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적는 근황

Posted 2011. 1. 3. 11:34,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1.
한동안 매일 밤을 새다시피 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밤을 새야 할 정도로 과제가 많이 나왔고
과제가 없는 날에는 게임-_ 을 하느라 밤을 새곤 했다
그 날도 과제하느라 밤을 새고 나서 학교 가기까지 두 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며칠간 누적된 피로 탓인지 그야말로 한순간 정신을 잃어버렸다 (잠들기까지의 과정이 기억이 안 난다)
온갖 기괴한 환상이 뒤죽박죽된 꿈을 비몽사몽간에 꾸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수업이 끝난 시간이었다 오랫만에 푹 자서 몸은 무진장 개운했다
문제는 그 과목이 이미 출결 때문에 F받을락말락 아슬아슬한 과목이었다는 거다
그냥 수업 갔으면 점수만 조금 깎였을 텐데 나름 열심히 한답시고 밤새우다가 자체드랍한 꼴이다 왠지 아이러니하다

2.
료리의 료 자도 모르던 내가 자취하고 나서부터는 이것저것 곧잘 만들어 먹긴 하지만
아무리 요리하는 게 익숙해져도 여전히 요리는 내게 무척 귀찮은 작업이다
(15분 요리해서 진수성찬을 먹느니 종종 참치캔에 김치로 대충 때우고 마는 것을 선택하고는 한다)
하지만 가끔 뽐뿌가 올 때면 각종 식재료들을 잔뜩 사다가 나 혼자 지지고 볶고 진수성찬을 차려 먹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맛있는 게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냉장고에 쌓인 각종 식재료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요리한다는 느낌이다
(뭐랄까 너무 오래 놔두면 사다놓은 식재료가 상할까봐 어쩔 수 없이 요리해서 먹어치운다는 느낌이다-_ )

3.
라디오 광고에서 얼핏 들었던 인터넷 이마트 쇼핑몰을 이용해 보았다 결론은 대박이다
가끔 뭐 많이 살 일 있을 때마다 20분씩 걸어서 학교 앞 이마트에 들르곤 했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직접 들고 와야 되는지라 무거운 음료수 같은 것들은 싸더라도 함부로 살 수가 없었는데
인터넷 이마트 쇼핑몰은 3만원만 넘기면 아무리 잡스럽게 고르더라도 알아서 갖다주니 그만큼 편할 수가 없다
(생수 음료수 라면 등 직접 들고 오기 어려운 것들도 손쉽게 구입가능해서 (예전엔 집근처에서 사던 것들) 지역상권을 어느 정도 침해할 거라 예상 중)
하지만 직접 매장에 들르는 것에 비해 소소한 단점들도 보이는데
일단 주류는 청소년 보호차원에서 배송이 안 된다는 게 아쉽다 맥주를 짝으로 사다 마시고 싶었는데 쩝 (집 근처에서 계속 사마셔야 할듯)
매장에 비해 증정 등의 각종 프로모션이 드물다는 것도 아쉽다 매장에 가면 널린 게 1+1 상품인데도 인터넷에는 매우 드물다

4.
갑작스레 밀어닥친 영하 12도의 추위에 현관문이 얼어붙었다 지난 겨울에는 보지 못했던 진풍경이었다-_
별로 신경 안 쓰고 있다가 순식간에 수돗물이 얼어붙어서 고생 좀 했다
이틀을 수돗물 없이 생활했는데 작년의 비슷한 경험 덕분에 그리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한층 레벨업된 스킬로 생수로 밥 짓고 라면 끓이고 심지어 생수로 머리 감고 외출-_ 하는 고급 기술까지 터득했다
사람이 생활하면서 씻는 데 말고는 물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새삼스레 깨달았다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5.
괜히 24학점 듣겠다고 깝치다가 무엇 하나 제대로 잡지 못했던 학기였다
수업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학기이기도 했다 (우리 과 모 교수님 수업은 앞으로도 가급적 안 들을 생각이다)
복학 첫 학기였던 지난 학기에는 쟁쟁한 인물들을 제끼고 무려 전액 장학금을 타는 기염을 토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1학년 때의 악몽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역시나 군 제대 버프는 한 학기를 채 넘기지 못하는가 보다
성적은 뿌린 대로 거두기 마련이라는 일종의 신념이 있는데 (시험 보는 시점에서 어떤 성적을 받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사실 이번 학기는 학사경고가 나오더라도 할 말이 없었다 (지금 받은 점수도 사실 과분하다고 느낀다)
이번 학기를 들으면서 학교 공부는 머리가 좋고 나쁘고는 (거의) 상관없으며 중요한 건 자기절제력 하나뿐이라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Respo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