 내가 끼어서 그 사람들도 좋을 게 없겠지만 (...) 옥상 바로 옆에서 고기 냄새 폴폴 풍기기 미안했던 듯하다-_ )
예전부터 종종 초대는 받았었지만 뻘쭘해서 매번 거절했었는데-_ 염치 불구하고 직접 끼어든 건 이게 처음이다
(삼겹살이다 삼겹살-_ 요즘 비싸져서 사먹을 엄두도 잘 못 냈었는데 6개월만에 맡는 삼겹살 굽는 냄새에-_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오랫만에 먹으니 소주가 참 달구나-_ (한동안 맥주만 줄창 마셔대다 보니 소주의 참맛을 잊고 있었다... orz)

6.
1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폐품 모아서 파는 부업을 하신다는 걸 뒤늦게 알다
(사실 예전부터 어렴풋이 폐품 정리하시는 거 몇 번 본 거 같기도 한데-_ 그동안 너무 무심해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듯하다)
진작 알았더라면 병이고 캔이고 많이 갖다드렸을 텐데-_ (지금까지 다 그냥 내다버린 것들) 아쉽다
반 년간 모아온 종이 한가득이랑 캔 한 무더기(맥주 + 참치-_ ) 빈 병 한 다발(맥주-_ ) 잔뜩 갖다드리니 고마워하시더라
(같은 건물 산다고 해서 친해지는 것까진 무리겠지만, 적어도 안면 트고 사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가면서 인사도 나누고-_ )

7.
일부 대중들이 연예인들을 자기 멋대로 들었다놨다 하려 드는 걸 보면 심기가 불편하다
(애초에 ‘공인’과 ‘유명인’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 이것만 해도 글 하나 따로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_ )
한 사람의 수입이 달린 ‘직업’을, (못 나가는 연예인이라면 생계가 달렸을지도 모르는 일을) 사람들이 지나치게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한 연예인을 TV에서 퇴출시키고 매장시키겠다는 게, 한 노동자를 공장에서 쫓아내는 것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애초에 우리 사회의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딴따라’ + ‘불로소득’ 수준의 인식에 머물러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회 전반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중학생들 상당수의 장래희망이 연예인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_ )
(어린애들이 갖고 있는 연예인의 삶에 대한 환상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편견과 아집이나 - 결국은 같은 선상에 있는 듯하다)

8.
왜 이렇게 어려 보인다, 앳돼 보인다, 동안이다(...)라는 얘기를 자주 들을까-_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어쩜 이리 어려 보여? 군대도 벌써 갔다 왔어? 등등의 소리는 거의 빼놓지 않고 나온다-_ )
(심지어 수염도 잘 안 자라는 편이다-_ 유전은 아닌 듯하다 우리 형은 하루만 면도를 걸러도 털복숭이가 되니까...-_ )
처음 몇 번은 그냥저냥 좋게 받아들였는데, 자꾸만 듣다 보니까 이게 그리 좋게 들리지만도 않는다
(때묻지 않았다는 - 결국 얼굴에 나이에 걸맞는 연륜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느낌, 온실 속 화초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뉘앙스로 들리니까)
(내가 여자였더라면 완전 칭찬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지만 (...-_ ) 같은 얘기라 해도, 남녀가 서로 받아들이는 방식 (사고관?) 자체가 다른 듯하다)

9.
자꾸만 나오는 바퀴벌레 시체 뭥미-_
다행히도 고양이가 바퀴벌레를 뜯어먹지는 (...) 않는 듯하지만 (파편이 없는 걸로 봐서-_ )
분명히 (불쌍한...) 바퀴벌레들을 심심풀이용 장난감으로 (꼬봉에 샌드백 드리블용으로-_ ) 여기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_
작년에만 해도, (고양이 키우기 전에는) 시도때도없이 기어다니는 손가락-_ 만한 바퀴벌레들에 기겁을 했었는데 (심지어 날...날기도ㅠ_ )
고양이를 키우는 요즘은-_ 여기저기 생각지도 못한 곳에-_ 바퀴벌레 시체들이 널부러져 있을 뿐이다 (심지어 바퀴벌레 약도 안 놓았는데-_ )
(거의 작년에 살아 있는 바퀴벌레들을 발견하던 것과 비슷한 빈도로 (...) 바퀴벌레 시체들을 발견하고 있다... orz)
지난번에 고양이의 바퀴벌레 사냥 장면을 목격했던 나로서는-_ 고양이가 갖고 놀다가 버린 거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
이건 뭐... 바퀴벌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여...orz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바퀴벌레 시체 볼 때마다 나름 정신적 스트레스가...-_ )

p.s. 아침에 고양이가 냐옹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머리맡에 빈사 상태의 바퀴벌레 세 마리가 뒤집어진 채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orz
p.s.2. 바퀴벌레가 다리를 슥 훑고 지나갔는데도 그냥 덤덤하게 ‘간지럽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다는 걸 뒤늦게 자각하고 나니 (...) 뭔가 해탈한 기분이다
(뭐랄까 마치 원효대사 해골물 같은 그런 느낌이다-_ (고양이 꼬린 줄 알았는데-_ ) 깨달음은 결국 생활 속에 있나니 (...) 막 이래)
p.s.3. ‘고양이가 문득 이유없이 한쪽을 쳐다보고 있으면 귀신을 보고 있는 거다...’ 하는 속설이 있는데, 사실은 귀신이 아니라 바퀴벌레일 공산이 크다-_

10.
함부로 (섣불리) 타인을 잣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설령 타인의 단점이 눈에 밟히더라도, 그 단점의 이미지를 타인의 장점이나 다른 면모들에 덧씌워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자기가 평소에 아무리 경멸하고 못마땅히 여기던 사람이라 해도, 자신보다 낫고 배울 점이 틀림없이 있기 마련이다 (반면교사 이런 게 아니라, 정말로)
(자기가 경멸하는 바로 그 지점에 오히려 자신의 ‘결핍’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한 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다)
평면적인 ‘선악적 이분법’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보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사고에서 놓치는 게 많다는 것을 요즘 은근히 느끼고 있다
우선적으로,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부터 (선하지, 혹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체감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가 않다-_ )

p.s. 뭐랄까 이건 앞으로의 나 자신의 태도에 대한 다짐에 가깝다-_ 평생 동안 마음에 새기고 이루어가야 할 과업이라고 생각한다
p.s.2.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평소에 어지간하면 정치 얘기는 잘 안 꺼내려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그 쪽에 그리 큰 관심도 없다-_ )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건, 정치든 뭐든 평면적인 ‘선악적 이분법’의 프레임으로 접근했다가는 (어떤 식으로든) 결국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11.
조롱이든 왜곡이든 간에, 어차피 글은 (어떤 식으로든) 인격(혹은 태도)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소통 중 (은연중이든 노골적이든) 드러나는 미흡한-_ 인격(태도)에도 불구하고, 토론의 내용이 건실하다 여기면 계속 소통하는 거고 -
그렇지 않다면 그저 차단해 버리면 그만이다 (블로거에게는 ‘소통하지 않을 자유’도 명백히 있다 - 그 발현 과정에서조차 인격(태도)이 묻어나겠지만)
종종 (주로 조롱 문화의 축을 담당하는 측의) 사람들은 ‘싸질러놓고는 소통을 회피한다’ 뭐시기 하는 변론을 펴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양쪽이 서로에게 말하는 벽에 지나지 않는다 - ‘팩트와 논리(및 지적 성실성)의 벽’, ’태도와 인격의 벽’, 혹은 둘 다 -
결국은 간단한 문제고 둘 다 어차피 거기서 거긴데, 거기서 뭐가 서로 더 낫다고 복잡하게 따져대는지 모르겠다
(굳이 풀어서 말하자면, 지적(논리적) 결함(불성실)이나 인격적(태도적) 결함이나 - 어느 쪽이든 그리 자랑스럽게 내세울 거리는 못 된다는 거다)
(어디선가 우연히 본 단어인 ‘조롱의 도덕주의자’가, 해당 상황을 설명(함축)하기에 그나마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_ )

p.s. 근데 그와는 별개로 ‘지적 불성실’은 확실히 문제다 - 사람은 가급적 자기가 ‘아는’ 곳까지만 말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념이 있다
(뭐랄까, 무식한 건 죄가 아니며 배우고자 하는 건 칭찬받을 일이지만, 아는 ‘척’하고 ‘우기는’ 건 죄다 - 아는 ‘척’도 ‘우기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나는 블로그에서는 ‘객관적인’ 얘기는 가급적 꺼내지 않으려 한다 (적어도 ‘단언’하지는 않으려 한다 - 여지를 남겨둔다는 거다)
(사실 대부분의 ‘객관적인’ 얘기란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더 잘) 할 수 있는 이야기이므로, 굳이 내가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p.s.2. 과거 ‘인구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나름 거창한 글을 쓰려 시도했던 적이 있는데, 참고도서 (천 페이지쯤 되는-_ ) 두어 권 읽고 나서-_ 바로 그만뒀다
(내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내용들이, 훨씬 더 방대한 자료들과 예시를 들어 가며 훨씬 상세하게 쓰여 있는데-_ 내가 따로 써서 뭐하겠는가-_ )

p.s.3. 현대 사회는 확실히 ‘특화’의 사회인 듯하다 (기술이든 지식이든, 뭐든지 깊게 파고들려면 정말 한도끝도 없다-_ )
애초에 자기 전공이 아닌 이상 깊게 파고들 이유가 없으며-_ 본인이 ‘아는’ 한도 (깊이) 이상으로 나아가 굳이 ‘겉핥기식’ 논쟁을 벌일 이유는 더더욱 없다

12.
여름이 되어 (더워서) 항상 모든 문과 창문을 열어놓고 산다
(심지어 밤에 잘 때도 시원하게 열어놓고 잔다-_ 비루한 자취방에 무슨 (값나가는) 훔쳐갈 게 있다고 문단속을 하겠나-_ 빈곤의 미학인가...)
근데 문제는-_ (심술궂게 생긴) 동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꼬맹이 사료를 훔쳐먹으러 자꾸만 기어들어온다는 거다 (...)
(처음 이사와서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쭉 봤던 놈이니-_ 이 동네 고양이 중에서는 터줏대감 축에 들지도 모르겠다)
올 때마다 막 쫓아내긴 하는데-_ 딴 데서 먹을 걸 제대로 못 구해서 그런지 자꾸만 기어들어온다
(언뜻 보아하니 수컷인 것 같은데-_ 꼬맹이 (암컷...) 중성화 수술을 미리 안 시켜 놨더라면 애먼 걸 걱정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orz)
(안 그래도 아랫집에서 자꾸만 “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어쩌고 하길래 “우리 집 고양이는 목에 방울을 달아놨어요” 했더니 “아 그럼 아니네” ...-_ )
내가 무슨 고양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_ 고양이 두 마리를 먹여살리고 싶진 않다 (헬 오브 헬...) 솔직히 조금 안쓰럽지만, 매번 쫓아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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