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 꿈 - REM 꿈과 NREM 꿈

Posted 2018. 1. 27. 09:51,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

앤 패러데이 - 정신치료와 꿈의 힘 (나들목) p.41~p.45 발췌.


 (1972년 기준으로) 근대 꿈 연구가 시작된 지 이십 년이 다 되어 가지만, 놀랍게도 아직 꿈을 표준적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

 ...만약 ...잠자는 동안에 경험하는 ‘모든’ 정신 활동을 꿈이라고 한다면, 이는 근대 꿈 연구가 발견한 사실, 즉 꿈을 꾸고 있음을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가 REM 수면이라는 유명한 발견을 버리는 셈이 된다. 마음은 잠자는 동안에도 계속 활동하여, NREM 수면 중에 깨워진 사람도 어떤 형상이나 생각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고, 그 내용도 때로는 REM 수면 중에 나타나는 것과 표면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밝혀져 있다.

 초기 연구자 디먼트와 클라이트만은 피험자가 상당히 자세하고 조리 있게 꿈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에만 꿈을 꾸었다고 간주하였으니, ...REM 수면 중에 깨워진 피험자는 80퍼센트가, NREM 수면 중에 깨워진 피험자는 단지 7퍼센트만이 ‘꿈’을 기억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무엇이든지 특정 내용이 마음에 있으면’ 꿈꾼 것이라고 정의한 실험에서 REM 수면 중에 깨운 경우는 80퍼센트로 이전과 비슷하지만, NREM 수면 중에 깨우면 ‘꿈’을 보고하는 비율이 54퍼센트로 급등한다. 이렇게 되면 NREM 수면을 ‘꿈꾸지 않는’ 수면이라고 부르기가 곤란해진다. 깨는 순간에 ‘마음에 스쳐 가는 게 무엇이든 있으면’ 꿈을 꾼 것이라고 정의한 경우에는 NREM 수면 중에 깨워진 사람의 74퍼센트가 ‘꿈’을 보고하였다. 점점 더 혼란스러워진다.

 분명한 것은 연구자들만이 헷갈려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고저쩌고...)

 ‘꿈’의 의미가 사람마다 다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는데, 그러면 피험자에게 ‘꿈’을 묻는 것은 과학적인 절차가 될 수 없다. 디먼트는 1965년에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실험에 앞서 피험자에게 꿈이란 무엇인지, 무엇을 꿈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볼 생각을 아무도 못 했다는 것은 깜짝 놀랄 일”이라고 말하였다.

 와이오밍 대학교의 데이비드 폴크스 박사는 꿈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질문 기법을 바꾸었다. 우선 피험자에게 꿈을 꾸었는지 안 꾸었는지를 묻고, 만약 꾸었다고 하면 꿈을 말하도록 했다. 꿈을 기억할 수 없다고 하면, 뭔가 마음속을 지나가는 게 있었는지 물었다. 그렇게 해서 폴크스 박사는 REM 수면 중에 깬 피험자는 87퍼센트에서, NREM 수면 중에 깬 피험자는 74퍼센트에서 ‘무어라도’ 마음속을 지나가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수면의 2단계, 3단계, 4단계에서 골고루 나왔기 때문에, NREM 수면 전체에 걸쳐 정신적 활동이 계속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NREM에서 보고된 전형적인 내용도 마치 꿈처럼 보였으며, 다만 전형적인 REM 보고와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이 결과를 가지고 REM 보고와 NREM 보고를 비교 분석하니 다음과 같았다. 후자는 전자에 비해 감정적 요소가 적고 신체 행위가 덜 들어가 있었다. 또한 덜 정교하고, 장면의 수가 적고, 등장인물이 갖는 극적 요소가 적었다. NREM 보고는 최근의 실제 생활 중에 있었던 사건과 관련성이 더 많았고, 훨씬 덜 변형된 채로 나왔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보면 꿈보다는 생각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폴스크는 REM 보고를 ‘꿈’이라고 부르고 NREM 보고를 ‘생각’이라고 부르고 싶어했다. 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수면의 어느 단계에서 깨우든 꿈을 보고받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다.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꿈이든 아니면 다른 형태의 인지 또는 지각이든 알아차릴 수 있는 활동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REM 수면은 꿈의 유형을 구별하는 데 효용이 있을 뿐,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닌지를 식별할 수 있는 신호는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REM 꿈’과 ‘NREM 꿈’이라는 말로 이 두 종류의 정신활동을 구별하는 걸 좋아한다. 흔히 NREM 내용도 충분히 꿈같아서 ‘꿈을 꾸지 않았다’거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이다. 하지만 NREM 내용과 REM 내용은 확연히 달라서 누구든지 조금만 연습해 보면 대개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의 꿈일 때는 구분하기가 더 용이하다.



앤 패러데이 - 정신치료와 꿈의 힘 (나들목) p.56~P.57 발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만약 당신이 내가 대몽가大夢家라 이름 붙인 유형에 속한다면, 훨씬 더 길고 생생하고 극적인 REM 꿈을 꿀 것이고, NREM 꿈도 이 장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꿈 같이’ 꿀 것이다. 그런 경우에 당신의 NREM 꿈을 당신 자신의 훨씬 더 꿈 같은 내용의 REM 꿈과 구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꿈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미미한 소몽가小夢家들의 REM 꿈과 비교할라치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REM 꿈이든 NREM 꿈이든 잠이 끝나갈 무렵이 되면 더 길어지고 더 꿈다워진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새벽에 꾼 NREM 꿈이 당신이 새벽에 꾼 REM 꿈과는 판이하게 다를지라도, 당신이 저녁에 꾼 REM 꿈과는 구분이 쉽지 않을 수 있다. ...

 혼란을 가중시키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깊게 자는 사람이라면 REM 수면 중에 꾸었을 만한 상당히 꿈다운 자료를, 얕게 자는 사람들, 즉 소리와 같은 외부 자극에 쉽게 깨는 사람들은 NREM 수면 중에 꾼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당신이 얕게 자는 사람일지라도, 당신 자신의 REM 꿈을 당신 자신의 NREM 꿈과 구별할 수는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신 자신이 답해야만 한다. 내가 스스로 내린 결론을 말하자면, 대체로 두 유형의 꿈이 있는데, 주로 생생하고 시각적 특성이 강한 REM 꿈과 이에 비해 재미가 적고 생각에 더 가까운 NREM 꿈이 있다고 하는 게 이치에 맞다. 이 주제에 대해 상당히 길게 논한 것은, 꿈에 관한 문헌들에서 논란이 되고 있고 그래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떄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감춰진 꿈 생활을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이는 꿈을 만났을 때 이 두 유형의 꿈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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