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Posted 2015. 11. 16. 07:29,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이제 겨울이 코앞인데.. 황당한 수준으로 바글바글 몰려오는 지독한 모기 떼에 시달리고 있다..ㅠ

평소에는, 보이는 대로 계속 잡다 보면 슬슬 덜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착각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_-

몇 시간째, 오는 대로 계속 잡고 또 잡는데.. 줄어들기는 커녕, 나중에는 이녀석들이 공포스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_-;

한 마리를 잡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_- 황당할 수준으로 칼같은 등장.. 무슨 온라인 게임 리스폰인 줄 알았다ㅠ

결국 서른 마리쯤 잡으면서부터 세는 걸 포기했다.. (모기장 안으로 피신.. 그냥 처음부터 피하는 게 답이었다는 결론이다.ㅠ)

(잘 잡히니까 그걸 계속 잡고 있게 되더라.. 나중에는 날아가는 모기를 움켜쥐고, 손가락으로 튕겨서 잡는 등 모기잡이의 고수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모기가 떼거지로 나타나는 수준이 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_- 조금 무서웠다.

...이게 꿈이었다면, (융적으로 볼 때) 모기들은 내가 억누르고자 애쓰는 (그러나 억누를 수 없는) 내 안에서 배척되고 경시되는 욕망들...을 상징할 텐데...


2.

정치 관련해서 이것저것 보고 울분을 토하던 게, 외적인 진짜 정치에 관심있던 게 아니라 나의 내적인 투쟁의 대리물이었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대부분의 정치 관련 이슈는 그냥 남의 일..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다. 관심이 안 간다. 굳이 찾아보게 되질 않는다.

물론 판단기준 자체는 살아 있고. 어떤 일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가치관을 피력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내 알바 아님..이란 느낌이다.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떠나서. 그냥 내 일이 아닌 거다. (뭐 간접에 간접을 거쳐 간접적으로는 내 일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간접인 느낌이다..-_-)

어떤 책에서는 비슷한 평정 상태를 두고 심리적으로 *꽂히지* 않는다는 표현을 쓴다.. 직관적으로 확 와닿는 표현이다.


...but, 간혹 어떤 이슈에 *꽂혀서* 정치적인 무언가를 마구 주위에 들이대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켠에 과거의 내가 스멀스멀 떠오르는 게 느껴진다.

그 사람의 맹목보다도, 과거의 나를 (그 때의 나의 감정적으로 *꽂힌* 날선 모습을. 심적인 혼란들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언젠가부터 나는 (어느 시점 이전의) 과거의 나를 떠오르게 만드는 대부분의 것들을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언젠가 다루어야 할 문제다)


...주위 사람이 정치적인 무언가를 내게 토로하려 할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오구구구* 공감해 주는 것뿐이다.

내용의 디테일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오로지 그 내용 밑에 깔린 감정의 응어리.. 그것만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디테일은 한 귀로 흘려버리고, 감정 그 자체를 대신 드러내 주고 공감해 주는 것.. 그것 말고는 딱히 필요없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에 -상대방의 기제에 대한- ‘도전’과 직면은 나의 몫이 아니다. 선을 확실하게 그어놓으니 많은 것들이 명확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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