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sted 2018. 1. 26. 17:37,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이것저것 보고 리뷰를 써도. 작품에 대한 얘기보다는. 그걸 매개로 해서 내면의 프라이빗한. 못 보일 것들을 줄줄 써내다 보니...
갈수록 비공개글만 늘어간다. 딱히 남한테 대놓고 내보일 만한 (내보이고픈) 얘기가 별로 없다. (나한테만 중요한. 자신과의 대화가 된 느낌이다.)
그나마 블로그란 기록공간이 없었으면. 이런 걸 죄다 기록하고 모아서 정리하는 작업 자체를 굳이 안 하게 됐을 것 같다...
(블로그가 노트를 거의 대체하게 된 것 같다. 당장 적기에는 노트가 직관적이라도. 나중의 불편함 때문에 결국 다 블로그에 정리하게 되는 것 같다.)


1-1.

그러고보니 노트나 수첩, 필기류 사모으던 습관-욕구도 언젠가부터 싹 사라졌다. (direct한 목적 없는) 지식욕이 사그라들고부터가 아닐까.
예전엔 하이테크라든지 그런 펜도 잘 모았었는데. 끝까지 다 쓰고 버린 건 반도 안 되는 것 같다.-_- 망가지거나 잃어버리거나...
지금 쓰는 펜 중 가장 (어딜 가든) 쉽게 구할 수 있고 쓸만한 펜은 이마트 제타 펜인 것 같다. 가늘면서도 (0.5mm) 막 쓰기 좋아서 애용하는 중이다.


2,

예전엔 모르다가, 최근에야 새삼스레 알게 된 건데. 나 살짝 절대음감 있는 것 같다..-_-b (걍 아무나 다 쉽게 하는 건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3.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상담받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단기간에) 자기가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건. 뭔가. 저항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크다.


4.

고종과 조선 말 정세. 이런 걸 읽다 보면. 빅토리아 2 류의 게임을 다시 잡고 싶어진다.
뭔가 역동의 시대..의 이미지다. 돌이켜보면 학교에서는 이런 이미지를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고리타분한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이것저것 읽고 나서 고종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 암군에서. 어쩔 수 없는 비운의 범부...의 느낌으로.)
(그 무능과 -결과적인-무성과와는 별개로. 강제 퇴위당할 때까지 끝까지 어떻게든 일본을 엿먹이려 대항했다는 것... 기개는 높이 살 수밖에.)


유로파에서. 조선 플레이를 하다가... 문득. 내가 점령한 영토가. 일본제국 모양새랑 크게 다르지 않구나.-_- 하는 걸 자각하다.
지정학적 위치 자체가 이런 전략밖에 나올 수가 없구나. 아마 조선이 근대화에 성공했더라도 (일본과 주체만 바뀐) 비슷한 판도가 나왔을 것 같다.


5.

샤이니 종현. 남일같지 않으면서도. 사실 평소에 큰 관심 안 두던 것도 있고 큰 감정적인 동요는 없었는데...
태연 추모 인스타그램 중에. ‘우린 비슷하잖아. 닮았고. 그 느낌들을 알잖아.’ 이거 보는 순간. 뭔가 살짝 울컥하다.ㅠ 레알로... 닮긴 했지.


6.

(자기 및 타인의) 감정과. 이성-논리를 다루는 데 둘 다 능한 사람을 보면 부럽다...
(둘 중 하나에만 능한 사람은. 아무리 똑똑하고 아무리 감성적이든 크게 부럽진 않다. 굳이 따지자면 -지금으로선-감정에 능한 쪽이 더 부러워 보인다)
(...내가 내면의 만성적인 강박성을 쳐내고. 소외된 감정 쪽을 개발하려 노력해왔기에. 사실 이성 쪽에 치우친 사람을 보면 거부감부터 든다)
(무슨 지니어스. 알쓸신잡? 그딴 앎. 지식. 천재. 논리갑... 이런-과거엔 이끌리던-이미지들에. 아이고 의미없다. 식으로. 날을 세우고 있는 느낌이 있다.)
(...사실 지니어스는 단순히 논리적인. 이성적인 그런 게 다가 아니긴 한데.-_- 문제푸는. 무슨... 그런 거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다)


7.

새해 첫날에는. 내게 동조를 바래오는. 싸이코패스적인. 동물적인. 자폐적인 아이... 소녀에게 반대의사를 표했다가 칼에 베이는 꿈을 꾸고.-_-
(원시적인. 동물적-야성적인. 맹목적인 투사가 묻어나는. 날것의 공격성에 대한 비동조...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를 적대할 걸 얼추 예상하면서도. 나름 (각오하고) 줏대있게. 솔직하게 소신을 표한 거였는데... 칼에 베이는 순간은 역시나 섬뜩하다...)
(뭔가 아즈텍스런. 투박한. 흑요석 돌칼의 느낌이었던 것 같고. 여자애한테서도 살짝 원주민?스런. 주술적인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둘쨋날엔... 어떤 (뭔가 현명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선배 형..한테. 목소리에 ‘힘’을 싣는. ‘힘’이 담긴 말(power word?)을 뱉는 법을 배우다.
(소리에 특유의 울림. 묘한 무게가 있는데... 뭔가 반복해서 따라해봐도 감이 안 잡힌다. 구체적인 방법보다 스스로 감을 잡는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7년?전부터 본격적으로 해온 꿈 기록이 일수로는 천 일, 낱꿈으로는 2천개를 막 넘어가고 있다...
내가 변하면서 꿈도 같이 변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꿈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꿈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의식적인 결단이란 느낌이다.
(10년간 같은 꿈을 꾸더라도. 의식적인 차원의 변화가 없으면 어차피 그대로란 느낌이다. 꿈은 ‘보여줄’ 뿐 끌어주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꿈의 언어분석이란 건. 마늘은 흰색일 거 같고 갈릭소스는 갈색일 거 같은 그런 느낌... 수준으로 다가온다.
안 보이는 책을 찾으면서 책 책 하다가 문득 췍 암더 코리안 탑클래쓰 노블레쓰... 로 이어지는 그런 느낌...
꿈에서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일상에서도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는 연상의 연쇄작용이다. (자각하려 조금만 노력하면 수두룩하게 찾아낼 수 있는...)
고런 식의 접근이 일부. 부분적으로 (보조적으로) 유용성이 있음에도. 상징이란 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거...


8.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호르몬 문제이지만. 한편으론 생각의 습관의 문제와도 오버랩된다 (신체습관이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듯 생각도 마찬가지...)
우울증이 기질이나 그런거에 강하게 영향받는다 쳐도. 내 경우를 갖고 볼 때. 사고방식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여기서 사고방식이란 건. 성격. 기저신념. ‘개인적 신화‘. 뭔가 세계관적인... 그 사람의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그런 걸 다 포함해서 말하는 거다)
(단순히 표면적으로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거랑은 다른 얘기 하고 있는 거다...)


“우울증에 걸린 건 네 탓이 아니야”가 당장 맘편한 위로로 다가올지언정. 궁극적으로 거기에 안주하면 죽도밥도 안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9.

광화문 교보문고는 뭔가 책 진열 수가 예전에 비해서 팍 줄어든 느낌이다... 뭔가 예전같지가 않다. 그 좌석 들여놓은 것 때문인 것 같다.
+일년 남짓 안 간 사이에 반디앤루니스 종로점 폐점이라...ㅠ 아쉽네. (비치된 책들이 조금씩 다르니 광화문-반디-영풍 쭉 도는 식으로 갔었는데...)


광화문은 자리가 많지만 사람도 많아서 역설적으로 자리잡기가 더 힘들고 (...) 영풍이 훨씬 낫다. 영풍을 메인으로 들러야겠다.
영풍에서 책장 앞에 두시간째 죽치고 앉아 있는데 아무도 안 지나가고 고요하고 엄청 평온하다. 쇼파에는 어떤 아저씨가 앉아서 자고 있고 (...)
이런 분위기가 북적한 광화문보다 훨씬 좋긴 한데. 반디앤루니스 문 닫은 거 보고 나니 손님 없는 게 불안하다. 문닫지마...ㅠ


일 년 남짓만에 여기저기서 알음알음 주워모은 책정보들을 적어들고 서점을 찾았지만, 결국 산 건 죄다 직접 보면서 발견한 책들뿐이다.
‘좋은, 잘 나온 책’의 기준이 어느 정도는 있음에도, 결국 더 중요한 건 ‘지금의 나’의 단계에 그 내용이 필요한가(적절한가)가 핵심이란 느낌이다.
작년 이맘때?쯤에 만 가지 행동 다시 읽으면서 절절히 느꼈던 거고, 이번에 책 보면서도 새삼 다시 느끼는 것 같다...


10.

david bowie - ashes to ashes. “my mama said, to get things done, you'd better not mess with major tom...”
(메이저 탐을 ‘파묻어버리는’. ‘잘라내는’ 노래로 다가온다. 예전보단 지금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ashes to ashes, funk to funky...”)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공연?에서 다섯살짜리가 보위한테 ashes to ashes 해달라고 했다는 거 보고 살짝 응?싶다. 다섯살짜리가?-_- 이걸?-_-)


david bowie - blackstar. 이왕 생각난 김에 죽기 전 마지막 노래들도 찾아 들어보다.
‘죽음과 재생’에 대한 노래로 다가온다. (지배적인 죽음의 이미지 위에 놓일. 순환. life goes on. 계속될 어떤 사이클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뭔가 맘편하게 들을 노래는 아니다... 음악도 그렇고. 특히 뮤비가 엔간히 불편하게 (콩닥하게) 다가온다.ㅠ
죽음의 이미지도 그렇고. 특히 내가 메이저 탐이란 (한때 강하게 사로잡혔지만 지금의 나한텐 시기착오적인) 상징을 떼어내려 해온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여자의 등에 메이저 탐의 보석박힌 해골을 물려주는 게. 뭔 느낌인진 알겠는데... 지금의 나한테는 썩 달갑게 안 다가온다.
(걍 지금의 내가 메이저 탐이 맘에 안 들어서 그런 것 같다.-_-) (아마 한참 나중에야 좀 더 메이저 탐을 가치판단 없이 볼 수 있게 될 거 같다...)
(죽음 및 스러짐의 이미지들과. 주술적-비의적인 이미지들이 편치 않게 다가옴에도. 재생과 blooming...의 순간에 오는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11.

“센티멘탈리즘, 복음을 왜곡시킨다” (기독교연합신문 아이굿뉴스)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0921


12.

“...먼저 원형과 동일시되는 경험을 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그 원형을 깨닫지 못한다. 모든 원형 중에서 가장 천박한 아니무스나 아니마를 건드린다면, 당신은 아니무스나 아니마가 된다. 그래도 당신은 아니무스나 아니마에게 완전히 사로잡히기 전까지는 아니무스나 아니마를 깨닫지 못한다. 어느 여자도 아니무스와 동일시하지 않고는 아니무스를 깨닫지 못할 것이며, 어느 남자도 아니마와 동일시하지 않고는 아니마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13.

올해의 목표는 좀더 너굴너굴한, 너구리 같은 인간이 되는 거다. 장래희망 너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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