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끼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아주다
맨날 문 열어놓으면 슬쩍 나가서 온 동네를 몇 시간씩 싸돌아다니다가 들어온다
사실 고양이가 집 나가는 것 자체는 별로 걱정이 안 되는데
(고양이는 의외로 귀소본능이 강하다 한다 하물며 얘는 여기 집에서 태어난 애니까)
잘못 놔뒀다가 혹시 도둑고양인 줄 알고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서
(이 동네가 고양이가 워낙 많기도 하고, 딴 데 어디서는 살처분이니 뭐니 해서 흉흉하더라 - )
방울이라도 달아 놓으면 적어도 누가 키운다는 건 알 테니 함부로 잡아다가 죽이지는 않겠지 싶다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거부감없이 딸랑거리며 귀엽게 잘 뛰어다닌다
위치도 단박에 파악되고 집 나갔다가 들어올 때 멀리서부터 딸랑딸랑 소리가 들리니 확실히 안심이 된다
슬슬 중성화도 시킬 때가 됐는데 비용이 걱정이다-_

2.
네이버 블로그 해킹당하다-_
카페 들어갈 일이 있어서 거의 반 년만에 로그인했더니 왠 접근제한조치가 걸려 있다
(그나마 블락 조치가 되어 있다는 점에는 네이버에 감사한다-_ )
풀고 들어가 보니 블로그가 완전히 스팸 블로그에 이상한 성인 광고들로 도배되어 있다 (그 외 피해는 없는 듯)
괜시리 네이버에 정이 팍 떨어져서 (네이버가 무슨 죄? -_ ) 곧바로 네이버 탈퇴하다
어차피 거의 로그인할 일도 없으니 아이디 따위 없어도 상관없지 싶다 (아직까지 재가입 안하는 중)
곰곰히 생각해 보니 마지막으로 로그인했던 게 동네 피씨방이었던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를 온라인 메모용으로 쓰던 때)
(그때 와우도 잠깐 켰었으니깐 백빵 해킹되어 있겠군-_ 어차피 와우에는 미련 버린지 한참 됐으니)
동네 피씨방에는 언제나 담배 연기와 초딩들이 득실득실하다는 걸 감안할 때-_
대부분의 해킹은 피씨방을 통해 이루어지며, 더러운 스팸 블로그들도 그 부산물이 아닐까 살며시 짐작해 본다
(스팸 블로그 주민번호와 초딩 혹은 백수와 피씨방 사용과 관리 실태 등의 상관성을 조사하면 논문 하나 나올 수 있을 것 같다-_ )
앞으로 쾌적한 인터넷 환경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씨방부터 제대로 한 번 후려야 한다고 본다

3.
처음으로 도를 아십니까를 당해 보다
후줄그레한 차림에 장바구니 손에 들고 집앞 슈퍼에 가는데 (집이 시장거리에 있어서 거리가 붐빈다)
어떤 멀쩡하게 생긴 여자분이 스쳐지나가더니 갑자기 뒤에서 날 부른다 “...저기요 얼굴에서 좋은 기운이 나시네요” “...아 예-_ ”
보통 만만하고 얘기 잘 들어주게 생긴 사람한테 자주 들러붙는다고 하던가
주위에서 돈 뜯긴 얘기도 많이 들어 봤고 (옛날에 우리 형이 자취할 때 이런 인간들을 함부로 집에 들였다가 큰 곤욕을 치뤘다고 한다-_ )
안 그래도 집에서 막 나온 꾀죄죄한 꼴에 오래 시간끌기 싫어서 중간에 바쁘다고 말 끊고 그냥 와버렸지만
문득 대충 어떤 사람들이 이런 사기에 걸려드는지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낭만파라고 할까, ‘집안에 기운이 막혀서 그걸 뚫으면 다 잘 될 거야’ 같은 달콤한 속삭임 - 백마탄 왕자님이나 deus ex machina 같은?
(나도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나도 모르게 혹하는 감정이 살짝 들었었다는 얘기다)
일련의 종교들도 그렇고 유언비어도 왠지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고 아무튼 더욱 현실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예전부터 고치려 했던 글쓰기 습관이지만, ‘할 말이 없으면 수사가 길어진다’
물론 수사가 길어지면서 묘사가 정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쓸데없는 말을 자꾸 덧붙이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면서도 머릿속의 느낌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가급적 말을 ‘만들어내지’ 않고 ‘꺼내려’ 노력하는 중이나 쉽지가 않다)

5.
현재 내 자취방에는 당장 전쟁이 나더라도 (아껴서) 두 달은 먹고 살 만한 식량이 구비되어 있다-_
생각지 못하게 받은 모마트 인터넷 쇼핑몰 생월자쿠폰에 (10% 할인 액수제한없음) 각종 식품 할인 행사와 쿠폰이 겹치면서
증정 잔뜩 붙은 라면 두 박스에 참치 꽁치 통조림 잔뜩 만두 4kg에 평소엔 집 근처에서 사먹던 야채와 음료수까지-_
(택배 아저씨는 옥탑방까지 박스 네 개 짊어지고 올라오느라 죽을 맛이었을 듯-_ )
근데 잔뜩 사놓고 보니 맨날 라면만 먹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_ 왠일인지 식비는 식비대로 계속 나간다
다 먹으려면 몇 달이 걸릴 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하는 뻘생각이 든다-_ (전쟁이나 좀비라든지 아무튼 생존물-_ )

6.
최근 들어서는 음반보다 온라인으로 음원을 정말 많이 구입한다
(한때는 싸인반의 로망에 휩싸일 뻔한 적도 있으나-_ (사인받으러 막 공연도 가고) 그저 순간의 불꽃으로 머물렀다)
한 달에 40곡 정액에 전곡 듣기까지 해도 만 원이 안 되는 돈이니 되는 대로 막 지르는 맛이 크다
(예전 (어둠의-_ ) 한창 때 p2p 시절의 되는 대로 다운받아서 줄창 들어대던 느낌과도 살짝 일맥상통한다-_ )
(사실 세심하게 골라서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다운받기에는 한 달에 40곡도 너무 많다-_ 일단 다 받고 보는 거지 뭐)
솔직히 이 쪽 사정은 잘 몰라서 함부로 말하기가 조금 뭐시기하긴 하지만
어차피 음반 시장은 사장세고 (안타까움은 차치하고) 불법 다운로드는 아직도 여기저기서 흥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때 TV에서 ‘불끈 프로젝트’ 어쩌고 하던데 정말 그 광고만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의문이다-_ )
현재는 일종의 미끼상품-_ 에 가깝게 다뤄지는 40곡 정액을 완전히 전면 컨텐츠로 부각시켜서 (일종의 고육지계)
‘한 곡에 100원임, 이것도 비싸다면 그건 도둑놈 심보다’ 를 소비자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쪽으로 가는 건 어떨까 싶다
(학교 게시판에서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던 불법 유포에 대고 달았던 댓글이다 다들 데꿀멍하지만 다운수는 계속 늘어가고-_ )
최근 광고처럼 ‘불법 다운로드 안됨’으로 될 일이 아니라, ‘이리 와서 합법적으로 받아라’ 가 되어야 할 일이다
(공익광고 말고 오히려 적극적인 상업광고 쪽으로 케이블에서 그놈의 대출 광고 대신 나오면 국민들 뇌리에 각인은 확실히 될 듯-_ )
(생각해 보니-_ 케이블 티비 틀기만 하면 몇초 간격으로 나오는 그 빌어먹을 대출 광고만큼 신속하게 국민 뇌리에 들어오는 정보가 또 있을까?)
(가끔 보면 길바닥에 40곡 쿠폰을 뿌리고 개인정보랑 바꿔먹으려 들던데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마케팅이라고 본다)

7.
싱크대 배수가 잘 안 돼서 몇 달간 고민하다가 결국 싱크대를 통째로 분해해 보기로 결심했다-_
(이래저래 말이 많지만 나는 신입생들에게 자취를 적극 권하는 입장이다-_ 온실 속 화초였던 내가 이런 것도 하게 될 줄이야-_ )
사실 그 동안 생각은 몇 번 해봤지만 아무래도 엄두가 안 나던 걸-_ 내친 김에 실행에 옮겨본 건데
엄청난 악취와-_ 점액질과-_ 싱크대 호스를 꽉 틀어막은 정체불명의 유기물 찌꺼기들-_
배수구 용해제와 락스를 통째로 들이부어도 끄떡없던-_ 걸 확 들어내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물이 쫙쫙 빠진다
작년부터 집이 낡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투덜대면서 (반쯤 체념하고) 참고 살았었는데-_
틈만 나면 배수구에 창궐하던 바퀴벌레들과 올라오는 악취에 시달리던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_ 진작에 뜯어봤어야 했는데-_

8.
최근에 새로 북미 유럽에서 런칭한 온라인 게임 RIFT -
모 블로그에서 포스트 와우 어쩌고 하는 거창한 글을 우연히 읽고 나서 호기심에 구입한 건데 (1달 정액 포함해서 피같은 50달러-_ )
약 1주일간 해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WoW보다 일부 진보한 면도 보이지만 포스트 와우라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정도?
일단 객관적으로 봐서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와우 비슷한 류 게임 나온 것 중에는 제일 훌륭하다 여겨진다)
WoW나 워해머 온라인 등에서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쳐서 완성된 시스템의 장점들을 적절하게 잘 빼온 것 같다는 느낌이다
(살짝 바꿔 말하면 훌륭하지만 독창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전장이나 업적 인스턴스 던전 레이드 public quest group 기존 WoW 애드온 기능 등등)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캐릭터 육성인데 이건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빠를 듯하다
http://rift.zam.com/en/stc.html (메인 클래스에 서브 클래스 3개, 포인트를 찍으면 (트리 위쪽 - ) 클래스 능력들이 차츰 활성화된다 (트리 아래쪽 - ))
WoW에 비해서는 확실히 다양한 캐릭터 육성이 가능한 듯도 보이나, 조금 키우다 보면 결국 역할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걸 느낀다
(서브클래스 자체가 꽤나 전형적이고 4중 특성-_ 이 가능한데다 키우다 보면 ‘전형적이고 효율적인’ (국민)트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듯하다)
메인 클래스끼리의 믹싱이 가능했더라면 포스트 와우라고 언뜻 불러줄법도 하련만 (밸런싱이 개 빡세지겠지만-_ )
아무튼 1주일 정도 해보고 이정도면 충분히 해봤다 싶어서 잔여 환불하려는데 외국 온라인 게임에는 환불이란 개념이 없더라-_ 제길
아무튼 결론은,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잘 만든 게임으로 와우보다 그닥 꿀릴 것도 없다고 본다 (하지만 와우는 그동안 알박아둔 게 있으니-_ )

9.
인터넷 쇼핑몰에서 천오백원에 구입한 비닐 고양이 낚싯대
예전에는 고양이랑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막 고민하고-_ 쓰다듬거나 뒹굴뒹굴 굴리거나 그랬었는데
낚싯대 하나 구입한 이후로는 한번 휘두르기만 하면 꽁지가 빠져라 쫓아다니니-_
고양이 운동도 집안에서 낚싯대로 시키고 (누워서 10분 동안 낚싯대만 휘휘 돌리면 헥헥대면서도 계속 따라서 뛴다-_ )
밤에 야옹야옹 시끄럽게 굴면 낚싯대로 10분만 뺑뺑이 돌려주면 지쳐서-_ 알아서 얌전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편하게 누워서 컴퓨터로 다운받은 예능 프로 보고 있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낚싯대 플라스틱 손잡이를 물고 오더니-_ 내 앞에 내려놓고-_ 다소곳이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다-_
이건 뭐지-_ 놀아 달라는 건가-_ 싶어서 슬슬 흔들어 줬더니 전에 없이 맹렬하게-_ 들고 뛰고 쫓아다니는 거다-_
그걸 보고 있자니 설마 고양이도 지능이 있는 건가 싶었고-_ 고양이한테 그동안 못 볼 꼴 보였던 게 막 주루룩 생각나더라-_
가끔 동물들이 보이는 행동 보면 진짜 딱 ‘애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고 거의 본능에 가깝지만 가끔 일종의 영민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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