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10곡

Posted 2011. 6. 25. 16:07,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몇 년 전에 웹서핑하다가 어떤 블로그에서 우연히 보았던 (것 같은)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10곡의 제목을 골라놓은 걸 보면 거의 정확하게 성격을 추측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네요...”
문득 떠오른 김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10곡을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좋아하는 노래라기보다 머릿속에 각인된 노래의 이미지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사실 요즘 잘 안 듣는 노래도 있으니)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음악 취향이 참 많이도 바뀌었는데 (대중가요 이것저것 -> R&B -> 메탈 -> 롹 -> 인디 -> 결국은 걸그룹이 진리-_ )
한때는 정말 미친 듯이 들어댔던 수많은 노래들이, 지금 와서는 밍숭맹숭하고 예전만큼의 감흥을 못 준다는 게 참 거시기하다

p.s. 가끔 이런 거 할 때마다 ‘보편적인 입맛’ 에 대응되는 개념으로서의 보편적인 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평소에 자주 듣지만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을 생각은 안 들던 노래들에 대한 변명이 될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종종 ‘맛’ 혹은 음식에 비유하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곤 했는데
잘 만든 요리의 맛 역시 일종의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미각과 청각 사이에 여러 가지로 은유해볼 거리가 많은 듯하다

p.s.2. 뭔가 그럴 듯한 은유가 될 듯해서-_ 어린 시절 기억나는 일화 하나를 적어 보자면
어느 날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 어머니가 점심을 차려주셨는데, 반찬이랑 밥이 지독하게 맛이 없어서-_ (밥이 맛없기는 쉽지 않은데-_ )
남의 집에 와서 함부로 불평이나 내색도 못 하고-_ 가까스로 밥그릇을 다 비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맛있게 다 먹어치우고, 심지어 더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_ (일종의 가벼운 컬쳐쇼크였다 - )

p.s.3. 뭐랄까 요즘 슈스케다 (음) 나가수다 (흠) 가사 논쟁이다 (쯧) 립싱크 금지 법안이다 (발상 한 번 참 괴랄하다-_ ) 뭐다 어쩌고 해서
가창력에 대한 (미묘하게 거슬리는) 환호와 음악성 드립에다 아이돌 음악에 대한 대대적인 폄하 분위기가 나도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딱 어릴 때 우리 아버지가 “소세지 돈가스 그런 잡스러운 거 먹지 말고, 이거 나물 먹어, 나물!” 하던 때의 느낌이랑 비슷하다-_
물론 지금이야 나물이 없어서 못 먹는 지경이지만-_ (확실히 크면서 한 번쯤 입맛이 확 변하는 듯-_ )
소세지나 돈가스는 피해야 할 잡스러운 음식이란 (“그딴 걸 뭔 맛으로 먹냐-_ ?” 식의) 태도는 일종의 음식적 파시즘이 아닐까 싶다
(소세지만 줄창 있는 밥상이 그닥 달갑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를, 소세지가 저질 음식이거나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_ )

p.s.4. 맛과 음식 문화는 분명히 상대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맛있다’에 대한 기준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_

p.s. 다 쓰고 보니, 오히려 요 근래 자주 듣는 노래일수록 왠지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을 생각은 별로 안 들더라는 걸 깨달았다-_
(좋아하던 노래라도, 머릿속에 (개인적이고) 명확한 이미지로 각인된 노래와 그렇지 않은 노래는 또 다르다는 것도)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던 대여섯 곡 이외에는 뭘 고르기가 고만고만하다는 것도-_ (쓸 말이 먼저 떠오르는 걸로 고르게 되더라 순서는 랜덤이다)

p.s.2. 요즘 갑자기 옛날에 듣던 노래들 생각이 마구 떠오르기 시작해서, 네이버 뮤직 150곡씩 결제해서 마구 다운받고 있다-_ (최근 추세는 복고인 듯-_ )
한때 미친 듯이 들었음에도, 심지어 ‘있었다는 것조차’ 잊고 있던 노래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_
확연히 더 좋아하는 (더욱 ‘개인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는 - 한동안 잊혀져 있던) 노래들이 떠올랐으므로, (살짝 미안하지만...) 몇몇 곡들은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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