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단상들 및 끄적끄적들

Posted 2015. 12. 12. 07:41,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에이핑크 남주 출연 웹드라마 수사관 앨리스 보다... 팬심으로 다 보다. 귀엽네 ㅋㅋ
살짝 어린이드라마 같기도 하고. 이건 연기요 하고 정직한 연기들.. ㅋㅋ 근데 호흡이 빠르고 귀욤귀욤해서 오글거릴 틈이 없다.
귀욤귀욤 하면서 보다 보니 8회가 짧게 느껴진다. 뭐 좀 시작하려 하니까 바로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러브라인이나 좀더 감정이 깊이있게 들어가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봤지만... 짧은 분량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한 듯하다.ㅋㅋ
마지막 회 아포...=_= 하고 엄살떠는 거 진심 귀엽다.ㅋㅋ 아포 아포...=_=


네이버 tv캐스트 채널 수사관 앨리스. http://tvcast.naver.com/alice


2.

예전 노트들을 정리하다가, 구석구석 여기저기 끄적거려놓은 짜투리 그림들을 발견하다.

지루할 때 가끔 삘받아서 그분...이 오시면, 스케치에 꽂혀서 이것저것 끄적끼적거리던 취미가 있었는데... 대부분 그림 상태가 메롱이다.ㅋㅋ

거의 다 두서없는 휘리릭 휘갈김 수준이라... 몇 안 되는 그나마 맥락있는 (느리게 그린-_-) 것들만 추려본다.


3.
샤워하면서. 혼자 흥얼흥얼 하면서. 즉석 자작 개 뻘랩을 흥얼거리다 보니...래퍼들이 왜 랩에 욕을 그렇게 써대는지 알거 같은 느낌이다.-_-;
끝 라임만 대충 생각하면서 중간에 뭐라도 지껄여야 되니까 욕이 나온다... 반절은 욕으로 리듬 박자를 맞춘다.-_-


설거지를 하다 보면 머릿속이 비워지는 듯한. 마치 명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왜 무협 수련...들이 허드렛일부터 시작되는지 알 것 같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일단 제쳐놓고 설거지부터 하게 되는 것 같다. 별로 안 쌓여 있어도 굳이 찾아서 하게 된다.


4.

예능 주먹쥐고 소림사...를 보면서, 권법과 기와 호흡...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호흡이 열라 중요하다는 생각. 기를 모으니 뭐니, 권법에서 헛헛-소리들이 다 호흡이라는. 그런 호흡들이 얼마나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안 그래도 요즘에 내 호흡이 만성적으로 얕지 않은가... 하고 생각날 때마다 복식호흡 연습...에 정진하는 중이다.
“모든 호흡 하나하나가 다 복부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예상하지 마라. ...상체 호흡에 대한 횡격막 호흡(복식호흡)의 평균적인 수는 4대 1 정도이다.”


여자들 체력(...이라기보다 근력)이 생각보다 너무 약해 보여서 의외였다.
운동에 담 쌓은 보통 남자들이라 치면, 사실 남자팀 최약체 이미지의 이정신...체력 정도가 평균 위턱을 상회할 텐데 (육중완은 논외로...-_-)
나는 구하라...정도를 (자기 운동 챙길 줄 아는) 여자들 평균 체력+근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 잘하나 싶은.
닥치면 다들 그 정도는 꾸역꾸역 할 줄 알았는데, 완전 빌빌대는 중간에서 구하라가 독보적인 에이스 취급받는 걸 보고 살짝 응?싶음.
남자 쪽에는 김병만이란 준 완전체;;가 있는데. 여자 쪽에도 상응하는 초인체 하나쯤은 있어야 (유도선수라든지) 균형이 나오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걍 여자연예인들의 -슬픈- 한계.. 다들 다이어트ㅠ때문에 빼빼 마르고 여리여리해서 애초에 그런 근력이 나올 수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ㅠ)


...별개로 여자 연예인들 다 엄청 귀엽게..ㅋㅋ 나온다. 예쁘고 애기애기한 걸로 치면 구하라가 독보적이지만 (...) 하는 짓들이 다들 귀엽다.


...이건 그냥 뜬금없이 생각나서. 중학교 동창(남자) 중에서 달리기도 엄청 잘하고 축구에서도 날라다니던 -한동안 짝이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팔씨름에서는 종이인형처럼.ㅋㅋ 내가 그냥 훠이훠이 할 정도로 휘적거리던. 그런 체력과 근력의 간극..에 대한 기억이 있다.
늘상 하던 말이. 자기는 체력은 강한데 근력이 약하다고... 오래달리기도 상위권에 축구에서 열라 잘 뛰어다니는 거 보면 확실히 부정할 수가 없다.


5.

최근에는, 좋고 나쁨에 대한 내 인식의 근간을 뒤집어엎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도덕적인 고리타분한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관계식으로 말하면 수용받음직함과 버림받음직함...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대상관계치료 책을 읽으면서 스치듯 지나갔던 구절들 중에서, 뭔가 뇌리에 남고 지금도 계속 곱씹게 되는 구절이 있다.
“...환자는 자신의 분열된 ‘나쁜’ 부분이 버림을 당하는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이 문장을 그대로 한 바퀴 뒤집으면... “...자신의 분열된 ‘좋은’ 부분이 사랑받고 수용받는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내가 버림받는 게 나의 ‘나쁜’ 면모 때문이 아님을. 내가 사랑받는 게 나의 ‘바람직한’ 면모 때문이 아님을.
그러니까. 인정받음과 밀침받음. 타인을 향한 자기가치...에 대한 나의 인식이. 사고 패턴이. 근본부터 삐끗하다는. 잘못된 기반에 쌓여 있다는.
수용과 거절을 향한 나의 의도의. 노력의. 발버둥의. 전제조건 자체가. 이미 내 어설픈 인지와 논리의 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음을.
좋고 나쁨에 대한 내 현재 인식의 근간 자체를 부정하는 것...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에 대한. 나 자신의 의도적인 판단을 기각하겠다는 거다.


(인지치료 쪽을 보면서 느꼈던, 나 자신의 인식-핵심신념-을 스스로 벗어나는 것의 한계...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정신의 철옹성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은. 자신의 지적인 구조의 무력함. 오류...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해체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잘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고. 못나지 않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두려운 걸 피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그런 노력들이. 다 그것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림받음직함과 수용받음직함에 대한 내 인식이. 다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좋고 나쁨. 수용받을만함과 버림받을만한의 기준이. 내적인 ‘분열’에 대한. 누적된 지성과 인식과 논리가. 전부 헛발질에 불과하다는. 그런..
내가 나 자신의 인식을 기각하는 것. 허술한 인식과 ‘의도’ 대신에. 내 마음의 소리. 소망. 욕구. 내가 원하는 것이 나의 행동을 이끌도록 놓아두는 것.


...이런 생각을 깔고... 너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존재야 식의 (뻔하게 들리던) 말들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생각하던 좋고 나쁨이 내가 타인에게 소중한 이유의 아무런 근거도 되지 못한다면.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타인에게 소중하다면. 뭐가 더 남겠는가?


6.

“...꿈 작업은 고백 작업이지, 이건 무슨 뜻이다 식으로 뜻을 붙이는 작업이 아니다...” ㅇㅇ.
“...꿈 작업을 혼자서 하면, 이미 알고 있는 이슈만 계속 보인다...” ...ㅠㅠ.


꿈 기록에 요령이 붙으면서. 점점 관리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꿈 기록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평균적으로 한 달에 20일~많게는 25일 이상까지 꿈을 기록하고 있다. -별개 내용으로 분리된 토막-꿈을 하루에 많게는 7개까지 기록해본 것 같다.
손글씨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쉽게 다시 보고 곱씹을 수 있도록 몽땅 텍스트화해서 블로그 비밀글로 옮기는 중이다.


7.

이건 그냥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중간기록이다.
방어기제를 내려놓고, 인식의 근간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종교적인 귀의 과정과 *뭐라 말할 수 없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 가끔 든다.
세상의 도덕, 선과 악이 중요하지 않고, 믿는 것 그 자체만이 중요하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엄마가 가족 중에 혼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시다 보니, 종종 (주로 단둘이 있을 때) 교회와 하나님에 대한 얘기, 전도 아닌 전도...를 하실 때가 있다.
예전에는 정말 듣기 싫었는데... 요즘에는 -거부감은 여전히 들지만- 말을 끊지는 않는다. 적어도 엄마가 진지하다는 걸 아니까.
내가 자꾸 좋고 나쁨을 판단을 하려 드니까 그냥 가만히 듣고 있는 것조차 힘든 거..라는 예전의 깨달음도 있기에.
듣는다고 해서 내가 꼭 설득될 필요가 없음을. 엄마의 말할 권리조차 빼앗을 수 없음을. 일종의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모든 이야기를 들어준다.


내가 믿으려 한다고 믿어지는 게 아니라, 성령의 깨우침?이 있어야 믿어지는 거 아니냐고. 나를 이 자리에서 당장 설득하려 들지는 말라고.


엄마의 권유로 간증영상을 꽤 여럿 보면서... 신이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초자아 원형...을 나타낸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하나님은 나의 모든 죄를, 우리의 중심을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느낌.
그러니까, 신을 믿는다는 것은 공감적이고 지지적이고 수용적인 초자아...를 타자적 형태로 내면화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 거다.
자기비판적이고 가혹한 -신경증적인- 초자아를 몰아낸 자리에. 자비롭고 자기수용적이고 지지적인 초자아를 내면화하는 것. 말하자면 치유다.


종교에 대해서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머리로는 알아도 존나 기를 쓰고 발버둥쳐도 달성하기 힘든 어떤 경지를. 야매..로나마 우회해서 도달하는 어떤 지름길이 아닌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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