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늪지대

Posted 2011. 2. 24. 04:27,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한참 예전에 꾸었던 꿈들도 기록 차원에서 가능한 한 남겨두기로 한다 (기록이 남아 있는 꿈들 vs 단편적인 기억들)
작년 여름 또는 가을 즈음에 꾸었던 꿈이다

장소는 정글, 물, 안개, 습지대, 마치 음습한 아마존 열대 우림과도 흡사한 느낌이다
물 속으로 뿌리를 뻗은 거대한 나무들과 비쩍 마른 앙상한 나뭇가지들
어두운 숲 속과 아득히 깊고 탁한 물 위로 뻗은 물안개
바닥이 없이 한없이 밑으로 빠져들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
물 위로 드러난 앙상한 줄기에 몸을 의지한 채 탁한 물 속을 살펴본다

흐릿한 물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튼튼해 보이는 거대한 화석 같은 빨간 물고기들
문득 이 광활한 습지대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식량을 얻는 게 급선무라는-_ 묘하게 현실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주위의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만든 작살로 물고기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물고기 옆구리를 작살로 쑤시자 슬슬 떨어져 나오는 흐물흐물한 어묵 같은 살점을 입에 넣고 씹다
거대한 화석 같이 생긴 빨간 물고기를 꼬리째 잡고 통째로 물 밖으로 건져내다

문득 아득한 느낌, 이 광활한 늪지대에 어느 곳도 든든히 발붙일 곳 없고 갈 곳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끝도 없이 펼쳐진 삭막한 늪지대, 이끼, 물, 수면 위로 뻗은 습한 물안개
위로는 시커먼 먹구름과 앙상한 나뭇가지에 가려진 어두운 하늘
아래로는 아득히 깊고 탁한 물과, 움직임 없이 고요하게 잠겨 있는 화석 같은 빨간 물고기들

문득 더 먼 곳까지 보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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