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Posted 2016. 6. 2. 07:32,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애완동물 관련해서 얘기할 때. 막 훈련 잘 된 개의 이미지. 사람 말 잘 듣고 시키는 대로 척척 하는 그런 이미지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나는 우리 집 고양이가 진짜 꼬맹이마냥. 더 예측불허의 말썽을 피웠으면. 더 날뛰고 더 천방지축이 되었으면 좋겠다

좀더 저지레를 해도 좋으니. 더 에너지 넘치게 뛰어다니고. 더 호기심있게 여기저기 쑤석거렸으면 좋겠다

얌전한. 말 잘 듣고 고분고분한. 사람이 명령하는 대로 척척 따르는. 초자아의 지배에 억눌린. 야성성을 잃어버린 얘를 상상하기 싫다


(근데 어쩌다 이웃집에 시끄러운 건 신경쓰이긴 한다...-_-) (특히 새벽에 집 앞에서 도둑고양이랑 싸움 붙을 때.. 음...ㅠㅠ)


국립공원 야생 곰이나 동물원 호랑이 등 맹수와 인간의 지속되는 관계에서 -야성. 공격성이 ‘깔끔히’ 배제된-온전한 우정을 믿는 건...

뭔가 친구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평생. 사소하게도 싸우지 않을 거라고 -나이브하게-믿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다

하다못해 나를 엄마...처럼 졸졸 따른다고 생각하는 우리집 고양이한테도... 종종 심통났을 때 꽉- 깨물리고 이리저리 할퀼 일이 자주 있는데..

교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어쩌다 심술난 호랑이 이빨에 손목이나 정강이. 재수없으면 뒷목이 으스러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내가 키우는 동물한테는 적어도 -계급장 떼고-싸워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가 어렴풋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인간적. 문명적인 질서 말고 야성적인. 동물 대 동물의 질서에서도 동등 혹은 우위를 잡을 수 있어야 ‘애완동물’로서 키울 수 있다는 느낌이다

--평화롭지만 무기력한-문명의 잣대로 야성성을 꺾어버릴 게 아니라.. 내가 야생의 잣대로 내려가서 놀 줄 알아야 된다는 느낌이다-


2.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고. 남자로서도 (꼬맹이 때 빼곤)육체적 약자나 이유없는 악의의 대상이 되는 입장에 서본 적이 별로 없어서...

사실 생각만 해볼 뿐 여자들의 피해자적인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피부에 와닿진 않는다. (노골적으로-_- 표현하면.. 당장 내 일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게 여자들의 강한 트라우마 테마라는 건 인지하고 있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아무 말 안 하는 게 낫다는 걸 안다)


커뮤니티나 웹상에서. 남자들이 이런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서 보이는 날선 반응...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본인들은 열라 진지하다)

이런 피해자적인 이미지에 꽂히는 여자들의 -남자들에 대한 공격성의-비합리성 뭐시기 운운을 따지는 건 정말로,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공감과 반영..의 태도에서는. 여자들이 평소에 쌓인 게 많았나 보다.. 하는 게 자연스레 나올 반응이다 (그 쌓인 감정에 대해 얘기하는 게 건설적이다)

(굳이 내가 남자 입장에 이입해서 나를 방어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잠재적 가해자’ 운운이 내 얘기 하는 것 같지가 않다...)


...내가 괴한한테 습격당하는 걸 시뮬레이션해봐도.. (무슨 총-_-..쯤 되지 않는 한) 호신도구가 막 엄청 큰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은 안 든다

(평소에 가지고 다니면서 불안감을 가라앉힐 부적..정도는 될 수 있겠다.-_-) (이렇게 써놓고 보니. 갖고 다니는 게 낫겠구나...)


메타메세지와. 공감과 반영...을 계속 파면서. 종종 비꼬듯 ‘여자어’..라 불리는 (이중)메세지들이. 오히려 엄청 뚜렷한 메타메세지로 다가온다는 느낌이다

(그런 어투를 쓰는 사람들이 이걸 왜 못 알아듣지? 하면서 답답해하는 게 조금은 이해가 갈 정도로.-_-)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세지와 메타메세지의 일치...는 -상대와 본인 스스로에 대한- 어떤 진솔성과 성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중메세지를 던지고. 그 메타메세지를 끄집어내도 요리조리 빠져나가려 드는 사람을 보면... 아 이 사람은 진솔하지 않구나. 대화가 힘들겠구나 싶다)


(공감이. 뭔가 자라면서 자연스레 익혀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따로 배우고 연습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그러고 있다..)


Respo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