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광년이

Posted 2015. 10. 6. 17:41,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2011.8.15. (月)

 

어두운 -골목형-시장. 비좁은-분주한- 골목이 이리저리 복잡하게 뻗어 있다. 골목마다 온갖 고물-잡동사니가 산만하게 쌓여 있다.

허름한 -옛날식. 7,80년대식- 옷가게의 느낌. -삐걱댈 것 같은- 고철 미닫이문의 느낌이다. 나는 그곳의 직원이다.

어두운 시장 골목을. 가게 앞을. 미친년-광년이가 눈을 희번떡대며 서성이고 있다.

낡아빠진 허름한-흰- 한복 차림에. 머리에 커다란 꽃을 달고. 넋이 나간-헤벌레한- 표정에. 사마귀 모양의 -서슬퍼런-거대한 낫을 꼬나쥐고 있다.

엄청난 위압감을 느낀다. 압도되는 느낌이다. 초점 없는 광기가-에너지가- 느껴진다.

당장 적대적이지도 않고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언제 -한순간에- 헤까닥해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아직 아무런 짓도 저지르지 않았기에. 대놓고-노골적으로- 피할 수는 없다는 느낌이다.)

 

...서성이던 광년이가. 갑자기-예고없이- 발작을 시작한다. 입에 거품을 물고. 눈빛이 바뀐다. 두서없이 맴돌던 광기에 초점이 잡힌다는 느낌이다.

미친 듯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거대한 낫을 -살벌한 기세로- 휘둘러대며. 골목에 얼기설기 쌓여 있던 잡동사니 더미를 와장창 뒤엎는다. 박살낸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뒤. 내가 나서서 골목의 난장판을 정리한다-수습한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광년이는 다시 얌전해져서. -아까의 맹렬한 기세가 다 빠져나간 듯이- 골목 어귀에서 넋나간 채로 서성인다.

골목의 난장판을 정리하면서도. 저 -예측 불가능한-광년이가 언제 또 헤까닥해서 나에게 달려들지 모른다고 막연히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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