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카를 융 외 - 인간과 상징
Posted 2017. 8. 24. 17:42, Filed under: structured thinking/reviews영제는 man and his symbols.
꿈작업에서 시작해서.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것에 상징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고. 상징 그 자체에 대해서 더 깊게 파보고픈 생각에...
여기저기서 자주 언급되는 걸 주워들은 것도 있고. 제목에서 오는 직관적인 느낌도 있고 해서 고른 책이다.
읽고 나서. 사실 내가 처음에 구하던 그런 답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그런 답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는. 더 제대로 된 답을 얻은 느낌이다.
(판본이 여러가지가 있고 가격 차이가 몇만원 단위로 좀 세게 나길래;; 서점 가서 직접 둘러보고... 음.. 그냥 제일 싼 걸로 주문하다.)
(비싼 건 컬러에. 깔끔하고. 종이도 고급지고 빳빳하고. 그림도 색감 선명하게 잘 나와있고. 예쁜... 요즘 책 느낌이다.)
(싼 거는 살짝 옛날 책 느낌에... 그림들이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닌데. 흑백의 한계에다가. 그림 자체가 많이 뭉개져보이는 느낌이다.)
(첨부터 끝까지 이미지가 엄청 많이 나오긴 하지만... 이해를 도우려 여기저기서 가져온 보조자료 느낌이고. 글 내용 자체는 거기서 거기니까...)
사실 전문서적스런. 고리타분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철저히 쉽게쉽게+개론서로 기획되고 쓰여진 책이라는 거.
책이 잘쓰여진 건지 내가 변한 건지. 아무튼 지금까지 읽은 융 관련 책들 중에서는 가장 이해가 잘 되는 느낌이다...
하나같이. 어떤 모호한. 이미지 이전의. 느낌적인 느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거다. 여기서의 말들은 이론적인 설명이기보다 실제적인 묘사에 가깝다.
(내 예전 상태처럼) 이런 *느낌적인 느낌*에 둔감한 상태라면... 이 책을 읽는 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가 감정의 고립..으로.. 내 (회피하고픈) 감정들을. 느끼는 것도 안느끼는 것도 아닌;; 상태에 쭉 있어본 경험이 있기에...
의식 수준에선 흐릿하기 짝이 없는 어떤 무의식의 감각..들을 다루는 것에 대해. 별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그러려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읽으면서. 내가 융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보다 뭔가 여기저기서 얼기설기 주워들어 엮은.. 넝마스런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특히 이번에 읽으면서.. 그전까지 융 이론에 대해 막연히 갖고있던 신비주의적인 색채를.. 일부.. 상당부분 벗겨낸 것 같다.
예전에는 신비주의적인 걸로 생각-오해-하고 있던 원형. 집단무의식이.. 오히려 근본적으로 생물학적인.. 무언가에 가깝다는 인상이 든다.
뭔가. 마음속의. 그 자체에 대해서. 직접 체감하지 못하고... 머리로만 이해하려 들 때. 대부분의 오해가 생겨난단 느낌이다.
예를 들어... 여기서 아니마에 대해 구구절절 써놓은 것들을. 아니마에 대한 개념적 정의...로 보려 들면. 혼란스럽고 동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아니마의 개념이. 내 마음속의 뭘 가지고 그리 얘기한 건지를 ‘느끼고’ 나면..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어지는 느낌이다.)
+집단무의식이. 무슨. 인류가 프로토스 칼라마냥-_-... 공통된 무의식층을 공유하면서 전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식의 연상은...
기본 느낌을 아는 상태에서 그런 쪽으로 연상을 뻗어갈 수는 있겠지만. 처음부터 그런 개념만 접하면 영 동떨어진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신화와 미술에 대해서도. 기저에 깔린 특유의 그 감각..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구구절절 내용이 무의미해진다. 설명이 아니라 묘사로 이해해야 한다.
“융 심리학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단순한 지적 이해에 그치지 않고 감정적인 체험까지 해야 한다.”
“(이 꿈들에 대해) 여기에 실리는 해설은 가능한 의미에 대한 암시를 주고자 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아니무스에 대해서 짐작만 할 뿐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 폰 프란츠 박사(여자)는 아니마에 대해 잘 알고서 이렇게 길게 말하는 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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