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귀가

Posted 2011. 2. 1. 02:10,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인적이 드문 적막한 시내를 가로질러 집으로 가고 있다 늘 그렇듯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시장 사이로 뻗은 복잡한 골목길과 문 닫은 상가 건물들과 낡은 천막이 덮힌 좌판들
군데군데 보이는 익숙한 간판의 식당 주유소 빨간 보도블럭 길 등
전에 와본 듯 익숙하면서도 마치 무척 오랫만에 온 것처럼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꿈에서 자주 반복되는 테마이다 언제나 같은 장소이지만 언제나 낯설게 느껴지고 꿈의 내용도 언제나 다르다)

가파른 언덕을 넘어 집 근처 꽃집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린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든다 빨간 불에 멈춰 있는 버스와 저 멀리서 마주보고 달려오는 트럭
대형 참사를 직감하고 황급히 뒤로 물러서지만 어김없이 트럭은 버스를 들이받는다
타오르는 버스와 쓰러지는 전봇대 춤추는 전선 어떻게 해볼 틈도 없이 머리 위로 흩뿌려지는 스파크

온몸이 찌릿찌릿하며 감각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다 한겨울인데 손등에 커다란 모기 물린 자국이 나 있다

p.s. 비슷한 꿈을 수도 없이 꾸었지만 실제로 집에 도착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꿈이 가장 집에 가까이 간 경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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