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 적는 일상 및 이것저것

Posted 2011. 6. 6. 22:36,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부엌에서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나서 문득 든 뻘생각-_
왜 나는 고양이는 귀여워하면서, 훨씬 작고 아기자기한(...) 바퀴벌레는 귀여워하지 못할까?
털 있고 푹신하고 따뜻해서?  ...알고 보면 털은 바퀴벌레한테도 있는데? 의외로 따뜻하고 푹신할지도 모르는데? (...우웩)
바퀴벌레는 더럽고 병균을 옮기니까?  ...고양이도 털 날리고 기생충에다가 쓰레기통 뒤지는 등등 더럽기로는 만만치 않을 텐데? (...그런가?)
그냥 단순히 징그럽게 생겨서?  ...싸납고 못 생긴 사람에 대해 가지는 편견이랑 비슷한 건가? (...-_ )
하긴, 어차피 비슷한 곤충류인 물방개 장수하늘소 사슴벌레 등도 손으로 만져가며 고이 키우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_
(네이버 지식인에서 돈벌레(그리마) 키운다는 사람은 본 적 있는데-_ 바퀴벌레 먹이 주면서 키우는 사람도 혹시 있을라나-_ ?)
편견(...)을 깨고 바퀴벌레를 사랑하는 법을 깨우친다면-_ 내 삶의 질이 몇 배로 (...-_ ) 풍요로워질지도 모르겠다는 (뻘)생각을 잠시 해보다

2.
고양이의 바퀴벌레 사냥 장면을 목격하다-_
아까부터 화장실에서 자꾸 뭘 손으로 (앞발로 - ) 툭툭 치고 혼자서 난리치는 거 같더니만
문득 내 쪽으로 힘없이 느릿느릿 툭 튀어오는 힘 다 빠진 바퀴벌레-_
여유있게 폴짝 뛰어 쫓아오는 고양이-_ 따라와서 이리저리 툭툭 치면서 계속 갖고 놀다 (바퀴벌레 드리블-_ )
바퀴벌레가 바둥대면 바둥댈수록 고양이의 장난질은 심해지고-_ (문득 바퀴벌레가 불쌍하다는 (...) 생각마저 들었다-_ )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가 바퀴벌레 갖고 노는 걸 보면 징그럽고 오만 정이 뚝 떨어진다던데
오히려 내 경우에는-_ 그 때가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집안에 앞으로 바퀴벌레가 얼씬 못하겠군-_ 하는)
별 생각 없이 한참을 구경하다가-_ 바퀴벌레가 지치면 저 이빨로 갈기갈기 찢어 삼키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문득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퀴벌레 씹어먹은 혓바닥으로 내 얼굴을 핥는다는 상상에...)
테이프로 붙인 뒤 빈틈없이 둘둘 말아서 (전통적인 바퀴벌레 사냥법-_ ) 쓰레기통에 생매장하다
간식이 없어서져 그런지-_ 뭔가 아쉬워하는 듯 킁킁대며 냐옹거리는 고양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해 줬으면 좋겠다 먹을 거라면 눈에 안 띄게-_ 파편은 남기지 말고 (...내가 안 보는 사이에 이미 많이 잡아먹었을지도-_ ?)

p.s. 이 사건 이후로 바퀴벌레를 몇 차례 더 발견했는데-_ 대부분 고양이가 갖고 놀다 버린 빈사 상태의 바퀴벌레였다-_
p.s.2. 방금 고양이가 바퀴벌레를 물고 와서 내 앞에 내려놓았다... orz (주인과 먹이를 나눠 먹자는 친밀감의 표시라는데-_ ?)

3.
새끼고양이 중성화 수술 시키다
앞으로 여름 되면 문을 계속 열어놔야 할 텐데-_ 발정나서 집 나가 새끼를 배오는 광경은 상상하기 싫었다-_
하는 김에 웃돈 좀 주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기초 예방접종과 기생충 약까지 처방받았다
두 번째 오는 거라 그런지 비교적-_ 얌전하게 굴더라 (저번에 왔을 때 난리치고 뛰어다니며 이것저것 뒤집어엎던 거에 비하면-_ )
(근데 의사 선생님 말로는 마취시킬 때 또 한 번 제대로 난동을 부렸다고 하더라-_ 뭔가 창피하다)
약을 주면서도 “먹일 수 있으면-_ 하루에 두 번씩 먹이세요.” 하면서 “먹이기 힘들 텐데...” 등등 계속 궁시렁대는데-_ 뭐라 할 수도 없고 젠장-_
중성화 이후로 뭔가 고양이 눈빛이 예전과는 확 바뀐 것 같은 기분이다 (마치 생판 다른 고양이가 된 듯한 낯선 느낌?)
하루 정도는 멍때리면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나를 슬슬 피하는 눈치였는데 (고양이에게 사랑받고 싶다 젠장-_ )
며칠 지나자 다시 무릎 위에도 올라오고 배 위에서 자기도 하는 등, 붙임성도 더 많이지고 뭔가 예전보다 훨씬 더 순해진 듯한 느낌이다

4.
블로그 조회수 뭥미-_
얼마 전에 나가수 관련 글 썼을 때, 주말이 되자 방문자 수가 ‘나는 가수다’ ‘옥주현’ 등의 키워드로 평소의 세 배로 뛰었었다-_
...블로그 방문자 수 늘리기가 이렇게 쉬운 거였나? 그냥 핫이슈인 것만 골라 쓰면 뻥튀기되는 그런 단순한 거였어-_ ?
초딩 블로거들이나-_ 클릭수 장사질하는 사람들이 거의 도배 수준으로-_ 이슈화된 정보를 재생산해내는 이유가 슬슬 체감되기 시작했다
(당시 그 글은 네이버에서는 검색도 안 되고 있었으니, (다음에서만 왕창 유입됐다) 네이버에서까지 왔으면 두 배는 더 왔겠구만-_ )
문득, 지금처럼 쓰레기 같은 (판에 박힌) 정보가 무분별하게 재생산되는 지저분한 인터넷 환경이 조성된 데는
트래픽 및 광고 덕지덕지에 클릭수로 돈이 나오는 수익 모델이 (애드센스라든지-_ ) 제대로 한 몫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_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인터넷 뉴스 그대로 (줄줄이-_ ) 베껴다 놓고 밑에 자기 쇼핑몰 홍보 붙여놓는 블로그가 검색 상위에 버젓이 뜬다는 것도-_ )
(개인적으로는 그런 블로그들은 다 잡아다가 족치든지-_ 아니면 최소한 검색 우선도를 확 낮추던지 해야 한다고 본다)
(블로그로 돈을 번다는 (광고질 등) 개념이-_ 처음에는 나는 참 이해가 안 됐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그런 블로그들은 그다지 좋게 보이질 않는다)

p.s. 개인적으로 내 블로그에 글이 너무 많아지는 걸 경계하고 있다-_ 가급적 한 번에 몰아적든지 해서 글 개수를 최소화하려 생각 중이다
p.s.2. 경험적으로, 검색 우선도는 글 내용보다도 제목에 훨씬 우선하는 것 같기에 - 딱히 검색 유입을 원치 않는 내용은 제목에 적지 않는 게 좋은 듯하다

5.
개인적으로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감정만 잔뜩 살은 괴작이라고 본다
(다른 책은 안 읽어 봐서 잘 모르겠지만-_ 그 책 하나 읽고 바로 도킨스 팬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 거시기하다-_ )
하도 유명하길래-_ (이래저래 종교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뭐 제대로 된 무신론 쪽 논리라도 실려 있나 싶어서 일부러 빌려다 읽었는데
논리는 개뿔-_ 대부분 반 종교 정서를 자극하는 선동성 문구가 가득할 뿐 (근데 확실히 독설이 통쾌한 면은 있더라-_ 꽤 두꺼운 책인데도 술술 읽힌다)
읽어 보고 제대로 된 책이라면 엄마한테라도 갖다 드릴까 싶었는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시다-_ )
갖다 드리긴 개뿔-_ 읽고 안 집어던지면 다행이지-_ 철저히 비종교인들의 반종교 정서를 자극하는 쪽으로 만들어진 (반쯤) 찌라시에 가깝다고 본다
(그런 책을 그렇게 포장해서 (거진 이름빨로-_ ) 팔아먹고 개념 교양서마냥 베스트셀러에 올릴 수도 있다는 것도 나름 능력이겠지-_ )

6.
오랫만에 집에 갔다가 아버지 mp3 다운받아 드리다
안 그래도 저번에 갔을 때 어디서 노래방 책을 (...) 하나 구해와서 하루 종일 읽고 계시더니만-_ (뭐하시나 했더니만-_ )
이번에 갔더니 컴퓨터로 다운받아 달라며 목록을 공책에 빼곡하게 적어서 (무려 200여 곡-_ ) 주시더라 (네이버 뮤직에서 150곡 정액 결제)
일단 음악을 그리 좋아하시는지도 잘 몰랐었는데-_ 의외로 음악적 취향이 넓다는 점에 놀랐고 (그래 봤자 대부분이 트로트와 블루스지만-_ )
목록에 핑클-_ 에서부터 조관우, 클론, 임재범에다 나가수 경연곡들까지 끼어 있다는 것도 신선했으며 (나가수의 긍정적 역할이 드러나는 예시?)
그동안 암암리에 무시해 왔던 (은근히 피하게 되던-_ ) 장르인 트로트 중에서도 의외로 그루브하고 편곡이 괜찮은 곡들이 많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근데 아무래도 트로트 특유의 그 목소리와 창법-_ 그리고 대부분의 곡에서 묻어나는 정서는 (아직까진-_ ) 영 내 취향이 아니다)
그동안 별로 관심없던 (아버지가 엄청 좋아하는-_ ) 나훈아 씨가 생각보다 훨씬 (...) 위대한 뮤지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며
어쩌면 나도 나중에 40-50대쯤 되면 (아버지처럼-_ ) 트로트 및 블루스를 줄창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 생각도 언뜻 들었다

7.
처음으로 (뒷북으로-_ ) 신라면 블랙 먹어보다 (하도 유명하길래 하나 사와 봤다)
기대치가 높은 상태에서 (일종의 경건한-_ 마음으로) 간만에 5분 내내 불 앞을 지켜 가며-_ 성실하게 라면을 끓이다
...국물 맛 죽이는데? 건더기도 큼지막하게 씹히고 (소고기다 소고기-_ 버섯도 있고)
확실히 일반 신라면보다는 맛있다는 (비싼 값 한다는?) 느낌이다 (애초에 두 배 가격인데 맛없으면 사기지-_ )
근데 굳이 그 값 줘 가면서 계속 사먹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 봤자 라면 아닌가-_ 차라리 진라면 두 개를 먹는 걸 택하련다-_ )

8.
대략 (아마도) 촛불집회 이후쯤부터 해서 (일부) 대중들의 인식이 뭔가 망가진 것 같다
물론 미군 장갑차 사건 때와 광우병 때에는 나도 (살짝) 혹한 게 있었고 이래저래 (여러 가지로) 느끼는 것도 있었지만
그 이후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촛불 뭐시기 등등을 보면, 아무래도 불편한 심기가 이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촛불집회 이후로 ‘힘없는 다수가 집단으로 모이면 여론을 바꿀 수 있다’ 뭐시기 하는 거창한-_ 인식이 만연하게 된 결과라고 여겨지는데
사실 틀린 말만도 아니고-_ (상황에 따라) 올바른 목적을 위해서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게 ‘진지한 고찰’ 없이 일상화되는 건 끔찍할 따름이다
일종의 자신들이 (약자들의) 집단인 ‘정의’이며, (강자인) ‘타도’해야 할 ‘부정(악)’이 존재한다는 듯한 태도가 시도때도없이 등장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상대방이 ‘악’이라면야 숭고한-_ 투쟁이 되겠지만, 상대방이 (명백한, 궁극의) 악이 아니라면 - 집단 광기, 마녀사냥과 다를 게 뭔가?)
(타진요니 뭐니 (아직도 잔당들이 남아 있더라-_ ) 요즘 새로 생긴 나가수닷컴-_ 등도 결국은 비슷한 맥락에 있는 듯하다)
인터넷 보수들의 ‘촛불좀비’ 뭐시기 하는 말이 예전에는 정말 보기 싫었는데-_ 요즘은 그게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대충 알 것 같아서 영 씁쓸하다

p.s. 인터넷 댓글을 자세히 보다 보면, (광적인) 반MB 정서와 ‘나가수 신도’들의 정서가 미묘하게 맞닿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거대 기획사 및 아이돌을 ‘악’으로 보는 태도와, MB 및 한나라당을 ‘거대한 악’으로 보는 정서에 서로 접점이 있기 때문이리라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p.s. 반값등록금은 또 뭥미-_ 애초에 그게 촛불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_ ?
(나도 등록금 내는 입장인지라 잠깐 혹한 건 사실이지만-_ 조금만 생각해 봐도-_ 애초에 그게 실현가능성이 있기나 한가-_ ?)
(차라리 등록금 및 기타 수익, 회계 내역 공개 및 자금 운용의 투명화라든지를 요구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겠다)
(애초에 우리가 낸 돈이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_ 무조건 반으로 줄여 달라고 땡깡부리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 생각의 빈곤함 자체는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적어도 가만 놔두는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이슈화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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