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헌책 살 때, 배송비 맞추느라 사전정보 없이 산 책이다.
책소개 대충 봤을 때... 대표적인 종교들의 세계관- 사고방식에 깔린 정서적 톤을 이해하는 데 도음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던 거 같다.


“...인간의 믿음과 감정 그리고 이에 수반하는 실천... 세상을 움직이는 믿음과 감정의 힘을 지닌 모든 것은 내 관심의 대상이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주로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모든 문화는 언제나 일정한 세계관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그 세계관을 믿느냐 안 믿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믿고 있다면,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그 무언가는 바로 실재의 중요한 측면을 담고 있는 법이다.”


근데... 뭔가... 서론에서부터 중간중간 은근 거창하게-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놓고...
좀 있으면 본론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면서 쭉쭉 읽어나가는데 어느새 맺음말- 걍 싱겁게 끝나버린-_- 느낌이다.
끝에 “지금까지 종교학이라는 학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 사항들을 살펴보았다.” 하는데...-_- 내가 뭘 기대하고 있던 거지 싶다;;
(애초에 내가 이 책에 엉뚱한 걸 기대하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책 두께를 봐라.-_-)
(난 좀더 세세하게- 대표적인 종교- 기독교나 불교 등등- 각각에 대해서 좀더 깊게 얘기하는 그런 걸 기대했던 것 같다...-_-)
말 그대로 입문서- 각각의 종교에 대한 세세한 내용보다는, 종교학에 대한 소개와 오픈마인드적인- 개략적인 패러다임 소개- 정도의 느낌이다.
(그렇게 해서 발견한 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인지- 그건 여기서 메인으로 다루는 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면 패러다임 쉬프트 측면에선 괜찮을지도... (내가 기대한 건 아니다...-_-)


책 전체에서 뭔가 말 고르는 게 되게 조심스런ㅋㅋ 느낌이 있다. 각각의 종교에 대해서 (굳이. 애써. 엄청) 가치중립적이려 노력하는-
(이슬람 등- 종교에 대해선 엄청 조심스러우면서도, 은근 공산주의는 돌려까는 게 또 느껴지고.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안에서도 언급하듯) 결국에는 개인 차원으로 오면 가치판단의 문제는 피할 수 없다-
각자가 스스로- 그 종교가 (세계관이) -현재의. 스스로가 놓인 맥락에서- 자신에게 창조적으로 작용하는지 파괴적으로 작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 맥락이 항상 일관적일 수는 없다는 느낌이다. 결국 이 맥락 역시 개인의 삶에서 달라지기 마련이라는...)


“모든 윤리 체계는 그 이면에 세계관의 문제를 담고 있기 떄문이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들이 아버지와 맞서고 딸이 어머니와 맞서게 하기 위한 것이다” 라고 했던 예수의 말을, 인간은 유아기 상태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해석했다.’


진보와 진화와 누적을 믿는 사람들과, 공과 무위를 믿는 사람들이 성취하고 누적하고 쌓아올리려 드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단 느낌이다...


“아무리 전통적인 종교와 결별한 사람이라도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일정한 견해를 갖기 마련이다.”
-지금의-내가 내 세계관을 굳이 말로 정교화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걸 깨닫다...
세계관이란 게, 머리굴리는 지식체계이기 이전에, 구체화되고 언어화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는 정서- 느낌적인 느낌의 문제라는 생각이 있다.


숭고한 ‘전적 타자’의 이미지는 (아니마처럼) 무의식적 자기인식의 투사에 가깝지 않은가-
(큰 의미가 있나 싶지만. 뭉뚱그려 누미노제라고 해왔지만) 굳이 여기대로 따지자면 내가 관심갖는 건 경험적 차원- 신비경험 쪽에 가까운 것 같다-


Respo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