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끼적

Posted 2017. 8. 15. 10:48,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전래설화가 죄다 동화취급 받고 전집까지 나와서 어린애들한테 널리 읽히고 권장되는 거에 불만이 있다...
상당수가 민중의 한이나 설움을 담고있는거라.. 해학이니 뭐니 해봤자.. 고도의 sarcasm과 -수동-공격성을 내포한.. 말그대로 한恨이 서려있는거라...
어떻게 봐도 애들용은 아니다. 오히려 애들한테 읽히기에는 유해서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애들한테 한恨의 서사를 주입해서 뭐하려고.-_-)


2.

암만 봐도... 꿈은 무의식 그 자체가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걸쳐있는. 모호한.. 긴장감이 낮은 형태일 뿐이라는 느낌이다.
꿈이 의식보다 훨씬 솔직함에도.. 무슨 절대적 진리마냥 객관적 진실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의식과 마찬가지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무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무슨 신비한 뭣처럼 해봤자. 어찌됐든 결국 나 자신이고.. 나라는 주관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느낌이다.)
무의식은... 꿈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들보다 훨씬 더 모호한 형태를 띠고있는. 느낌적인 느낌만이 남아있는 그런 것들이고...
감각적으로 분간 가능하게. 비교적 뚜렷하게 이미지로 드러나는 꿈들은.. 이미 의식의 영역에 반쯤 발을 걸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있다.


(꿈의 어법이. 무의식으로부터 의식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의 가장 기초적인. 초기적인 형태...라고 생각해도 될런지 모르겠다)


꿈은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 구구절절 말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있다. 꿈의 ‘메세지’란 게 결국은 사후적인, 가치판단적인 뭔가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꿈이 ‘솔직하다고’ 해서, 그게 항상 객관적으로 진리일 수는 없다는.. 주관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결국 의식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그런..)


내가 꾸는 내 꿈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고 나니까, 쌩판 남의 꿈 보는 게 의미가 없어진 느낌이다. 남의 꿈은 관심없다. 내 알 바 아니라는 느낌이다.
남의 꿈을 볼 때는. 걍 내 자신을 투사해서 내 꿈처럼 보고 나 혼자 새긴다. 나한테 다가오는 내 의미가 중요하단 느낌이다. 남이사...


피곤하면 꿈기록이 엄청 힘들다. 엔간히 강렬한 꿈이 아닌 이상, 꿈을 제대로 보려면 질 좋은 수면이 어느정도 확보돼야 된다...


꿈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미지고 뭐고 이전에. 전반적인 정서와 거기 수반하는 *감정*이다. 이제서야 그걸 좀 감잡기 시작한 것 같다...


3.

외국인 남자가 국제결혼해서 우리나라 와서 처가살이 하는 프로그램... (이웃집 찰스?) 보다 보니... 레알 불쌍하다.-_-
보니까, 장모가 잔소리가 심하고... ‘관심’을 빙자해서 자꾸만 옆에서 갈구고 찔러대는 스타일인데.-_-
거기에 대한 불만들을 직접적으로는 말 못하고,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고 애매하게 말하는 느낌이고... (물론 프라이버시도 필요하겠지만...)
여자는 옆에서 계속 볼 텐데도.. 보고도 문제가 뭔지 1도 모르는지..-_- 너만의 공간 있잖아. 이 방! 이지랄하고 있고.-_-
남자가 원래 소심한 건지 혼자 외국 와서 주눅들어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후자일 것 같다 왠지...)
좀더 -장모와-부딪치고 갈등이 생기더라도. 자기주장 없이 너무 끌려다니지만 말고... 자기 감정에 좀더 솔직해야 나중에 고생을 덜 할 것 같다...


4.

가족문제를 파는 건 1) 지금 여기의 2) 관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여기의 관계구도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 없이 과거부터 파헤쳐봐야 소용없다.
모르면 일단 다 무조건 적고 보는 게 답인 것 같다... 상황 안에서는 안 보이던 것들이. 글로. 남일마냥 읽다 보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족문화 안에서 아무리 뭘 하려고 들어봤자. 가족역동의 한계로서 나 자체가 가족역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나는 가족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신화에서 아웃사이더가 구원의 주축이 되는 이유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이걸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내가 내 역할을 내 줏대대로 포기할 수 있을지언정. 다른 사람을 내맘대로 할 수는 없다... 탈주. 이탈. 심리적인 독립. 자립이 먼저다.
밖에다 새로 기반을 잡고. 완전히 벗어난 뒤에. 아웃사이더가 돼서 역인베이전을 들어오든가.-_- 안에선 안 된다.


5.

자기 감정을 보는 걸 회피하는, 감정이 드러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억압과 온갖 방어기제로 가득 찬 사람한테...
거울처럼, 상대의 -빤히 보이는데 자기만 모르는-감정들을 비춰 보여주고 공감해주려 해봤자, 결국 돌아올 건 적대감밖에 없다는-_- 느낌이다.
걍 알고도 모르는 척, 늬예늬예 하면서, 겉으로만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최상인 것 같다.-_- 본인은 뭐가 문젠지도 모르겠지.


자기 감정 볼 줄 모르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감정을 신비하고 불가해한 무언가마냥, 감상주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자주 보이는 것 같다.
‘어떻게 사람 감정이 그렇게 말로 딱 떨어지냐.’ 식으로.-_- 뭔 말로도 자기 감정이 다뤄지는 것 자체를 피해버리는 방어막으로...


상대와의 관계에서 이모저모를 보고 받은 인상을. 메타메세지를. ‘느낀 그대로’. 이러이러한 거 아니냐. 표현하고. 물어보고. 확인하는 걸 가지고...
무슨 내가 오해를 한다느니-_-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느니만 하면서. 정작 자기는 자기에 대해서 한 마디도 못 한다는 게-_- 답답하기 짝이 없다.
(뭔가. 관계에서 특정 감정에 대해서. 내가 느낀 것을 ‘말하면 안 된다’는. 역기능가정의 규칙도 연상되고...)
(점철된 억압으로 감정지능이 유아 수준이라... 내가 물어보는 감정들을 다뤄낼 능력이 없다는. 방어로 일관하는 게 보기 안쓰러운 느낌도 있다.)


6.

뭔가 진전이 막혔을 때, 아무 거라도 책이나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는 게 (그 당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뭘 어떻게 쓰든 간에, 나중에 (한참 후에) 다시 보면 결국 다 (그 당시의) 내 얘기라는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영화 속 인물 보고 던져놓은 말이. 딱 내가 들었어야 할 그런 종류의 조언이었다는.. 내가 들어야 할 말을 내가 하게 되는 느낌이다.)
뭘 쓰든 나 자신을 투영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꽉 막힌. 엉뚱한. 멍청한-_- 리뷰를 쓰는 것조차. 그 당시 나의 반영이라는 느낌이다.


영화든 책이든 보고 난 뒤에. 이미 쓸 내용은 정해져 있고... 내가 할 일은 그 느낌적인 느낌을 구체적인 말로 짜내는 것뿐이란 연상이 있다.
리뷰를 쓰면서 뭘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는. 재료가 내 속에 다 있는데 엉뚱한 걸 밖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다.


7.

(남자로서) 자기 아니마상을 제대로 보려면. 뭔가. 여자 연예인. 가수든 배우든. 팬질을 하든. 아이돌을 무진장 파보든지...
아니면 야동. AV를.. 수십 편씩 꼴리는 대로 다운받아 보면서. 취향. 느낌. 이끌림에 대해서. 손에 잡힐 때까지 구체화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냥 생각없이 슥 보고 넘길거면 의미없다. 보면서 자기가 어떤 것들에 ‘이끌리는지’ 구체적으로 느끼고. 의식적으로 알아야 된다.
파괴적인 아니마의 측면이 (남자를 끌어들여 빠져죽게 만드는) 물귀신. 사이렌. 로렐라이 식의 은유로 얘기되는 걸... 스스로 체감하고 느껴야 한다.


(더 깊게 들어가면. 어머니를 비신화화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이상형이 결국 직-간접적으로 어머니상과 연결된다는 것-)


그러고 나면... 아니마의 파괴적인 측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그걸 자아상으로부터 조금씩. 차츰차츰 분리할 수 있게 될 거다.
아니마상이. 성찰되고. 분리되기 전까지는. 그게 파괴적이라는 것 자체를 인식못한 채로. 성격의 중심적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 돈주고 살 순 없으니-_- 별수없이 어둠의 경로. 불법 다운로드가 된다.) (내가 자기성찰 좀 하겠다는데. 국가에서 왜이러케 막아대냐고.ㅠㅠ)


8.

고양이가. 나한테 고분고분한 것과는 별개로. 뭔가... 형한테는 무진장 맞먹으려 들고. 반항적이라는 느낌이다.-_-
자리 차지하는 것도 그렇고. 걸어갈 때 습격하는 것도. 아득바득. 형과 맞먹으려 드는. 기싸움의 느낌이다. 고양이가 형을 이기려 든다는 느낌이다.-_-
뭔가. 내가 ‘야생’ 레벨에서 고양이를 다루는 것과. 형이 단순히 ‘애완동물’ 대하는 레벨에 머물러 있는 것과도 연상이 이어진다.
형이 ‘야생’ 레벨에서 고양이를 다루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다. 말 잘 듣고 문명적인. 길들여진 무언가를 원한다는...


상대의 공격성을 인정해주는 게. 어떤 관계에서든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고양이를 대할 때. 새끼고양이 상대하듯 어미고양이 행동모사를 하고 있다는... 얘도 내 앞에선 뭔가 새끼고양이 레벨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고양이가 내 옆에 와서 괜히 알짱댈 때마다. 뭔가 심적인 편안함을 느낀다...


“고양이는 삐약삐약~” 만약 새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면 삐약이로 지어야겠다.
(그럴 일 없겠지만)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게 된다면, 이름을, 첫째부터, 냥이, 냥냥이, 냥냥냥이...로 붙여볼까-_- 싶은 생각이 들다.
‘아기공룡 둘리’가 고양이 주제가마냥 입에 착착 붙는다. 초반에 귀여운 느낌부터. 뒤로 갈수록 특유의 묘하게 슬픈 느낌까지...


고양이 키우고 나서부터. 뭔가... 길고양이들한테 인정받는?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나한테 고양이 냄새가 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첨 보는 길고양이도 어지간히 가까이 가도 계속 쳐다보면서 안 도망가고.. 만지려 들면 걍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저번에 집에 가서.. 이런 얘기를 엄마한테 했는데.. 안 믿길래-_- 마침 앞쪽에 지나가던 길고양이를 슥 만지니. 그제서야 만질 수도 있어?-_- 한다.)
(눈 똑바로 마주치고 다가가서... 머리에 손을 살짝 대니 얼빠진 냐? 소리 내고는 휙 가버린다.-_-)


내가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며 데리고 있긴 하지만... 그게 고양이 종족 전체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진 않는 것 같다.
길고양이한테 밥 줄 생각 따윈 없고.-_- 가끔 우리집에 기웃거리면 칼같이 쫓까낸다. 어찌되든 말든 안락사든 심금을 울리는 동정심이 나진 않는다.
고양이 웹툰이나 귀여운 영상 이런 것도 관심없고... 남의 고양이가 뭐 어떻다고-_- 싶은 느낌이다.
얘는 고양이라기보다 거의 이 시기를 같이 보낸(보내준) ‘동지’ 느낌으로... 고양이라서 중요한 게 아니라, 뭔가.. 그냥 대체불가능한 느낌이다.
가족보다 더 소중한... 느낌이고. 죽을 때까지 어떻게든 같이 가겠지만. 얘가 죽는다고 고양이를 또 키우진 않을 것 같다.


흑표범을 길들이는 꿈을 가끔 꾸는데... 나중에 돈 많이 벌면 (...) 마당있는 넓은 집에 흑표범 한 마리 키워보는 게-_- 로망 중 하나다.
지금 고양이 깨무는 힘 네다섯 배 정도까지는... 물려도 불구 안 되는 선에서 커버 가능할 것 같다;;;


9.

책에서 알아보기 힘든 흑백그림을 보고. 나중에 원본으로 찾아보려고. 이런 그림이 있더라...식으로. 콩알만하게 얼기설기 따라 그려놨는데...
그려놓고 보니 맘에 들어서. 안 버리고 보관용- (가로세로 1cm 남짓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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