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들 이것저것

Posted 2017. 3. 31. 18:57,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감정의) 반영이, 억압.. 반동형성.. 감정의 고립..등을 주기제로 쓰는 사람한테는 그 자체로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다.

(감정의 반영 자체가,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감정에 대한- 직면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들이, 상대의 내면의 어떤 지점에서 방어가 올라오는가?를 비교적 쉽게 파악하게 해준다는 느낌도 있다...)


만가지 행동에서 봤던 거랑 비슷한 단계를 밟게되는 것 같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전이-역전이, 투사적 동일시를 다루는 게 주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굳이 독서모임을 만들었을 이유도 짐작이 간다.. 일반적인 관계보다 더 direct한. 심리학적 맥락을 다룰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보통 일상관계에서 심리학적 맥락을 들이미는 건 한계가 있다.. 뭔가 지나치게 침투적인, 위화감 드는, ‘싸가지 없는’ 태도로 간주되기 쉬운 것 같다


2.

박근혜 탄핵에 대해서 내가 관심있는 건, 박근혜에 대해서 심적인 동정심?연민?을 갖고 있는 엄마가 어떤 식의 반응을-감정을- 보였을까-_- 그뿐이다.

(사실 오늘 탄핵 결정이 난다는 것도 몰랐고.-_- 뒤늦게 sns에서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_-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나중에 집에 가면 엄마랑 슬쩍 얘기해 봐야겠다. 속내까지 들어가려면 얼굴 보고 직접 물어봐야지, 전화나 문자로 찝어서 물어보긴 좀 그렇다;;)

생각해 보면, 내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꽂혀서 날선 감정들을 분출하고 다닐 때 -어릴 때- 집에서 정치얘기를 거의 안 해서 다행이고-_-

지금은 정치에 대한 내적 정리가 끝나서 다행이다.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알바 아니고, 정치에 대해 어느 편 얘기가 나오든 공감과 반영으로 받아줄 수 있다.


(지금 말로 말하면, 정치나 이데올로기 면에서의 -‘좋음’과 ‘나쁨’의-대결-갈등-적인 구도가, 내 ‘개인적 신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는다.)


3.

엄마의 (정치관, 종교관 등을 포함한) ‘개인적 신화’..를 조사하는 게, 가족역동 조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한다는 느낌이다.


관련해서 내가 최근에 중점적으로 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기독교-신앙과 교회가 엄마의 삶과 적응에, ‘개인적 신화’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다.

(엄마가 가족에 기독교를 전파하는 걸 일종의 ‘사명’으로 생각하기에, 다른 부분보다 정보를 얻어내기가 훨씬 쉽다는 느낌이다.)

(나 말고는 가족에서 기독교 관련 얘기를 얌전히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에-_-.. 질문 몇 개만으로도 몇 시간짜리 *열성적인* 인터뷰를 따낼 수 있다.)

(내면의 반발심과, 섞여드는 엄마의 전도 시도?를 흘려보내면서, 최대한 문화인류학적인 태도.. 이해를 위한 경청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둘 사이를 가로막는 어떤 심적인 경계, 벽의 이미지.. 차단의 메타포를, 문으로 바꿔 활짝 여는 이미지.. 개방, 수용의 메타포로 의식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에 받은 느낌대로, ‘저마다 자기만의 신을 찾아 믿고 있을’ 따름이다. 내가 파악해가고 있는 건 엄마의 신이다. 무슨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받은 (중간)느낌은.. 엄마의 삶의 문제와 방어기제와 신앙.. 성격.. 등이, 따로 분리될 수 없게끔. 서로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거다.

신앙이 단순한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융합되어 삶에 대한 적응의 일부분. 더 나아가 어떤 거대한 방어기제...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방어기제로서의 신앙’에 대해서만 따로 파고 들어가봐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엄마가 우리 가족 중에서는 가장 속깊은 대화가 가능한, 방어가 가장 적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깊게 들어가다 보면 꼭 막히는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이, 우리 가족의 근본적인 문제와... 동시에 엄마의 신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엄마의 신앙은 가족역동의 일부다.)


4.

내가 스치는 감정과 연상, 이미지들을 다루는 데 -예전 눈뜬 장님;; 시절에 비해...- 지금만큼 익숙해질 줄... 몇 년 전만 해도 생각도 못 했다.-_-

모호한 감정과 애매한 뉘앙스들을 concrete한 사고 차원에서 기각하면서..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의식수준에선 없는 것처럼 무시해 오던 감각의 느낌이다.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있으면서도 사실상 없는 감각이나 다름없었던... 비약하면 sixth sense를 개안한 듯한-_- 연상까지 이어진다.

돌이켜보면 예전의 내가 어지간히 강박적이고 이성지상주의적이고, 주지화, 감정의 고립... 성향이 강했던 것 같다 (지독하게 자아동조적이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머리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머리가 좋아서-_-? 오히려 이쪽으로 더 독이 됐던 것 같다는... 연상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자아동조적인 틀을 깨고 스스로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지독하게 느리지만-_- 점진적인 성과를 보고 있는 게 용하다...)


5.

개인적으로 술이나 커피를, 단순 기호식품이기 이전에 해리제, 각성제...로서 취급하고 있다. 술이나 커피는 엄연히 약물이다.

머리아플 때 약 먹는 것처럼, 머리 비우고 싶을 때+머리 깨우고 싶을 때 ‘의도적으로’ 복용한다. 물론 복용 자체는 별 거부감 없이 습관적이다+좋아한다;;

(내가 나 자신의 상태를 느끼고-파악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내리는 자가 처방전... 같은 연상이 있다.)

(정신차리고 뭘 해야 되는데 술을 먹는다든지, 밤에 커피를 먹는다든지, 술이랑 커피를 같이 먹는다든지 하는 게 모순적이란 걸 뚜렷이 할 수 있다...)

(비슷한 처방 중에 하나로 폭식..이 있다. 내 안의 어떤 강박에 대한 상징적인 반항이자, 감정적으로, 관계적으로 *심하게* 허한 느낌에 대한 처방전이다.)

(보통 알콜이랑 같이 들어가야... 머리비움과 -알딸딸함과- 포만감의 시너지로 폭식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 같다.)


(내가 -현실-약학이나 -게임 내에서-물약, alchemy 등의 이미지에 로망이 있는 게, 몸에 대한 의도적인 조작, 통제감..의 이미지와 연상이 닿는 것 같다...)


6.

투사를 단서삼아 그 기저심리, 무의식을 스스로 아는 게 중요한 거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pc하지 못한?- 투사를 없애려 드는 건 헛된 노력이다.

투사를 없애는 건 이런 과정들의 결과가 될 수 있을진 몰라도 처음부터 목적이 될 순 없다. 투사는 없앨 수 없다. 내 안의 혐오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동성애 혐오든 여성혐오든 뭐든, 감정 자체만으로는 죄도 뭣도 아니다. 모든 감정은 ‘정당하고’, 투사는 통제할 수 없다.

(다만, 혐오반응은, 내 안에 성찰이 필요한 어떤 컴플렉스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냥’ 싫다는 건 없다.)

(좋은데/싫은데 이유가 어딨냐는 말은, 깊게 생각해본 적 없음/나는 너님한테 구구절절 설명안할 권리가 있음/모르겠음/고로 설명 안하겠음..의 뜻이다.)


문화동조적인,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만연한 혐오의 뉘앙스를 끄집어올리고(의식화하고), 문화이질화시키는, ‘당연한 게 아니게’ 만들어가는 것...

말하자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 차원에서의 문화-집단무의식?-성찰은 가치있는 일이겠지만... (내 관심사는 아니지만...)

이단심판관마냥, 모든 혐오표현을 족치고 혐오없는 -pc한-사회를 만들겠다는 건, 또다른 억압이자 역혐오, -반동형성,- 투사에 대한 투사에 불과하다


7.

내가 말할 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사족 같은) “솔직히 말하면...” 이란 표현을 앞에 덧붙일 때는...

뭔가 솔직히 말하지 않고픈 본능, 자동적(반사적)인 반응, 내적인 방어를 의도적으로 거슬러 말한다는, 내 딴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8.

문득 갑자기 기억나는, 옛날에 TV에서 봤던 영화 속 이미지 중 하나...

베경은 영국.. 타임머신 개발을 마치고, 연구진들이 ‘과거와의 소통’에 대한 낭만적인 -센티멘털리즘적인- 큰 기대를 품고 과거로 갔는데...

도착한 곳이 프랑스와 백년전쟁 중인 영국... -기대했던- 우호적인 소통은커녕, 당연히 낯선 사람들이니까 -고발당해서?- 군인들에게 포로로 잡히고...

(이때까지는 다들 현실파악 안되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why so serious?스러운, 현대인으로서의?여유를 부리는 느낌...)

감옥에서, 이름이 뭐냐? 프랑수아. 분위기 험악해지고.. 첩자로 간주, 즉결처형.. 화살맞아?죽는.. 그제서야 다들 충격먹고, 분위기 반전이었던 것 같다.


9.

내가 살면서 내 감정을 다루는 데 가장 서툴던 시기에 -음악에 대한 어떤 낭만적인?이미지를 갖고- 음악을 가장 딥하게 파고 있었고...

잊고 있던 내 감정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일깨워가는 근래에는, 오히려 음악과 거의 단절된 삶을 살고있다는 데에서.. 뭔가 연상이 이어지는 것 같다.

(음악이, 무의식적으로 -감정적으로 결핍된- 나 스스로에게 내린, 감정에 대한 어떤 -임시-처방이었다는 연상과도 이어지고...)

(나 자신의 감정을 직접 보는 대신에, 외부의, 구체적인, 만질 수 있는 감정적인 자극이 필요했다는... 방어기제로서의 음악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특히 내 경우에는, ‘좋음’과 ‘나쁨’으로 분열된 내 감정을 편향-고조시키는 방향으로.. 분열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음악을 소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저번에 집에서 교회tv 틀어놓은 걸 건너 들으면서, 딴거 차치하고 음악부터가;; 죄다 뭔가 되게 분열적..일방향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굉장히 일관적으로, 하루종일, -편향된- 한쪽 감성만을 고조시키는 느낌이다... 엄마의 표현으로는 ‘감동’의 영역에 해당한다.)


10.

트위터는 안쓰지만, 어쩌다 가끔 들어가는 팔로잉 전용 트윗 계정을 갖고 있는데...

여느때처럼 노트북에 고양이가 올라와서 자판을 짓밟는 사이.. 뭔가 버버벅 로딩과 함께 화면상의 트윗에 죄다 좋아요가 찍히는 걸 보고 깝놀하다.-_-

혹시나 해서 보니.. 옛날부터 내가 눌렀을리 없는-_- 좋아요들이 꽤 여러개 찍혀있는게 보인다. 죄다 고양이가 한 짓으로 의심하고 있다;;

저희 집 고양이가 그랬습니다 판사님...이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닌가보다.-_-


데스크톱 쓸때는 몰랐는데, 나는 키보드에 잡다한 기능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_- 고양이가 한번 짓밟으면 온갖 첨보는 창들이 우다다닥 뜨니 원...

평소에는 무릎에 있다가도 좀만 움직이면 가버리면서.. 노트북에서는 죽어도 안 내려오려고 버텨서 로데오-_-를 할 수 있을 정도고...

저번에는 그 쪼끄만 전원버튼을 어케 정확히 밟고 서서 파워를 꺼버린 적도 있고...-_- 암만 봐도 노트북과 고양이는 궁합이 안 맞는 것 같다;;


이불덮고 누우면, 곧바로 쑤석거리고 옆으로 파고들어와 같이 누워 골골댄다. 이젠 거의 의례처럼 된 것 같다. 뜨뜻하고 보들보들하니 확실히 잠이 잘 온다

한때는 새벽마다 못 자고 깨어있던 내가.. 언젠가부터 불면증 같은 거 없이 잠을 엄청 잘 자고 있는데, 어느 정도는 고양이 덕분인 것 같다

(체온이랑 그릉그릉하는 진동을 몸으로 느끼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


11.
개인적으로, 동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대형마트 세일 행사하는 고기보다 질 좋은(맛있는) 고기를 받아본 적이 없다.-_-
보통 좋은 고기는 자주 오는 단골들 위주로 장사한다는 카더라를 들은 적 있어서... 내가 평소에 거의 안 가긴 하니까;; 걍 그러려니 하고 있다.
고기는 평소에는 잘 안 먹다가, 주로 대형마트(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서 세일할 때 기다려서 (날잡아서) 주문배송으로 사먹는다.
고기 먹을 땐 주로 목살로 스테이크..느낌으로 구워서 먹고, (삼겹살은 잘 안먹는다) 전지 제육볶음이 그 다음이고...
가끔 뒷다릿살 세일하면 100그램당 500원대까지 하는데.. (어지간한 햄보다 싸다) 이럴 때 넉넉히 사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국거리나 여기저기 섞어쓴다.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막 강하질 않다 보니.. 욕구 위주로 고르는 것보다, 거의 세일하는 것들 위주로만 식생활이 맞춰지는 것 같다. (별 불만이 없다)
최근에는 집에서 보내온 감당 안되는 양의 시래기;;를 처리하느라 요리적 창의력을 막 발휘하고 있다...-_-
그냥 볶으면 질겨서 먹기 불편한 느낌이고... 푹 끓이든지 여차저차 오래 익혀야 좀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찌개에 넣는 게 제일 나은 것 같다.


“무나 배추는 대중적인 야채였고 그 부산물인 시래기도 어느 집에나 있을 정도로 흔했다. 그래서 내다 판다고 해도 누구 하나 사갈 사람이 없었다.”

내가 시래기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도 대충 이런 것 같다.-_- (자취하고 이것저것 해먹으면서 조금 완화되긴 했지만, 큰 틀에서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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